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트럼프·김민석 회담에서 드러난 북미대화 관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민석 국무총리와의 전격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미대화 의지에 대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면담은 사전에 예정돼 있지 않았던 상황에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총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를 원하는지 궁금하다며 자신의 의견을 물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이야기가 나오자 보좌관에게 2019년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가져오도록 지시하며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리는 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나눈 유일한 서방 지도자가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한반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를 중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지도자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발언에 의미 있게 반응하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북미대화 가능성 논의와 트럼프의 후속 지시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현재 북한 상황과 북미대화 가능성, 그리고 관계 진전을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한국에 돌아가 대통령에게 먼저 보고해야 한다며 상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설명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좌관에게 몇 가지 사안을 즉시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 총리가 제시한 내용 가운데 추가로 파악해야 할 부분을 확인하라는 지시와 함께, 이를 토대로 북한 관련 조치를 검토하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이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박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를 계기로 북미대화와 관련한 새로운 움직임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좋지만 시기가 이번 중국 방문 때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며 이후가 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북미대화의 핵심은 시기보다 가능성 자체에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 전격 면담 성사 배경

김 총리는 이날 면담이 예기치 않게 성사된 과정도 설명했다. 그는 백악관 신앙사무소를 이끄는 폴라 화이트 목사를 만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했다가 회담 장소가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 인근이었던 점과 화이트 목사의 조율로 면담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면담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약 20분 동안 진행됐다. 당시 이란 전쟁 관련 회의 직후였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댄 케인 합동참모본부 의장도 자리에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대화를 시작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도자로 평가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발언을 헤그세스 장관과 케인 의장 앞에서 다시 말해 달라고 요청하며 만족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리는 면담 분위기에 대해 전반적으로 우호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자신의 의견이 "아주 스마트하다"고 평가했고, 면담 말미에는 한국 총리의 권한에 대해서도 질문했다고 설명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북미대화 관심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JD 밴스 미국 부통령 역시 북한과의 대화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고 김 총리는 전했다. 밴스 부통령은 전날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지원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에 대해 친서 전달, 특사 파견, 직접 방문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으며 관련 내용을 영어로 정리해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 무역·관세 문제도 논의

이번 방미 일정에서는 북미대화 문제뿐 아니라 한미 간 무역 현안과 관세 문제도 함께 논의됐다.

김 총리는 전날 밴스 부통령과의 회담에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그리어 대표는 최근 진행 중인 무역법 301조 조사와 관련해 한국을 특별히 타깃으로 한 조사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그리어 대표가 한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오히려 유리한 위치에 있을 가능성도 언급하며 긴밀한 소통을 통해 여러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 총리는 최근 한국 국회가 대미투자특별법을 승인한 사실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관심을 갖고 있는 첫 번째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한국의 잠정적 의사가 전달되면서 미국 측이 일정한 만족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아울러 18년 동안 논의가 이어져 온 구글 고정밀 지도 반출 문제의 진전 역시 미국 측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국무총리의 대미 외교 역할 강조

김 총리는 국무총리가 대미 외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에 대해 외교는 대통령, 내치는 총리라는 단순한 구분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총리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외교 역시 그 범주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이번 방미를 통해 범부처 차원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협력 확대가 향후 한미 관계 발전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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