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퍼킨스
토니 퍼킨스. ©Christian Post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토니 퍼킨스의 기고글인 ‘마약과의 전쟁은 성공했는가? 진짜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하다’(Has the war on drugs succeeded? The real problem is far worse)를 11일(현지시각) 게재했다.

토니 퍼킨스는 가족연구위원회(Family Research Council) 회장이며, 워싱턴 스탠드(The Washington Stand)의 총괄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모두 사살하라’는 명령은 없었다.” 프랭크 ‘미치’ 브래들리 해군 대장은 이번 주, 지난 9월 2일 카리브해에서 벌어진 이른바 마약 테러 조직 선박에 대한 군사 공격과 관련해 의회에 비공개 보고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공격으로 11명이 사망했다.

이번 사건이 약 20차례에 걸쳐 총 80명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기존의 다른 공격들과 구별되는 지점은, 1차 공격에서 살아남은 두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2차 사격’이었다. 논란의 중심에는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모두 사살하라(Kill them all)”는 명령을 내렸다는 주장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작전을 옹호하며 “우리가 격침시키는 배 한 척마다 2만5천 명의 미국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이 마약 선박을 공습하는 방식은 분명 새로운 시도이지만, 마약 테러 조직을 상대로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새 일은 아니다. 현대적인 ‘마약과의 전쟁’은 1971년 6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마약 남용을 ‘공공의 적 제1호’로 규정하며 전국적 대응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2년 뒤 그는 미국 내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마약단속국(DEA)을 창설했다. 1980년대에는 레이건과 부시 행정부 아래서 이 전쟁은 더욱 격화됐다.

그렇다면 마약과의 전쟁은 과연 성공했는가? 마약 선박의 화물과 선원을 제거하는 것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을까? 증거는 여전히 무언가가 빠져 있음을 말해준다.

사업 감각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수요와 공급이라는 기본 법칙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마약과의 전쟁이 50년 넘게 이어졌지만,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줄어들기는커녕 폭증했다. 1971년 미국의 인구 10만 명당 과다복용 사망자는 3.3명이었지만, 2024년에는 24.3명으로 증가해 7배 이상 늘어났다.

역사와 수요·공급의 냉정한 법칙은 공급만 줄여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오히려 거래를 더 수익성 있게 만든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범죄의 기업 이론’에 따르면, 조직 범죄 집단은 불법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익성 있는 수요가 있을 때만 등장한다. 다시 말해, 공급은 수요를 따른다. 다크웹 마약 시장을 분석한 한 연구 역시 판매자들이 단순히 생산국에 모이는 것이 아니라, 소비가 많은 국가에 집중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들의 존재는 이미 고객이 있는 곳을 따라간다. 수요가 공급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마약과의 전쟁이 언젠가 성공하려면, 그 초점은 범죄 공급자에만 머물지 않고 이 시장을 유지시키는 ‘상처 입은 사용자들’로 이동해야 한다. 수요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며, 그 책임은 정부만의 몫이 아니다. 마약 사용은 사회적 붕괴에서 비롯된다. 가정의 해체, 고립, 또래 압박, 경제적 절망, 마약을 미화하는 미디어, 약화된 사회 제도, 그리고 무엇보다 목적과 희망을 상실한 영적 공허가 그것이다.

희망과 목적, 정체성, 용서에서 오는 자유, 그리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감각이 없는 사람들은 종종 현실 도피를 위해 약물에 의존한다. 이러한 사회적·영적 결핍은 서로를 강화하며, 진정한 회복은 관계 회복, 현실의 고통에 대한 직면, 그리고 거짓된 위안으로 사람을 몰아가는 영적 공백을 다루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마약 위기의 ‘수요 측면’을 외면한다면, 그 대가는 가정과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 전체에 더욱 커질 뿐이다. 진짜 전쟁터는 바다 위가 아니라, 우리 국민의 성품을 형성하는 마음과 가정, 그리고 사회 제도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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