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보 목사
손현보 목사가 기자회견서 자신의 입장을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이에 대해 교계와 시민단체들은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을 계기로 종교의 자유와 사법 정의 회복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산지방법원 형사6부는 1월 30일 공직선거법 및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손 목사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손 목사는 지난해 9월 초 구속된 이후 약 5개월 만에 불구속 상태로 풀려났으며, 선고 직후 항소 의사를 밝혔다.

재판부는 손 목사가 교회 시설과 종교 집회를 이용해 특정 후보의 당선과 낙선을 도모하는 발언과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해당 발언들이 단순한 종교적 의견 표명이나 설교의 범위를 넘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성과 고의성을 갖춘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손 목사에게 징역 1년을 구형한 바 있다.

손 목사는 지난해 3월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교회에서 정승윤 예비후보와 대담을 진행하고, 이를 유튜브 등 온라인 매체에 게시했으며, 같은 해 6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교회 예배와 기도회에서 특정 후보의 당선과 다른 후보의 낙선을 언급한 발언으로 기소됐다. 손 목사 측은 재판 과정에서 해당 발언이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주장해 왔다.

손현보 목사 석방
기자회견이 열린 모습.©유튜브 캡쳐

판결 당일 오전, 고신애국지도자연합과 한국인권지도사협회, 부산기독교총연합회, 부산교회총연합회, 예배회복을위한자유시민연대 등 교계 및 시민단체들은 부산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조건부 석방이지만, 이번 판결이 종교 자유와 사법 정의를 다시 성찰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한국인권지도사협회 김영길 총괄본부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구속까지 이른 사례는 매우 드물고, 대부분 벌금형에 그쳐왔다”며 “33년간 목회해 온 대형교회 목회자를 구속한 이번 사안은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대한민국 사회의 법 감각이 정상 궤도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우려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고신애국지도자연합 이성구 대표는 이번 사건의 정치적 맥락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그는 “손 목사의 발언은 특정 인물에 대한 폭력적 선동이 아니라 사상과 노선에 대한 비판이었다”며 “발언의 맥락이 왜곡된 채 법적 판단의 근거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법부는 정치적 압력이나 여론이 아닌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인권지도사협회 최선균 대표회장도 “완전한 무죄는 아니지만, 구속 상태에서 벗어나게 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며 “입법·행정·사법 전반이 비정상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 속에서,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사회가 균형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은 국가가 허락하는 권리가 아니라 인간에게 본래 주어진 천부적 권리”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을 두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일부 미국 및 국제 인권·종교자유 단체들은 종교 지도자의 설교와 종교 공간에서의 발언이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된 점을 문제 삼으며, 한국에서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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