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웰다잉 심포지엄 서울신대 각당복지재단
심포지엄이 열리는 모습. ©노형구 기자

서울신학대학교(총장 황덕형, 이하 서울신대)가 주최하고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교육부와 각당복지재단(이사장 라제건)이 후원하는 ‘기독교 웰다잉 심포지엄’이 10일 서울신대 존 토마스 홀에서 개최됐다. ‘죽음을 준비하는 신앙, 삶을 완성하는 복음’을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진정한 웰다잉과 천국 소망의 신학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주요 발제자로 나선 홍정길 목사(밀알복지재단 이사장)는 웰다잉의 핵심을 ‘예수 그리스도와의 첫 만남과 천국 소망의 회복’으로 정의하며 발제를 시작했다. 홍 목사는 “1965년 7월 예수를 처음 영접했다. 태양보다 더 밝은 빛을 경험했다. 천국의 빛이었다. 사도바울이 복음을 증거할 때 자신을 다메섹 도상에서 주님이 만나주셨다고 강력히 말했다. 주님을 만난 뜨거운 경험이 없다면 성화를 말할 수 없다. 웰다잉을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던 첫 시간을 기억하고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생길의 세 가지 조건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첫 번째 조건으로 짐을 덜어내는 자유를 꼽은 그는 “여행고수들은 짐이 적어야 한다. 우리가 가는 일생 길에 짐을 하나하나 덜어야 한다. 소유보다 자유를 더 좋아해야 한다. 소유하면 메인다. 하나님의 본질은 자유다. 모세가 물었을 때 하나님은 스스로 있는 자라고 말씀하셨다. 동양에는 자유라는 단어가 없다. 메이지 유신 때 조선에 들어온 개념이다. 왕정 시대는 왕의 명령이 법이다. 자유는 없다. 자유이신 하나님의 형상을 닮는 것이 인간의 최대 축복이다. 그 자유라는 형상이 우리에게 새겨지는지가 중요한 조건이다. 있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면 자유는 획득될 수 없다”고 말했다.

두 번째 조건으로는 참된 동반자를 제시했다. 홍 목사는 “인생길은 좋은 동반자가 있어야 한다. 1965년 예수 영접 이후 CCC 간사로 활동할 당시 하용조와 김지철을 가르쳤다. 1967년 총신대에 입학했고, 1968년 총신에서 옥한흠을 만났으며 1969년 수원 서울농대 집회에서 이동원을 만났다. 지금은 나를 꾸중해주는 이가 없다. 아무도 조언해주는 친구가 없다. 진짜 친구는 쓴소리해주는 이다. 아내 밖에 진짜 친구가 없다. 잔소리를 잘한다”고 언급했다.

세 번째 조건으로는 돌아갈 집의 확신을 들었다. 그는 “여행의 가장 큰 기쁨은 돌아갈 집이 정해진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설교들은 내세에 대한 확실성을 잃어버렸다. 성결교 목회자 이성봉의 천로역정 강의에 깊은 감동을 받았었다. 하나님 나라라는 개념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게 틀렸다고 본다. 이 땅은 하나님 나라가 없다. 우리의 진짜 확실한 하나님 나라는 천국이다. 찬송가 대부분은 천국을 지향하고 있다. 저는 종양, 전립선 암을 갖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길은 천국을 찬양하는 찬송가를 부르는 것이다. 우리 인생의 목적지는 천국이다. 그래야 마음의 설레임과 준비를 갖고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한국교회 신학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홍 목사는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뤄가자는 신학적 개념으로 인해 주일성수, 십일조 개념은 사라지고 있다. 성경을 하나님 말씀대로 받지 않는다. 주님이 나를 기다리고 계시는 천국을 기다리며 바라보며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이다. 은혜로 주님 앞에 서는 그날까지 이 현실은 기독교의 목적이 아니라, 천국을 대비하는 곳이다. 천국을 강조해서 현실을 도피하는 게 아니다. 내세를 강조할 때마다 거룩과 부흥이 일어났다. 하나님 앞에서 내 인생을 드린다는 마음으로 산다면, 말씀에 대한 순종이 더욱 강해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요즘 신학은 현실의 부요함, 불신자들의 비위 맞추기에 집중돼 있다. 합리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독일 신학이 합리주의에 기반했지만 교회 신자는 전국민의 1%에 불과하다. 주께서 주신 말씀을 그대로 믿는 신앙이 필요한데, 합리화에 매몰된 게 현재 한국교회의 신학의 문제다”라며, “그저 불신자들과의 대화에 집중돼 있다. 불신자들이 신자를 멸시하는 이유는 신자들이 불신자들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목적지가 다른데도 왜 불신자의 비위를 맞춰줘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1960~70년대 부흥은 천국에 대한 강한 소망을 기초로 됐다. 기독교는 설득이 아니다. 천국 소망을 전파하는 것이다. 내 속에 천국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공산주의와 싸울 수 있었다”고 전하며, “세상의 가장 좋은 친구 예수 그리스도, 외로울 때 나를 떠나지 않으신 주님이다. 이제껏 내가 산 것은 주님의 은혜라. 그 주님이 나를 인도하실 것이다. 기도가 안 되면 찬송가를 부르라”고 권면했다.

