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독교교육협회는 30일 저녁 온라인 줌(zoom)으로 '7월 월례 줌 세미나'를 "신앙과 학업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자녀 교육 처방전"이라는 주제로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자녀의 신앙과 학업을 서로 경쟁하는 가치로 구분하지 않고, 성경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삶의 여러 영역을 통합해야 한다는 자녀교육 방향이 제시됐다.
‘신앙과 학업,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자녀 교육 처방전’을 주제로 강의한 이현수 NOVA기독교교육연구소 소장은 그리스도인 부모들이 신앙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진로나 입시 문제에 직면하면 세상의 성공 기준을 우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기독교교육학 박사인 이 소장은 신앙이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는 한편, 학업은 자녀가 세상 속에서 살아갈 길을 마련해 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두 영역 가운데 하나를 포기하기보다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라는 관점에서 신앙과 학업을 균형 있게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입시·SNS가 자녀의 삶을 결정하는 기준 돼
이 소장은 다음세대를 둘러싼 대표적인 관점으로 입시 세계관과 ‘옆집’ 세계관, SNS 세계관, 세상 문화 세계관을 제시했다. 학원 강사나 입시 전문가의 공부법이 학업의 절대적인 기준이 되고, 다른 가정의 집과 자동차, 소득 수준이 생활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SNS에서 주목받는 모습과 유행하는 경향이 삶의 방향을 좌우하거나, 세상에서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을 별다른 분별 없이 진리로 받아들이는 현상도 다음세대의 세계관 형성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자기 자신을 사고의 중심에 놓는 개인주의와 목표 달성을 최고의 가치로 보는 성공주의, 돈을 절대적인 가치로 여기는 맘몬주의가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정과 교회, 국가 등의 권위가 약화되는 탈권위주의와 외모로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외모지상주의 역시 자녀들이 접하는 주요 가치관으로 제시했다.
이어 리처드 니버의 저서 『그리스도와 문화』에 나타난 유형을 토대로 그리스도인과 문화의 관계도 설명했다. 문화와 대립하거나 문화를 수용하는 관점, 그리스도를 문화 위에 두는 관점, 신앙과 문화의 긴장 관계를 인정하는 관점, 그리스도의 구속을 통해 문화를 변화시키려는 관점 등을 소개하며 세상 문화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분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모가 먼저 세상의 메시지를 분별해야”
이 소장은 자녀가 접하는 세계관을 분별하려면 부모와 교사가 먼저 세상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상 문화가 제시하는 내용을 인식한 뒤 선과 악을 분별하고, 성경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더욱 건전한 접근이 무엇인지 자녀와 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분별한 내용을 실제 삶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토론과 제자훈련, 기도가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특정 문화를 금지하거나 거부하는 데 머물지 않고, 자녀가 무엇을 믿고 따라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소장은 오늘날의 자녀들이 인생과 윤리, 진로, 신앙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마주하지만 부모와 교사 역시 이에 대한 분명한 기준을 갖지 못한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녀의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려면 먼저 부모가 무엇을 믿는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관과 감성, 기존 가치의 해체를 특징으로 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 아래 개인의 생각과 감정이 정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판단 기준은 자유를 제한하는 장치가 아니라 무엇이 안전하고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틀이며, 삶에서 마주하는 여러 질문에 답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기독교 세계관, 성경의 렌즈로 삶을 해석하는 안목
이 소장은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을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삶의 기준과 근거로 삼겠다는 결단으로 설명했다. 성경을 통해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고, 인생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 기독교 세계관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세계관은 세상과 인생을 바라보는 창이자 사물을 분별하는 안목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기준은 세상과 타인, 사건을 바라보는 방식에 영향을 주며, 선천적인 성향뿐 아니라 가정과 학교, 교회 등 자신이 속한 환경과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고 했다.
특히 교육은 세계관을 형성하고 전달하는 강력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부모나 교사가 의도적으로 가르치는 내용뿐 아니라 일상에서 보이는 행동과 언어, 분위기,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해 가르치지 않은 내용까지 자녀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강의에서는 교육과정을 형식적 교육과정, 잠재적 교육과정, 영의 교육과정으로 구분했다. 성경과 교리, 공과 교재처럼 계획된 교육뿐 아니라 가정과 교회의 문화와 분위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태도, 교육에서 의도적으로 제외한 내용도 자녀에게 하나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이 같은 점에서 기독교교육을 지식 전달에 머무르지 않고 기독교 세계관을 형성하는 교육으로 규정했다. 부모와 교사의 신앙이 삶을 통해 자녀에게 전해지는 만큼 신앙은 말로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녀의 강점 관찰하고 작은 성공 경험 쌓아야
이 소장은 신앙과 학업을 함께 세우기 위한 실천 방안으로 자녀의 삶을 구조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삶의 여러 부분을 각각 분리하기보다 작은 요소들을 하나의 전체적인 방향 안에서 연결하고, 자녀의 인생 전반을 바라보며 시기별로 필요한 과제를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자녀의 강점을 발견하고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어떤 직업을 갖고 싶은지를 묻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질문하는 방식으로 대화의 초점을 명사에서 동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자녀의 기질과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도전을 제시하고 작은 성취를 경험하도록 돕는 일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사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즉각 사용을 중단시키기보다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보고, 자녀가 시청하는 콘텐츠를 스스로 점검하도록 안내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자녀에게는 부모가 여러 감정 단어를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정서적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학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자녀에게는 아이에게 맞는 학습법을 함께 찾고, 과제를 포스트잇이나 점검표로 나눠 작은 성공 경험을 쌓게 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교회 안에서 학업을 함께 나누는 학습공동체를 만들고 공부를 시작하기 전 짧은 기도문을 읽는 방법도 제안했다.
돈과 물건으로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지 않도록 부모의 언어 습관을 점검하고, 하나님 안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이해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시간 관리에서는 고정 일정을 먼저 기록하고 계획 도구를 활용하되, 하나님을 삶의 중심에 두고 다른 일정의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서는 새로운 음식을 조금씩 경험하는 ‘한 입 규칙’을 적용하고 작은 성공을 격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태도를 가르칠 때는 경쟁보다 협력에 시선을 두고, 자신의 말과 행동을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소장은 부모와 교사의 세계관이 일상의 작은 말과 행동을 통해 자녀에게 전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독교 세계관이 실제 가치관과 생활 습관으로 자리 잡으려면 일회적인 교육에 그치지 않고, 가정과 교회에서 지속적인 대화와 실천이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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