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땅에서 '신성모독'이라는 칼날이 또다시 기독교인의 목을 겨누고 있다. 지난 8월 11일 체포된 30세 아미르 마시 형제는 한 달 넘게 구금된 채,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단지 종교적 발언과 소셜미디어 영상이라는 불확실한 혐의만으로 한 영혼의 생명이 위태로운 이 참담한 현실 앞에, 한국교회는 침묵할 수 없다.

펀자브주 구즈란왈라 지구 노셰라 비르칸 인근 다할라 샤리프에 거주하는 마시 형제는 8월 10일 종교적 발언 및 소셜미디어 영상 유포 혐의로 체포됐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파키스탄 형법 295-A, 295-C, 298조 위반이다. 특히 295-C조는 예언자 무함마드 모독 시 사형을 법정형으로 규정해 파키스탄 기독교인들의 취약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번 사건의 핵심 증거로 제시된 소셜미디어 영상의 출처와 진위, 계정의 실제 소유주 여부 등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국제기독연대(ICC), 휴먼라이츠포커스파키스탄(HRFP), 법률지원단체 CLAAS 등은 독립적인 검증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공정한 조사와 재판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마시 형제의 체포 이후 그의 가족과 지역 기독교인들을 향한 위협이 잇따랐다. 일부 기독교인 가정은 위협을 피해 피신했으며, 마시 형제의 가족 또한 신변 안전을 위해 몸을 숨긴 상태다. 박해는 개인의 구금을 넘어 기독교 공동체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

마시 형제의 사례는 파키스탄 기독교인 박해의 빙산의 일각이다. 불과 한 달 뒤인 9월 11일, 라호르에서는 26세 사무엘 아리프 기독교인 또한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돼 사법구금됐다. 이처럼 파키스탄에서는 신성모독법이 기독교인들을 억압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도구로 만연히 사용되는 구조적인 문제가 고착화되고 있다.

관련 기독교 및 인권단체들은 파키스탄 당국에 마시 형제와 아리프 형제를 포함한 모든 신성모독 혐의 구금자들에 대한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와 안전 보장을 촉구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한국교회는 파키스탄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박해를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 박해받는 형제자매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그들의 편에 서서 정의와 진실을 요구하는 영적 파수꾼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침묵은 또 다른 박해를 낳을 뿐이다. 하나님의 공의가 이 땅에 실현되도록 한국교회가 한마음으로 기도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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