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X. 삶과 죽음의 자연적 우주 과정을 너머서는 영원한 생명 세계 개통: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여신 예수
예수의 부활은 우리 인류에게 죽음을 넘어서 영원한 생명의 세계가 있음을 보여주셨다. 우주 역사는 희랍인이 표상(表象)하는대로 돌고 돌아 제자리로 되돌아 오는 영겁회귀의 과정이 아니라 목적지향적이며, 종말이라는 대단원이 있다. 그리고 죽음이란 하나님이 창조하신 우주 질서, 삶과 죽음이라는 거대한 우주질서의 어두운 부분에 속할 뿐이다. 죽음은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거대한 우주과정의 터널이다. 터널을 통과해야만 빛이 지배하는 생명의 세계에 도달한다. 삶과 죽음이란 우주과정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다.
이러한 우주의 자연적 과정을 너머서서, 성경은 부활 사건을 통하여 자연적 우주의 과정을 넘어서서 죽은 자의 부활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말해주고 있다. 이제 예수의 부활은 이러한 삶과 죽음이란 자연적 우주과정 너머로 전혀 새로운 영원한 생명의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예수의 부활을 통하여 이 영원한 세계가 개통되었다. 성경은 역사와 우주의 시간이 끝나는 종말에 죽은 자들이 부활한다는 것을 증언한다. 예수의 부활은 이러한 하나님의 우주적 구원 경륜에 대한 증거다. 부활은 이제 죽음이 극복된 영원한 삶의 세계가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예시(豫示)해주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보낸 서신에서 다음같이 말한다: “만일 죽은 자의 부활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다시 살지 못하셨으리라. 그리스도께서 만일 다시 살지 못하셨으면 우리의 전파하는 것도 헛것이요 또 너희 믿음도 헛것이며”(고전 15:13-14). 예수를 믿는 자들에게 영원한 생명이 약속된 것이다.
부활 생명이란 이러한 삶과 죽음의 과정을 너머서는 새로운 차원의 하나님 세계통치의 모습을 보여준다. 부활은 죽음이 죽은 곳이며, 삶이 영원히 지속되는 곳이다. 하나님 자신은 생명 자체이시기 때문이다. 부활하신 예수는 이 영원한 생명의 길을 인류에게 몸소 보여주신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가 실제로 죽으시고 살아나심으로 영원한 생명, 단지 영혼의 지속함이 아니라 몸이 다시 살아나셔서 더 이상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아니하는 영생의 길을 보여주신 것이다. 예수의 부활사건은 영혼의 재생이나 환생이 아니라 영과 몸의 부활이라는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에 대한 약속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예수는 시공간을 너머서서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요 11: 25-26). 예수부활로 말미암아 그를 믿는 자들에게 영원한 생명이 약속된 것이다.
예수의 부활 사건은 그의 복음사역이 십자가 죽음으로 끝나도록 하지 않았다. 그의 부활을 목격한 제자들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예수가 살아 나셔서 주와 그리스도가 되셨다”는 케리그마를 예루살렘에서 선포하였다. 예전 예수가 체포되었을 때 뿔뿔이 도망갔던 때와는 전혀 달리 이들은 마가의 다락방에 집결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썼다. 이들은 오순절날 부활하신 예수가 보내신 성령의 권능을 받고 예수 부활의 담대한 증인이 되었다. 부활한 예수를 증언하기 위하여 헌신하는 제자들의 모임이 초대 예루살렘 교회 공동체가 되었다.
이제 나사렛 예수는 더이상 과거의 인물이 아니다. 예수는 말씀하신다: “나는 이제 세세토록 살아 있다”(I am alive for ever and ever)(계 1:18b). 그는 그의 공동체 안에서 현재하시고 가까운 미래에 곧 다시 오신다. 나사렛 예수는 제자들의 공동체 안에서 그들에게 임재하시는 성령 안에서 현재적 그리스도가 되었고, 다시 오신다는 약속 안에서 미래적 그리스도로 다가오신다. 예수 그리스도의 현재성(제5부)과 미래성(제6부)은 제3권(예수 그리스도의 현재성과 미래성)에서 논구될 것이다. (계속)
김영한(기독교학술원장, 샬롬나비 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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