끝으로 홍 목사는 “천국은 확실한 장소다. 그리고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착하고 충성된 종, 악하고 게으른 종으로 구분될 것이다. 우리에게 주신 자유로 하나님을 섬긴 기록만 하나님 앞에서 진짜로 남을 것이다. 천국은 만남의 장소다. 그리고 이 땅에 사랑했던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곳이다. 아무리 사랑했어도 사람으로 채워질 수 없는 사랑의 근본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곳이다. 천국을 잊고 사는 한국교회, 천국의 소망을 자녀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한국교회는 소망이 없다. 그저 현실과의 타협에 매몰될 뿐이다. 그저 현세를 충실히 살 것인가에 대한 것일 뿐이다. 죽음 문제 앞에서 확실한 천국 소망을 가르쳐야 한다. 이성봉 목사의 마지막 설교는 천국에 관한 것이었다. 이것이 확실하면 부흥이 임한다”고 강조하며 발제를 마쳤다.

기독교 웰다잉 심포지엄 서울신대 각당복지재단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노형구 기자
송길원 목사(하이패밀리 대표)는 최근 부친상을 치른 경험을 전하며 기독교적 장례 문화와 웰다잉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송 목사는 아버지의 임종 당시 “증손 맞이하셨잖아요”라는 위로 속에 편안히 숨을 거두셨다고 전했다. 이어 장례식 당시 전통적인 조화나 육개장 대접을 거부했던 이유에 대해 “무속신앙에 가까운 문화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인근 상권 살리기를 위해 지역 맛집을 예약해 하객들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삶은 ‘나는 무엇을 선택했고 어떻게 살았으며 어떻게 기억되는가’로 요약될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비타 악타’, 곧 남겨진 삶”이라며 죽음은 유산을 남기는 삶이자 시작임을 강조했다. 송 목사는 “장례식 이후 고인을 기억하는 사진과 미술작품을 전시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기억하도록 하는 시공간으로 장례식을 조성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시각장애인이었음에도 삶을 원망하거나 불평하지 않았던 아버지의 기억을 6남매가 함께 나누며 장례식이 아버지를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며 “아울러 ‘오무오유 장례’를 통해 상가집이 아닌 웃음이 끊이지 않는 잔칫날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회고록 작성과 허토 등을 통해 미리 죽음을 경험해 보는 실천적 웰다잉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심포지엄에 앞서 진행된 예배에서는 윤학희 목사(기성 부총회장)가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윤 목사는 “믿는 기독교인은 영생을 약속받았기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죽음 이후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설 것을 믿기에 나의 섬김과 봉사를 통해 다른 이들을 유익하게 하는 웰다잉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기채 이사장(서울신대, 증경총회장)은 축사를 통해 “목회는 잘 죽는 것을 돕는 역할이다. 이 시대의 목회는 죽음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태도로 삶의 웰빙보다 웰다잉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라제건 각당복지재단 이사장은 “1991년 어머니가 맞이하신 아버지의 죽음으로 천국 소망과 웰다잉을 고민하신 끝에 설립하신 각당복지재단이 이 땅의 기독교인들에게 어떻게 하면 잘 죽을 것인지를 인도하는 데 쓰임받기를 바란다”고 뜻을 밝혔다. 황덕형 서울신대 총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심포지엄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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