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구 장로
이훈구 장로

성경은 자녀교육을 언제나 가정의 이야기로 들려준다. 교회가 있고 제도가 있어도, 믿음은 결국 집 안에서 시작된다. 그 사실을 가장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증언하는 인물들이 바로 로이스와 유니게이다. 이 두 여인의 이름은 성경에 단 한 번 등장하지만, 그 영향력은 신약 교회사 전체에 깊이 남아 있다.

로이스와 유니게는 사사도 아니고 선지자도 아니며, 공식적인 직분을 가진 인물도 아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디모데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이 두 여인을 기억한다.

“이는 네 속에 거짓이 없는 믿음이 있음을 생각함이라. 이 믿음은 먼저 네 외조모 로이스와 네 어머니 유니게 속에 있더니, 네 속에도 있는 줄을 확신하노라” (디모데후서 1:5)

바울은 디모데의 사역 능력보다 그의 믿음의 출처를 강조한다. 이는 자녀교육에서 무엇이 진짜 유산인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도 집 안에서 살아낸 믿음은 다음 세대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자녀교육의 성과는 무대 위가 아니라 식탁과 잠자리 곁에서 드러난다.

필자는 막내아들이 사춘기 시절에 교회에서 맡은 일로 힘들어하는 나의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 준 적이 있다. 맡은 직분을 잘 감당하기 위해 한 일이었지만, 사춘기였던 아들의 입장에서 보면 교회 일로 인해 힘들어하고 논쟁하는 아버지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 시기에 아들의 신앙이 잠시 흔들렸던 때도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아버지의 모습이 자녀에게 어떻게 비추어졌을지를 생각하게 되며 많은 반성과 후회가 남는다. 아들의 신앙을 더 잘 이끌어 주어야 할 시점에 그러지 못했던 아버지로서, 디모데의 어머니와 외할머니의 신앙과 자녀교육이 참으로 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전해진 ‘거짓 없는 믿음’

디모데의 가정환경은 결코 이상적이지 않았다. 성경은 그의 아버지가 헬라인이었다고 기록한다. 이는 신앙적으로 믿음의 일치를 이루기 어려운 가정이었음을 암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모데는 어릴 때부터 성경을 배웠다.

“또 네가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 (디모데후서 3:15) 이는 로이스와 유니게가 환경을 핑계로 신앙교육을 미루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들은 자녀가 아직 어릴 때 이해의 깊이를 따지기보다, 말씀에 익숙해지는 삶을 먼저 살게 했다.

오늘날 많은 부모가 말한다. “아이가 아직 어려서요.”, “조금 더 크면요.”

그러나 성경은 말한다. 믿음 교육은 빠를수록 깊어진다. 필자는 아들이 어릴 때 말씀으로 충분히 가르치지 못했고, 말씀 가운데 모범적인 신앙생활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 주지 못한 채 교회 일로 논쟁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 참으로 미안하고, 아버지로서 부끄러운 일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로이스와 유니게 자녀교육의 핵심은 정보 전달이 아니라 삶의 전수였다. 디모데 안에 있는 믿음은 ‘배운 신앙’이 아니라 ‘물려받은 신앙’이었다. 바울이 말한 “거짓이 없는 믿음”이란, 말과 삶이 분리되지 않은 진짜 믿음을 뜻한다.

디모데는 훗날 바울의 가장 신뢰받는 동역자가 되었고, 에베소 교회를 맡은 젊은 목회자가 되었다. 그가 흔들릴 때마다 바울은 다시 이 가정을 상기시킨다.

“너는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라” (디모데후서 3:14)

자녀가 흔들릴 때 붙잡는 것은 부모의 말이 아니라 부모의 삶이다. 이 말씀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자녀에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가르침보다, 부모로서 말과 삶이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최고의 신앙교육임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한 가정의 신실함이 한 시대를 세우다

로이스 → 유니게 → 디모데로 이어진 믿음의 흐름은 성경이 보여 주는 가장 아름다운 자녀교육의 그림이다. 화려한 사건도, 극적인 기적도 없지만 지속된 신실함이 한 사람을 세웠고, 그 한 사람이 초대교회의 중요한 기둥이 되었다.

이는 오늘의 부모와 조부모에게 큰 위로이자 도전이 된다. “내가 하는 이 작은 신앙의 습관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성경은 이렇게 답한다. 한 세대의 신실함은 다음 세대의 사명이 된다.

가정은 가장 강력한 신앙교육의 현장이다. 교회보다 먼저 믿음을 배우는 곳은 집이다. 환경이 어려울수록 부모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완벽한 조건보다 필요한 것은 신실한 어른 한 사람이다. 조부모의 신앙은 결코 부수적인 역할이 아니다.

로이스의 믿음이 유니게를 살렸고, 유니게의 믿음이 디모데를 세웠다. 자녀에게 남길 최고의 유산은 ‘거짓 없는 믿음’이다. 말과 삶이 일치하는 신앙이 가장 오래 남는다. 로이스와 유니게는 자녀에게 ‘완벽한 환경’을 주지는 못했지만,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물려주었다.

필자의 어머니는 믿지 않는 유교 집안에 시집오셔서 결혼 후 믿음을 가지게 되셨고, 나의 어린 시절에 올바른 신앙을 몸소 실천하시며 삶으로 보여 주신 분이셨다. 그 덕분에 나는 어머니로부터 믿음의 유산을 물려받아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고, 이제는 나의 자녀와 손주들까지 4대에 이르기까지 자손 대대로 믿음 안에서 살아가며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가 되는 가정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늘 기도하게 된다.

어떤 환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신앙, 바로 그것이 디모데를 세운 로이스와 유니게의 자녀교육이며, 오늘 우리가 본받아야 할 자녀교육의 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 핵심 포인트 ] 가정 안에서 이어진 믿음의 계승 – 로이스와 유니게

* 믿음은 교회보다 먼저 가정에서 시작되며, 집 안의 삶이 신앙의 뿌리가 된다.
* 이름 없는 신실한 부모의 삶은 다음 세대에 ‘거짓 없는 믿음’으로 계승된다.
*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말씀을 가까이하게 한 가정이 흔들리지 않는 신앙을 만든다.
* 자녀교육은 가르침이 아니라, 말과 삶이 일치된 신앙의 전수이다.
* 한 가정의 지속된 신실함은 한 사람을 세우고, 그 한 사람이 교회를 세운다.

이훈구 장로 G2G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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