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오른쪽)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회동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엔비디아가 국내 주요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며 피지컬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에 나서자, 산업계에서는 데이터 주권과 산업 생태계 주도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협력 자체는 국내 기업의 AI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만, 제조 현장의 핵심 데이터가 글로벌 플랫폼 중심으로 축적될 경우 장기적으로 산업 종속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제조 데이터를 국내 AI 생태계 안에서 확보·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정부의 제조업 AI 전환 정책인 M.AX 확산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LG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두산로보틱스 등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피지컬 AI, 로봇, 자율주행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 엔비디아, 국내 기업과 피지컬 AI 협력 확대

엔비디아는 SK그룹과 AI팩토리 구축도 추진 중이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AI팩토리는 AI 토큰을 생성·처리하는 차세대 인프라다.

엔비디아는 GPU 기반으로 글로벌 AI 시장을 주도해 왔으며, 최근에는 피지컬 AI와 AI팩토리 등 산업 현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는 기술로 제조업 경쟁력의 핵심 분야로 꼽힌다.

다만 엔비디아가 단순 공급자를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면서, 협력 확대가 곧 플랫폼 통제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제조 데이터 이전 우려… “플랫폼 종속 가능성”

AI 전환에는 고성능 GPU가 필수인 만큼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불가피하지만, 문제는 제조 데이터의 축적과 활용 방식이다. 공정, 설비, 품질 등 데이터는 피지컬 AI 고도화의 핵심 자산이다.

이 데이터가 엔비디아 중심으로 결합될 경우 국내 기업이 장기적으로 플랫폼에 의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조업 AI 경쟁이 데이터 확보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M.AX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협력은 필요하지만, 동시에 국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해 산업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 정부, M.AX 통해 제조업 AI 전환 추진

산업통상자원부는 M.AX 얼라이언스를 통해 제조업 AI 전환을 추진 중이다. 반도체, 조선 등 주요 업종에 AI팩토리를 확대하고, 올해 100개 신규 구축과 연말까지 200개 이상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산업 AI 솔루션과 AI 에이전트 사업을 통해 제조 데이터를 축적하고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숙련자의 노하우를 데이터화하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 데이터 주권과 산업 생태계 주도권이 핵심

정부 정책은 제조 데이터를 국내에서 축적·활용해 글로벌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향후 제조업 경쟁은 데이터 확보와 활용 능력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계에서도 엔비디아 중심 구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조준희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은 “엔비디아는 제조 데이터 확보를 위해 국내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라며 “GPU 공급 외 실질적 이익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엔비디아 플랫폼에 종속될 경우 과거 스마트폰 산업처럼 국내 기업이 하위 공급망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제조 데이터 주권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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