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하나님 나라다
도서 「이것이 하나님 나라다」

너무 익숙해서 다 안다고 착각했던 성경, 복음서. 우리는 흔히 예수님의 탄생에서 곧바로 십자가 사건으로 건너뛰곤 한다. 복음서의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는 예수님의 삶과 사역, 즉 ‘하나님 나라’의 이야기는 배경으로 밀려나고, 십자가는 그저 내세 구원을 위한 면죄부 정도로 축소된다.

신약학의 거장 톰 라이트는 신간 『이것이 하나님 나라다』를 통해 우리가 단편적으로 오해해 왔던 복음서를 ‘하나님이 어떻게 왕이 되셨는가’라는 하나의 거대하고 장엄한 이야기로 다시 엮어낸다.

복음서의 온전한 소리를 듣는 ‘네 개의 스피커’

저자는 우리가 복음서의 진짜 메시지를 놓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며, 사복음서 안에는 네 개의 다른 목소리가 함께 울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를 ‘네 개의 스피커’라고 부른다.

첫째, 구약에서부터 이어져 온 이스라엘의 이야기. 둘째, 이 땅에 마침내 왕이 귀환하셨다는 이야기. 셋째, 그분을 따르는 새로운 하나님의 백성이 탄생했다는 이야기. 넷째, 그 하나님의 통치가 세상 제국(카이사르의 나라)과 충돌한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그동안 특정 스피커의 소리만 너무 크게 틀거나, 어떤 스피커의 전원은 아예 꺼둔 채 복음서를 읽어왔다. 톰 라이트는 이 네 개의 스피커가 조화롭게 울릴 때 비로소 복음서가 본래 들려주려 했던 ‘하나님 나라’의 웅장한 교향곡을 들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십자가, 단순한 고난이 아닌 ‘왕의 대관식’

이 책의 가장 탁월한 점은 십자가를 바라보는 시선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다는 데 있다.

“전체 이야기는 예수가 자신의 순종하는 고난과 죽음 안에서 하나님 자신의 소유였던 것을 하나님께 되돌려 드림으로써, 하나님이 참으로 왕이 되시는 방식을 보여 주는 이야기다.”

저자에게 십자가는 단순한 속죄의 형틀이 아니다. 무력과 억압으로 통치하는 세상 제국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승리를 거두는, ‘하나님의 왕 되심’이 확증된 대관식이다. 예수의 가르침과 기적, 십자가와 부활은 흩어진 파편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승리’를 향해 달려가는 하나의 완벽한 서사다.

우리 눈앞에 다시 펼쳐지는 살아 움직이는 하나님 나라

『이것이 하나님 나라다』는 신학 서적이지만 건조한 교리서가 아니다. 1부에서 복음서 읽기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한 뒤, 2부와 3부를 거쳐 십자가와 하나님 나라를 통합해 내고, 4부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성경 읽기가 오늘날 우리 신앙과 교회에 어떤 구체적인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천국을 기다리는 신앙에서 벗어나, 이 땅에 임한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어떤 사명을 살아내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든 그리스도인, 목회자, 신학생들에게 이 책은 성경을 보는 완전히 새로운 시야를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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