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제135차 정기학술대회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가 대원장로교회에서 제135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이 단체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주최 측 제공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가 유해석 교수 은퇴를 기념해 19일 대원장로교회에서 제135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이슬람 선교’를 주제로 열렸으며, 이슬람 이해와 무슬림 전도 방법을 역사신학적·선교신학적 관점에서 조명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학술대회는 개회예배, 주제발표, 자유발표, 질의응답 및 종합토론, 점심 식사와 교제 순으로 진행됐다. 개회예배는 윤승범 박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전진 박사가 기도하고 구성모 박사가 전도서 3장 1절을 본문으로 ‘세월을 읽는 지혜’라는 제목의 말씀을 전했다. 이어 권효상 박사가 광고를 전했으며, 김승호 박사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유해석 박사
유해석 박사가 ‘16세기 유럽 위기 담론과 마르틴 루터의 이슬람 이해’를 주제로 발표했다. ©주최 측 제공

유해석 박사 “루터의 이슬람 이해, 16세기 유럽 위기 담론 속에서 형성”

주제발표는 장훈태 박사의 좌장으로 진행됐으며, 유해석 박사가 ‘16세기 유럽 위기 담론과 마르틴 루터의 이슬람 이해’를 주제로 발표했다. 유 박사는 16세기 유럽이 정치적 질서의 변화와 종교적 재편을 동시에 경험한 전환기였다고 설명하며, 오스만 제국의 서진이 유럽 사회에 군사적 긴장뿐 아니라 신앙과 세계 인식을 재고하게 만든 계기였다고 분석했다.

유 박사는 오스만 제국의 팽창과 종교개혁의 전개가 같은 시기에 진행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루터가 활동하던 시기가 오스만 제국의 세력이 유럽에서 절정에 달하던 때였으며, 루터는 당시 일반적 인식과 달리 이슬람의 확장을 단순한 정치·군사적 사안이 아니라 신학적으로 해석해야 할 문제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 박사는 기존 루터와 이슬람 관련 연구가 주로 루터의 오스만 투르크 이해, 반이슬람 논쟁, 종교개혁 신학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왔다고 짚었다. 그러나 그는 루터의 이슬람 이해를 오스만 제국의 팽창 속에서 형성된 16세기 유럽의 위기 담론이 종교개혁 신학 안에서 재구성된 결과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6세기 유럽의 위기 담론이 오스만 제국의 군사적 팽창과 기독교 세계 내부의 종교적 긴장이 결합되는 과정에서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1453년 콘스탄티노플 함락은 동로마 제국의 종말이자 중세 기독교 세계 질서의 붕괴로 받아들여졌고, 이후 동유럽 진출과 1529년 비엔나 포위는 유럽 사회 전반에 “다음은 어디인가”라는 불안을 확산시켰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불안은 단순한 공포로 끝나지 않고 신학적 해석으로 이어졌다. 유 박사는 오스만 제국의 위협이 기독교 세계 내부의 타락을 드러내는 계기로 이해됐으며, 회개와 경건, 교회 개혁을 요구하는 흐름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16세기 유럽의 위기 담론은 ‘공포–심판–개혁 요구’라는 구조를 형성했고, 루터의 이슬람 이해에도 이 구조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주제발표에 대한 논찬
주제발표에 대한 논찬에서 최유석 박사(맨 오른쪽)는 유 박사의 연구가 오스만 제국의 팽창을 단순한 정치·군사적 위기가 아니라 종교개혁 신학 안에서 해석한 점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주최 측 제공

