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인류학자 로빈 던바(Robin dunbar)에 의하면,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이름과 얼굴을 알 수 있는 대상은 천명에서 오천 명 정도인데, 그중에 15명 정도를 진정한 친구로 사귀고, 마지막까지 남는 친구는 평균 5명 내외라고 한다. 세상에는 좋은 친구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이웃도 있다. 그런 면에서 바울은 복음을 위해 신실한 동역자들을 많이 배출한 위대한 선교사이었다. 하나님께서 특별하게 그런 동역자들을 많이 붙여주셨다 싶다.
그 많은 동역자 중,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에 대해 바울은 파격적인 칭찬을 했다.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의 동역자들인 브리스가와 아굴라에게 문안하라, 저희는 내 목숨을 위해 자기의 목이라도 내어놓았다.” 이런 말씀은 쉽게 할 수 없는 고백이고, 아무에게나 할 수 없는 말씀이다. 간혹 신하가 왕에게 아부하려고 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브리스길라 부부가 살았던 집이 로마, 치르코 마시모(Circo Masimo, 대 전차경기장) 뒤쪽에 유적으로 남아 있다. 그 집에서 내려다보면, 대 전차경기장과 그 경기장과 잇대어 있는 로마의 왕궁이 있는 팔라티노 언덕 뒤편으로 웅장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견고한 왕궁 건물들을 바라보며 그곳에 거하는 사람들이 복음으로 돌아오도록 아굴라부부는 늘 기도했겠다 싶다.
그 부부는 가는 곳마다 가정교회를 세워 예배드리고 복음을 전했다. 성서학자들에 의하면 아내 브리스길라는 로마의 귀족 출신으로 보고 있다. 그런 그녀가 로마의 속주인 본도(현, 터키)출신 유대인 아굴라와 결혼했다.
당시로는 파격적인 행보다. 아마도 복음 때문이었을 게다. 1세기 로마는 철저하게 귀족은 귀족끼리 결혼하였고, 로마인이 시민권이 없는 속 주민과 결혼하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성경에 남편의 이름보다 아내의 이름이 먼저 나오는데, 그것은 아내가 남편보다 헌신의 질량이 탁월했거나 신분이 높았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본다.
이 부부가 로마에서 추방당해 고린도로 가게 된 이유는 로마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이 폭동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을 보고 받은 클라우디우스 황제는 유대인들에게 추방 명령을 내렸다(AD49년). 황제의 명령에 유대인이었던 남편 아굴라만 떠나면 되었는데, 부인도 쫓아갔다. 그 후, 고린도에서 사도 바울을 만났고 함께 천막을 만드는 업에 종사했다. 로마서를 서기 57년경에 고린도에서 보냈으니, 이들 부부가 사도 바울과 상당한 기간을 교제했다 싶다. 또한 바울이 고린도에서 배 타고 수리아로 갈 때 그 부부도 동행했다(행18;18).
바울은 그를 에베소에 머물도록 했고, 거기서 그 부부는 아볼로를 만났다(행18;24-26). 그는 당시 학문이 높은 알렉산드리아 출신 유대인으로 예수님에 대해 알았던 사람이었다. 아볼로는 언변이 뛰어났고 성경에 해박한 지식을 가졌으나 세례요한의 세례만 알았고, 세례요한이 전한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과 성령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그런데도 담대히 예수 그리스도를 전했다. 그러자 브리스길라 부부는 회중들 앞에서 당신은 예수님의 구속과 성령에 대해서는 무지하군요? 라고 대놓고 비평하지 않고 조용한 곳으로 데려가 하나님의 도를 정확하게 가르쳐주었다. 그러자 아볼로는 더욱 담대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여 유대인의 주장을 압도할 수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브리스길라 부부의 탁월한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또한 브리스길라 부부는 에베소에서 가정교회를 세웠고(고16;19), 얼마 후에 로마로 돌아간 뒤 그곳에서 또한 가정교회를 세웠다. 그래서 바울은 로마서 16;5절에, 또 저희 집에 있는 교회도 문안하라고 했다.
그렇다면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언제 복음을 받았을까? 자세히는 알 수 없으나 역사적으로 그 부부가 로마에서 추방된 이유가 그리스도(Cristus)로 인한 다툼 때문이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예수님으로 인해 심각한 소요 사태가 일어났고, 그 이유로 로마에서 추방을 당했으니 그 부부는 이미 복음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 후 바울과 함께 고린도에서 천막을 만들며 더욱 깊은 진리를 배우게 되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그 부부는 영적으로 복된 인생이다 싶다. 복음의 불타는 심장을 가진 사도 바울을 만나 그의 가르침을 철저하게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부부는 결국 전도자 바울을 위해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는 헌신자가 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당신 곁에는 어떤 영적 스승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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