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비거주 부부가 공동명의로 보유한 1주택의 공시가격이 과세 기준을 소폭 넘는 것만으로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수백만원까지 급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과 국토교통부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토대로 종부세를 모의 계산한 결과, 비거주 부부가 50대 50 공동명의로 보유한 주택의 공시가격이 18억100만원일 경우 내년도 종부세는 약 204만3000원으로 산출됐다.
농어촌특별세 20%까지 더하면 총 세 부담은 약 245만1000원으로 늘어난다. 공시가격이 18억원에서 18억100만원으로 100만원 오르는 순간 세금이 가격 상승분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나는 셈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같은 조건에서 공시가격이 18억원에서 18억100만원으로 오를 경우 종부세 증가액이 약 1500원에 그친다. 세제개편안이 적용되면 같은 공시가격을 기준으로도 현행보다 종부세가 약 204만원 더 늘어나는 것으로 계산됐다.
과세 기준은 18억원인데 기본공제는 부부 합계 8억원
이처럼 세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은 종부세 과세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과 실제 세액 계산에 적용되는 기본공제액 사이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부부 공동명의 1주택은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부부의 지분가액 합계가 18억원을 넘어야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이 정확히 18억원이라면 종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나 비거주 부부가 과세 대상에 들어선 뒤 세액을 계산할 때는 1인당 4억원, 부부 합계 8억원의 기본공제만 적용된다.
공시가격이 18억100만원이 되면 부부가 각각 보유한 지분가액은 9억50만원이 된다. 과세 기준을 넘어서는 동시에 세액 산정 과정에서는 각자 4억원만 공제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공시가격이 오른 100만원만 과세표준에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과세 기준 아래에 있었던 지분가액과 기본공제 사이의 차액까지 한꺼번에 계산 대상에 포함되면서 종부세가 급증하게 된다.
정부는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가 다주택자로 과세되는 것은 아니며, 납세자가 원하면 1세대 1주택 특례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별과세와 특례를 각각 비교해 유리한 방식을 적용하더라도 18억100만원 주택의 종부세는 약 204만원으로 계산됐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오르면 부담 더 커져
향후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상승할 경우 종부세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2028년 조정대상지역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까지 올라가면 같은 조건에서 종부세는 약 250만6000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농어촌특별세까지 포함하면 약 300만7000원에 이른다.
비슷한 세 부담 급증 현상은 공동명의뿐 아니라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14억원 과세 기준에서도 나타난다.
비거주 1세대 1주택자는 공시가격 14억원까지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과세 대상이 된 이후 세액 계산에서는 기본공제 9억원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이 14억원일 경우 종부세가 없지만 14억100만원으로 100만원 높아지면 종부세가 약 122만4000원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농어촌특별세를 더하면 세 부담은 약 146만8000원이다.
18억원·14억원 인근 공동주택도 수만채
공시가격이 과세 경계선에 위치한 공동주택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전국 공동주택 1585만1336호의 공시가격을 분석한 결과, 18억원을 기준으로 전후 1000만원 이내에 있는 주택은 6435호였다. 범위를 전후 5000만원으로 넓히면 2만8538호로 늘었다.
14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전후 1000만원 이내에 9464호가 분포했고, 전후 5000만원 범위에는 4만9206호가 포함됐다.
다만 해당 수치는 공시가격이 과세 기준 부근에 있는 주택의 분포를 보여주는 것으로, 실제 종부세 부담이 늘어나는 납세자 수와는 차이가 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자료에는 공동명의 여부와 지분율, 실거주 여부, 다른 주택 보유 여부 등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연령과 보유·거주 기간에 따른 세액공제, 재산세 공제액 등에 따라서도 실제 종부세 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
세제개편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공시가격이 과세 기준을 소폭 넘는 주택을 중심으로 종부세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이른바 ‘세금 절벽’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주택 사이에서 세 부담이 크게 달라질 경우 과세 형평성과 예측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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