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는 전세계의 기후위기, 감염병, 대형재난, 사회적 갈등 등 복합적인 위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국제사회는 인간의 생명과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가치체계를 제시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2015년 채택된 UN의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SDGs)이며, 기업 경영 분야에서는 ESG가 중요한 기준으로 정착되고 있다. SDGs는 인류 공동의 번영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17개의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빈곤과 불평등 해소, 환경 보호, 평화와 제도 구축 등 다양한 목표가 포함되어 있지만, 그 중심에는 인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가치가 위치한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Goal 11), 기후변화 대응(Goal 13), 평화·정의·제도 구축(Goal 16)은 모두 사회적 안전과 직결된 목표들이다.
기업 경영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분명하게 나타난다. ESG는 단순한 환경경영을 넘어 기업이 사회와 공동체에 대해 어떠한 책임을 담당하는가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환경(Environment)은 기후와 생태계 보호를 의미하며, 사회(Social)는 노동, 인권, 안전, 지역사회 기여 등을 포함한다. 그리고 지배구조(Governance)는 투명하고 책임 있는 조직 운영을 뜻한다. 특히‘사회(S)’영역에서 강조되는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안전경영이다. 안전경영은 더 이상 단순한 산업재해 예방이나 시설관리의 차원이 아니다. 오늘날의 안전경영은 인간 존중의 철학을 기반으로 한 조직문화의 문제이며,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과 연결되는 가치이다. 기업이 노동자의 안전을 보호하고, 시민의 생명과 환경을 고려하며, 위험을 사전에 관리하는 것은 곧 사회적 책임의 실천이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 속에서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개념이 바로‘국민안전인성’이다. 국민안전인성이란 단순히 재난 대응 기술이나 안전지식만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생명을 존중하고 위험을 예방하며 공동체의 안전을 함께 지키려는 시민의식과 윤리적 태도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안전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가치로 인식하는 인성적 기반이라 할 수 있다. 재난 연구자들은 재난 대응 능력의 상당 부분이 제도나 장비보다 시민의 행동과 문화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재난 대응이 뛰어난 사회는 공통적으로 시민의 규범의식, 질서, 공동체의 책임감이 강하다. 이러한 문화적 토대가 있을 때 국가의 안전 정책과 기업의 안전경영도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이 점에서 국민안전인성은 SDGs와 ESG의 정신과 깊은 공통점을 가진다. SDGs가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는 결국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 책임을 기반으로 한다. ESG 역시 기업이 단기적 이익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윤리적 경영을 요구한다. 즉 국민안전인성은 시민 차원의 가치이며, ESG는 기업 차원의 실천이고, SDGs는 국제사회가 합의한 공동의 목표라 할 수 있다. 세 가지는 서로 다른 영역에 있지만 궁극적으로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안전정책과 안전경영은 기술 중심의 접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안전문화와 인성’을 핵심 요소로 삼아야 한다. 학교 교육에서는 생명 존중과 안전의식을 인성교육과 결합하여 가르쳐야 하며, 기업은 안전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하는 경영 철학을 확립해야 한다. 또한 정부와 사회는 안전을 공동체 윤리로 정착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계몽과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한국 사회는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물리적 인프라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안전문화의 성숙은 여전히 요원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제는 안전을 제도와 규정에만 의존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시민의식과 조직문화 속에 내재화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국민안전인성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에 국민안전인성 교육문화 연구회(안교연) 활동을 통해 “왜! 안전인성에 주목해야 하는가?”공저집필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므로 국민안전인성은 거창한 구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작은 규칙을 지키는 습관, 위험을 보면 먼저 알리는 책임감, 타인의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가치가 사회 전반에 확산될 때 국가의 안전 수준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미래는 경제성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중심에 두는 가치에서 출발한다. SDGs와 ESG가 세계가 향하는 방향이라면, 국민안전인성은 우리가 그 길을 걸어가기 위해 갖추어야 할 시민적 토대이다. 안전은 제도가 아니라 문화이며, 기술 이전에 인성이다. 이제 우리는 국민안전인성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와 책임 있는 안전경영의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성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