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코스피가 18.53포인트(0.33%) 오른 5681.77 출발했다가 소폭 등락을 이어가고 있는 30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은 1.20% 내린 654.72에 출발했다. ©뉴시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권 대출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 조정으로 빚을 내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자산 가치가 하락한 가운데 대출 이자 부담까지 늘면서 이른바 ‘빚투족’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54∼6.14%로 집계됐다.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6%대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인상한 데 이어 다음 달에도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시장금리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채 금리 상승에 신용대출도 오름세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채 6개월물 금리는 전날 기준 연 3.246%로 지난 5월 말의 연 3.008%보다 0.238%포인트 상승했다.

금융채 12개월물 금리도 같은 기간 연 3.453%에서 연 3.694%로 0.241%포인트 올랐다. 금융채 금리는 은행 신용대출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만큼 금융채 상승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선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높이는 움직임도 대출금리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31일부터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주요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최대 0.53%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KB신용대출’ 등 주요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는 금융채 6개월물 기준 연 4.15∼5.15%에서 연 4.65∼5.65%로 오른다. 금융채 12개월물 기준 상품은 연 4.67∼5.67%에서 연 5.17∼6.17%로 상승한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다른 은행들도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마이너스통장 잔액 44조 원 육박

대출금리 상승과 함께 증시 급등락까지 반복되면서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해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올해 초까지 40조 원을 밑돌았던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최근 44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 상승기에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지난달 22일 역대 최고점인 9114.55를 기록한 뒤 등락을 반복하다 전날 5663.24로 마감했다. 최고점과 비교하면 약 38%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 28일부터 이틀 연속 급락했던 코스피는 이날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5600선 안팎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금리 상승·주가 하락에 상환 부담 우려

금융권에서는 대출을 활용한 투자 수요가 금리 상승과 주가 하락이라는 이중 부담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유 주식의 가격이 하락할 경우 투자 손실이 커지는 동시에 신용대출 금리 인상으로 매달 부담해야 하는 이자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상환 능력이 약화될 경우 은행권의 가계대출 건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격 조정이 발생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확대되고 이자 부담까지 겹쳐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가 생길 수 있다”며 “금융권의 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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