루터의 이슬람 인식, 1542년 전후로 변화

유 박사는 루터의 이슬람 인식이 한 시점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제한된 정보 환경과 종교개혁 논쟁 속에서 점진적으로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초기 루터는 무슬림과 직접 접촉하거나 꾸란 전체를 체계적으로 연구한 상태가 아니었으며, 중세 기독교 세계에서 생산된 이슬람 논박 문헌에 의존해 이슬람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루터가 이슬람을 독립적인 종교 연구 대상으로만 다룬 것이 아니라, 교황권과 가톨릭교회의 문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루터는 이슬람을 행위 중심의 신앙, 외적 의식 강조, 권위 중심의 종교 구조를 보여주는 사례로 이해했으며, 이를 통해 ‘오직 믿음’이라는 종교개혁의 핵심 교리를 더욱 부각시켰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 박사는 1542년 전후를 루터의 이슬람 이해가 전환되는 중요한 시점으로 제시했다. 1542년 이전 루터는 제한된 정보 환경 속에서 무슬림의 기도와 금식, 절제된 생활 등 도덕적·사회적 측면에 주목했다. 그는 이러한 무슬림의 경건한 삶을 당시 유럽 기독교 사회의 신앙적 태만과 도덕적 해이를 비판하는 비교 장치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1542년 이후 루터는 꾸란의 라틴어 번역본을 접하면서 이슬람 비판을 도덕적·사회적 평가의 차원에서 교리적 대립의 차원으로 심화시켰다. 유 박사는 루터가 이슬람의 계시 이해와 신론, 그리스도론, 구원론을 기독교 복음의 본질과 대립하는 체계로 보았다고 설명했다. 루터에게 그리스도의 온전한 신성과 인성은 구원론의 토대였기 때문에, 예수를 피조물이나 선지자 수준으로 이해하는 이슬람의 교리는 복음의 핵심을 훼손하는 것으로 판단됐다.

유 박사는 루터의 이슬람 이해에서 하나님의 섭리와 역사 해석의 관점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루터는 이슬람의 확장을 단순한 군사적 충돌로만 보지 않고, 기독교 공동체의 죄와 타락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로 이해했다. 그는 외부의 적과 싸우기 전에 먼저 기독교 공동체 내부의 부패와 타락을 회개해야 한다고 보았으며, 이슬람의 위협을 교회의 자기 성찰과 신앙 회복을 촉구하는 계기로 해석했다.

또한 유 박사는 루터가 이슬람과의 전쟁을 십자군식 종교전쟁으로 정당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루터는 이슬람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일을 세속 권력의 책임으로 보았고, 전쟁을 신앙의 이름으로 수행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계명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공동체 보호와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한 제한적 무력 사용은 세속 통치의 기능으로 이해했다.

유 박사는 결론적으로 루터가 이슬람을 단순한 적대 세력으로만 이해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루터에게 이슬람은 외부의 위협인 동시에 교회의 신앙 상태를 시험하고 정화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러한 분석은 오늘날 다문화 사회 속 한국교회가 이슬람을 비롯한 타종교를 대립과 배제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신학적 성찰과 선교적 책임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과제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주제발표에 대한 논찬은 최유석 박사가 맡았다. 최 박사는 유 박사의 연구가 오스만 제국의 팽창을 단순한 정치·군사적 위기가 아니라 종교개혁 신학 안에서 해석한 점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루터의 이슬람 이해가 외부의 위기를 넘어 기독교 공동체의 영적·신학적 회복을 요청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한국교회에도 시사점을 준다고 밝혔다.

김성운 박사 “무슬림 전도 방법, 계시의 연속성과 꾸란 이해가 핵심 변수”

