머레이 해리스
머레이 해리스 ©픽사베이

미국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에서 신약(The New Testament)학을 전공한 머레이 해리스(Murray Harris) 교수가 성경 속에서 하나님 아버지를 의미하는 ‘아바’(Abba)라는 용어를 ‘아빠’(Daddy)로 번역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다.

로마서 8장 15절(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 갈라디아서 4장 6절(너희가 아들이므로 하나님이 그 아들의 영을 우리 마음 가운데 보내사 아빠 아버지라 부르게 하셨느니라)과 같이 성부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나타내기 위한 표현으로 그를 ‘아빠’라고 부르는 것은 크리스천들에게 낯선 일은 아니다.

해리스 교수는 자신의 저서 ‘어려운 본문 항해하기 : 신약성경의 문제 구절 안내’(Navigating Tough Texts: A Guide to Problem Passages in the New Testament)를 통해 하나님 아버지를 ‘아빠’라고 부르는 게 왜 적절하지 못한지 이야기한다. 이 내용은 최근 미국복음연합(TGC) 홈페이지에 소개됐다.

해리스 교수는 탈무드를 포함한 대부분의 유대인 문서에서 아기가 젖을 뗄 즈음 ‘아바’(Abba)와 ‘임마’(Imma)를 말하게 된다고 했다. 영어권에서 각 단어는 ‘다다’(Dada)와 ‘마마’(Mama)에 해당된다고 부연했다.

해리스 교수는 그러나 비록 ‘아바’라는 용어가 어린아이의 옹알이 소리에서 기원했다고 하더라도 예수님이 활동하던 당시 ‘아바’는 ‘아버지’(Father) 혹은 ‘내 아버지’(My Father)를 뜻하는 용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바’(Abba)는 ‘아빠’(Daddy)에 견줄 정도로 어린아이 같은 표현이 아니었다”며 “‘아바’는 공손하고 진지한 용어임과 동시에 성인이 된 자녀들이 자신들의 아버지를 부를 때 사용하는 일상적이고 친숙한 용어였다”고 했다.

그는 소박함, 친밀감, 안정감, 애정에 관한 관념이 ‘아바’라는 가정적인 단어에 붙어있어 ‘아바’에는 하나님 아버지를 향한 어린아이 같은 신뢰와 순종이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바’에 들어있는 따뜻하고 신뢰할 수 있는 친밀감이라는 감각을 이끌어내기 위해 우리는 이를 ‘친애하는 아버지’(dear father)라는 적절한 표현으로 바꾸어 쓸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만약 사도바울이 ‘아빠’(Daddy)라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면 ‘아바’(Abba) 대신 어린아이가 자기 아버지를 부를 때 사용하는 그리스어인 ‘파파스’(papas) 또는 ‘팝파스’(pappas)를 사용했을 것이라 설명했다.

해리슨 교수는 추가적으로 ‘아바’를 ‘아빠’로 번역하는 게 부적절한 이유 네 가지를 더 나열했다. 첫째, ‘아바’라는 단어가 나오는 신약성경 구절은 모두 ‘아버지’라는 용어로 즉각 번역된다. 둘째,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그리스도의 17가지 기도는 각각 ‘아버지’로 시작되는데 이는 ‘아바’로 추정된다. 셋째, 예수그리스도는 제자들에게 주기도문을 가르쳐주며 하나님을 ‘우리 아버지’로 부르라고 지시했다. 넷째, 나이가 많은 교인이든 적은 교인이든 하나님을 ‘아빠’로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는 영어에서 daddy가 dad로 줄여서 표현된다는 점 뿐 아니라 만물을 창조하시고 이를 지속시키는 하나님을 지칭하기에는 ‘아빠’라는 용어가 너무 경박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해리스 교수는 끝으로 “주기도문에서 하나님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부르는 것은 하나님이 그저 평범한 또 하나의 아빠여서가 아니라 전능하고 공정한 대법관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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