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Hamid Roshaan/ Unsplash.com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파키스탄에서 무슬림 남성의 구애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20대 기독교 여성이 자택에서 총에 맞아 숨지는 참혹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9월 1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파키스탄 기독교 박해와 종교 소수자 대상 범죄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무마되는 현지의 고질적인 악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유가족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3일 파키스탄 라왈핀디 도크 라타 지역에 거주하는 기독교인 여성 사바 메흐부브(21)의 자택에 무슬림 이웃인 아드난 버트가 권총을 들고 난입했다. 남편과 별거 중이던 사바의 집 안에는 당시 16세 이복동생 아누쉬와 삼촌들이 함께 머물고 있었다.

버트는 삼촌들에게 권총을 겨누며 방에서 나가라고 위협한 뒤 사바가 자신을 모욕하고 배신했다며 뺨을 때리고 폭언을 퍼부었다. 직후 그는 사바의 이마를 향해 무자비하게 방아쇠를 당겼고 피해자는 현장에서 즉사했다. 피해자의 오빠인 여호수아 메흐부브는 버트가 평소에도 사바를 지속적으로 괴롭혀 왔으며 최근 사바가 시장에서 그의 부당한 구애를 단호하게 거절한 것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살해 현장 목격한 10대 동생 납치 및 허위 자백 강요

범행 직후 버트의 만행은 납치와 협박으로 이어졌다. 그는 끔찍한 살인 현장을 목격한 16세 동생 아누쉬를 총으로 위협해 밖으로 끌고 나갔다. 이후 밖에서 대기 중이던 공범과 함께 아누쉬를 납치해 자신의 친척 집으로 끌고 간 뒤 경찰에 진실을 말하면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살인 누명을 쓸 것을 강요했다.

버트 일당은 감금된 아누쉬의 아버지와 다른 가족들에게도 연락해 경찰에 사건을 접수할 경우 일가족을 몰살하겠다고 위협했다. 결국 생명의 위협을 느낀 가족들이 무장한 범인들의 요구대로 고소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아누쉬는 납치 다음 날인 4일 오후 무사히 풀려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누쉬가 누나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친척들과 병원을 찾았을 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그의 진술을 확보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자초지종을 파악한 경찰은 아누쉬를 사건의 공식 고소인으로 세우고 가해자의 보복을 막기 위해 아누쉬 부자를 보호 구금 조치했다. 이후 최초 정보 보고서(FIR)가 정식으로 접수됐으나 가해자 버트는 법원으로부터 체포 전 보석을 허가받아 거리를 활보하고 있어 편파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사회 분노 확산 및 경찰 수사 축소 우려

사바의 억울한 죽음과 가해자의 뻔뻔한 행보가 알려지자 도크 라타 지역 사회는 큰 분노에 휩싸였다. 현지 기독교인들은 물론 무슬림 주민들까지 거리로 나와 버트의 즉각적인 체포와 구속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현지 언론인 타리크 차만과 유가족 일각에서는 경찰이 미성년자인 아누쉬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부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했다. 경찰은 아누쉬 부자를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이에 유가족과 지역 원로들은 투명한 수사를 위해 사건을 관할 경찰서가 아닌 고위급 경찰 간부에게 이관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현지 소식통들은 가해자인 버트 일가가 화려한 범죄 전력을 가진 세력인 만큼 향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유가족이 이들의 외압에 굴복해 억지 합의를 종용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파키스탄 기독교 박해 심화 및 종교 소수자 인권 위기

국제 인권 단체들은 이번 사건이 파키스탄 내 종교 소수자들이 마주한 구조적 폭력과 사법 불신의 민낯이라고 지적했다. 파키스탄 종교 소수자 특히 여성들은 성폭력 강제 개종 신성모독 모함 등 무분별한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으며 가해자들은 솜방망이 처벌과 사법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고 있다.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인 오픈도어즈는 올해 발표한 2026년 세계 감시 목록에서 파키스탄을 기독교인이 살기 가장 척박하고 위험한 국가 8위로 선정했다. 단체는 파키스탄 기독교 박해의 주된 요인으로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시스템화된 종교 차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군중 폭력 그리고 가해자를 비호하는 부패하고 허술한 법 집행을 꼽으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개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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