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회 고신 총회 석상에서 발언하고 있는 손현보 목사의 모습.
제76회 고신 총회 석상에서 발언하고 있는 손현보 목사의 모습. ©코람데오닷컴 제공
고신애국지도자연합(고애연)이 제76회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총회의 손현보 목사 관련 결의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고 ‘참고’하기로 한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이를 어느 한쪽의 승패로 규정하지 말고 교단이 함께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애연은 18일 ‘제76회 고신 총회의 결의를 존중하며 환영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논평에 따르면 총회는 지난 16일 손 목사의 설교 네 편을 분석한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 보고서를 ‘참고’하기로 결정했다. 표결 결과는 찬성 281표, 반대 69표로, 투표에 참여한 350명 가운데 약 80.3%가 찬성했다. 고애연은 소위원회 등 여러 회의가 동시에 진행돼 전체 총대가 표결에 참여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고애연은 총대들이 표결에 앞서 손 목사의 소명을 직접 들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보고서를 둘러싼 논의뿐 아니라 당사자의 설명까지 들은 뒤 각자의 책임 아래 판단했다는 것이다.

논평은 손 목사가 총대들 앞에서 수천 편의 설교 가운데 네 편만으로 자신의 전체 설교와 목회를 판단하는 것이 정당한지 물었다고 전했다. 강해설교·주해설교·제목설교 등 설교의 형태가 다양하고 성경에도 심판과 책망의 메시지가 있는 만큼, 일부 설교만으로 전체 설교신학을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또 손 목사가 고신역사기념관을 둘러본 일을 언급하며 신사참배에 맞섰던 주기철·주남선·손양원 목사를 거론한 뒤 “지금 우리 고신의 정체성이 달라졌습니까? 바뀌어졌습니까?”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자신의 구속 경험과 관련해서는 신앙의 양심에 따라 설교한 대가를 감당하겠다는 취지로 말했으며, 마지막에는 “수천 명 목사 중에서 저 같은 사람 한 사람 더 있어도 되지 않겠어요?”라고 호소했다고 밝혔다. 고애연은 이를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 교단 안에서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는 호소로 해석했다.

보고서 처리 방식에 대해서는 ‘채택’과 ‘참고’의 차이를 강조했다. 고애연은 “교수회가 1년 동안 연구했다는 사실과 그 연구 결과에 총회적 권위를 부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번 결의가 교수회의 연구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지만, 보고서의 결론을 교단의 공식적인 신학적 판단으로 채택한 것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수의 결정과 함께 소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애연은 “설령 349 대 1의 결과가 나왔다 하더라도 그 한 사람의 문제 제기까지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다수결은 교회의 의사를 결정하는 방법이지만 진리의 최종 기준 자체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직 성경이 우리의 최종적인 판단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고애연은 교수회 보고서가 공개된 뒤 신학·신조·목회·교회사·정치신학·연구 절차 등 여러 관점에서 열 편의 비평문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비평문에서는 설교 네 편을 토대로 한 판단의 범위,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의 적용, 구약 선지자와 오늘날 설교자의 관계, 국가권력에 대한 교회의 공적 책임, 고신의 신사참배 저항 전통 등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 비평문들을 한 권의 자료집으로 묶어 앞서 발간한 두 권의 책과 함께 총대들에게 전달했다면서도, 표결 결과를 자신들의 활동 성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고애연은 “총대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떤 자료를 얼마나 읽었고 무엇을 결정적인 판단 근거로 삼았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라며, 자신들의 역할은 보고서와 다른 관점의 신학적 논거를 제공하는 데 있었다고 밝혔다. 총대들이 양쪽 주장을 살펴보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했으며, 최종 판단과 책임은 총대들에게 있었다는 것이다.

책과 자료집 제작·배포에 참여한 실행위원과 장로, 후원하고 기도한 회원과 성도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다만 총회의 결정을 어느 개인이나 단체의 공적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교수회를 향해서는 이번 결과를 학문적·신학적 성찰의 계기로 삼아 달라고 요청했다. 보고서 공개 이후 성경 해석과 신앙고백의 적용, 설교와 목회에 대한 판단, 교회사적 시각, 현실 정치 인식, 연구 방법과 절차 등에 걸쳐 제기된 비판과 반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고애연은 보고서가 완성되기 전부터 공개 공청회와 좌담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성경과 신앙고백, 실제 설교 원문을 토대로 공개적으로 검증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수회가 이러한 비평을 단순한 반발로 받아들이기보다, 총회가 보고서를 ‘참고’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돌아보기를 바란다고 했다.

동시에 “고애연 역시 우리의 비평이 모두 옳았다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며 교수회가 제기한 문제 가운데 경청하고 더 깊이 연구해야 할 부분이 없는지 스스로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의의 의미를 확대 해석하는 것도 경계했다. 고애연은 “이번 결정이 손현보 목사의 모든 표현과 정치적 판단이 다 옳다는 선언도 아니며, 반대로 교수회의 모든 연구가 무가치하다는 선언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향후 과제로는 교회가 정당정치의 도구가 되지 않으면서도 불의한 권력 앞에 침묵하지 않는 길, 강단이 정치집회로 변질되지 않으면서도 말씀으로 국가와 사회의 죄를 책망하는 길, 설교자의 자유와 성도의 양심을 함께 지키는 길을 제시했다. 주기철·주남선·손양원 목사로 이어지는 고신의 신앙적 유산이 오늘날 갖는 의미도 함께 연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애연은 “다수의 결정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소수의 문제 제기 또한 경청되어야 한다”며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침묵시키는 것으로 논쟁을 끝낸다면 이번 총회의 결정이 남겨 준 의미를 오히려 축소시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이제 승패의 언어를 내려놓고, 이번 일을 고신교회가 성경과 개혁주의 신앙, 그리고 자신의 역사적 정체성을 더욱 깊이 성찰하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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