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4박 5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9일 출국했다. 황 CEO는 출국 직전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성과를 언급하며, 한국이 로보틱스와 AI 인프라 분야에서 큰 기회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황 CEO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해 전용기를 타고 영국 애버딘으로 향했다. 차량에서 내린 그는 취재진과 팬들에게 “집에 가야 한다”고 웃으며 말한 뒤, 이번 방한 소감과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방향을 밝혔다.
그는 “이번 방문은 정말 좋았다”며 “모두가 매우 친절했고 따뜻하게 환영해줬다. 저와 제 가족 모두 진심으로 환영받는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국에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모든 파트너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고 했다.
SK하이닉스·네이버·SKT 협력 성과 강조
황 CEO는 이번 방한의 주요 성과로 SK하이닉스와의 다년간 파트너십, 네이버·SK텔레콤과의 AI 클라우드 협력을 꼽았다.
그는 “이번에는 두 가지 매우 큰 발표가 있었다”며 “우선 SK하이닉스와 사업을 확대하고 협력 관계를 다변화하기 위한 다년간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측 모두에게 좋은 윈윈 계약을 발표했고, 이 큰 파트너십을 공개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황 CEO는 네이버와 SK텔레콤과의 협력도 언급했다. 그는 “두 개의 AI 슈퍼컴퓨터, 두 개의 AI 클라우드 파트너십도 발표했다”며 “하나는 네이버와의 협력이고, 다른 하나는 SK텔레콤과의 협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회사 모두 앞으로 매우 바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CEO는 엔비디아와 한국 기업들의 협력 의미에 대해 “엔비디아가 한국에 기여한 가장 큰 부분은 AI 산업을 만들고 AI 생태계를 조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의 AI 슈퍼컴퓨터 안에는 한국의 기술 없이는 구축할 수 없는 첨단 기술들이 들어가 있다”며 “이제 이는 훌륭한 파트너십이 됐고, 우리는 이 산업을 함께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보틱스·AI 인프라, 한국에 큰 기회”
황 CEO는 방한 기간 동안 느낀 점에 대해 “감사함과 고마움을 느꼈다”며 “이번에 발표한 내용들에 대해 매우 흥분됐고, 한국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동기와 기대감도 컸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산업 기회와 관련해 로보틱스와 AI 인프라를 거듭 언급했다.
황 CEO는 “한국에는 로보틱스와 AI 인프라 분야에서 매우 큰 기회가 많다”며 “한국 기업들과 협력해 한국 밖으로 사업을 확장할 기회도 있다. 그래서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방한 시점에 대해서는 농담도 섞었다. 그는 “여러분 모두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제 바비큐 포크와 프라이드치킨 친구들도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곧 다시 한국에 오기를 기대한다”며 “이곳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해야 할 사업이 많기 때문에 다시 방문할 기회도 많을 것”이라고 했다.
황 CEO는 오전 9시 20분께 취재진과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바이 바이”라고 인사한 뒤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국내 기업·AI 생태계와 폭넓은 협력 논의
황 CEO는 지난 5일 입국한 뒤 국내 주요 기업 총수와 대학 연구진, 게임업계, 인공지능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났다.
방한 첫날에는 e스포츠 게임단 T1이 운영하는 PC방을 찾아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와 만났다. 같은 날 저녁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이른바 ‘삼소 회동’을 하며 국내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7일에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홈경기에서 시구자로 나섰고,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 등 국내 게임업계 주요 인사들과도 만나 AI 게임과 피지컬 AI 사업 가능성을 논의했다.
방한 마지막 날인 지난 8일에는 SK그룹을 시작으로 LG그룹, 서울대, 현대차그룹, 네이버를 차례로 찾아 각 기업·기관과 AI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서울 신라호텔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회동한 뒤 국내 AI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공식 방한 일정을 마무리했다.
업계에서는 황 CEO가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 기업들과의 AI 협력 범위를 반도체에서 데이터센터, 로보틱스, 모빌리티, 게임,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으로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앞세운 엔비디아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메모리와 제조, 완성차, 플랫폼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도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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