이어 자유발표는 유경하 박사의 좌장으로 진행됐으며, 김성운 박사가 ‘무슬림 전도 방법에 대한 개혁주의적 평가와 대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박사는 무슬림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슬람권 선교사들이 다양한 전도 방법을 사용해 왔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방법들은 결국 이슬람과 꾸란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이슬람권 선교사들의 전도 방법을 평가하기 위해 ‘계시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이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슬람 안에서 성경 계시와의 연속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은 이슬람을 복음의 전달 수단으로 삼는 경향이 있고, 연속성이 없다고 보는 입장은 이슬람을 논박 수단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슬람 안에 하나님, 성령, 메시아, 창조, 아담, 아브라함, 모세, 타락, 죄, 구원, 심판, 낙원 등 기독교와 유사한 인물과 용어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유사성을 성령이 이슬람 안에서 일하신 흔적이나 성경 계시의 일부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로마서 1장을 근거로, 인간 종교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억압하고 우상으로 대체한 결과이며, 이슬람 역시 그 틀 안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꾸란을 무슬림 전도의 도구로 사용할 때도 해석학적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교사가 꾸란을 기독교적으로 해석해 복음을 전하려 할 경우, 무슬림들은 이를 자신들의 해석 전통과 다른 자의적 해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경을 이슬람적으로 해석한 주장을 그리스도인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처럼, 꾸란을 기독교적으로 해석한 전도 방식도 무슬림들에게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성경의 하나님과 꾸란의 알라, 성경의 예수와 꾸란의 이사가 본질적으로 동일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꾸란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과 부활을 믿으라고 가르치지 않으며, 꾸란의 권위를 복음 전도의 기반처럼 사용할 경우 혼합주의의 위험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대결·성취론·역동적 등가 방식 평가… “차이를 선명히 대조해야”

김 박사는 무슬림 전도 방법을 대결적 접근, 성취론적 접근, 역동적 등가 방법으로 나누어 평가했다. 대결적 접근은 이슬람의 오류를 지적하고 꾸란의 모순을 논박하는 방식으로, 이슬람의 부정적인 면을 드러내는 데는 일정한 의미가 있지만 무슬림의 반감과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도의 목적이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무슬림을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데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취론적 접근에 대해서는 이슬람 안에 부분적 진리나 복음의 성취 가능성을 찾으려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박사는 꾸란을 찬그리스도적 또는 찬성경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성경의 핵심 진리와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꾸란 안의 유사한 용어를 복음 전도의 진입점으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복음의 진리를 확증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역동적 등가 방법과 내부자 운동에 대해서도 비판적 평가를 제시했다. 김 박사는 기독교의 명칭과 용어를 이슬람적 표현으로 대체하는 방식이 복음의 핵심을 흐릴 수 있다고 보았다. 특히 ‘하나님의 아들’과 같은 성경적 표현을 무슬림이 거부한다는 이유로 다른 용어로 바꾸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정체성과 하나님과 성도의 관계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가 제시한 개혁주의적 대안은 성경과 꾸란의 차이를 무시하지 않고 선명하게 대조하면서 복음을 증언하는 방식이다. 그는 무슬림을 적대적으로 대하지 않고, 그들의 신앙과 꾸란 해석을 존중하되, 꾸란을 자의적으로 기독교화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슬림들이 실제로 무엇을 믿고 어떻게 꾸란을 이해하는지 경청한 뒤, 그들의 관심사에서 출발해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지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무슬림 전도에서 중요한 것은 복음을 이슬람과 혼합하거나 차이를 흐리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정직하게 드러내면서도 온유하고 겸손한 태도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나님, 예수, 죄, 구원, 천국, 기도, 예배 등 무슬림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를 놓고 꾸란과 성경의 가르침을 비교하며, 성경의 복음을 선명하게 증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유발표에 대한 논찬은 최원진 박사가 맡았다. 최 박사는 김 박사의 논문이 복음의 진리성과 타자에 대한 존중을 함께 붙들어야 한다는 선교적 태도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성경과 꾸란의 차이를 무시하지 않고 선명하게 대조해 복음을 증언하는 접근이 공격적 논쟁이 아니라, 무슬림의 질문을 존중하면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모호하게 만들지 않는 증언이라고 설명했다.

최 박사는 또한 무슬림 선교가 더 이상 해외 선교지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유학생, 이주노동자, 난민, 국제결혼 가정 등을 통해 한국의 지역교회와 성도들이 일상 속에서 무슬림을 만나고 있는 만큼, 무슬림 선교는 전문 선교사만의 과제가 아니라 지역교회와 평신도의 선교적 과제가 되고 있다고 제언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질의응답과 종합토론을 통해 이슬람 선교의 역사신학적 의미와 현대 무슬림 전도 방법의 과제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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