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기술 자립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코스피가 장중 8% 넘게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대형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26% 내린 6400.27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지수 하락 폭이 빠르게 확대됐다.
코스피200 선물가격과 현물시장 변동에 따라 오전 9시 6분께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후에도 낙폭이 줄지 않고 코스피가 장중 8% 이상 하락하면서 오전 10시 13분께 유가증권시장 전체 매매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닥도 매도 사이드카…반도체 대형주 급락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3.12% 하락한 741선에서 출발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오전 9시 14분께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을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반도체 대형주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오전 10시 45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9.44% 내린 23만원에 거래됐다. SK하이닉스는 10.57% 하락한 162만4000원을 기록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시장 지위와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압박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상하이 증시 상장을 계기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존 메모리 업체를 빠르게 추격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했다.
중국산 DUV 노광장비 생산 소식도 부담
중국이 반도체 핵심 장비인 노광장비의 자체 생산에 나섰다는 소식도 증시 하락 요인으로 거론됐다.
미국 온라인 매체 디 인포메이션은 지난 27일 중국 기업이 올해 침지식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생산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DUV 노광장비는 반도체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새기는 핵심 설비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노광장비를 자체 생산할 경우 대외 제재에 따른 장비 조달 부담을 일부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디 인포메이션은 이번 성과가 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에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에 도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산 장비가 성능과 신뢰성 측면에서는 기존 제품보다 뒤처져 있으며, 본격적인 대량생산에 앞서 추가 시험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미국 반도체주도 동반 약세
중국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경계감은 앞서 미국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7일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4.99% 하락했다. 마이크론은 2.25%, AMD는 5.17% 떨어지는 등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반도체주의 하락 흐름이 국내 시장으로 이어진 가운데 CXMT 상장과 중국산 노광장비 생산 소식까지 겹치면서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됐다.
시장에서는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수준과 생산 능력,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급에 미칠 영향이 향후 국내 증시 변동성을 좌우할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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