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아르헨티나의 청년 자살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9월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범죄정책관측소가 최근 발표한 '아르헨티나에서 자살이 하나의 선택지로 나타날 때'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자살 건수는 520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과 비교해 22.6퍼센트 증가한 수치이며 인구 10만 명당 11.8명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보고서는 전체 자살 사망자의 45.3퍼센트가 15세에서 34세 사이의 청년층에 집중되어 있다고 밝혔다. 관측소 측은 해당 연령대에서 자살이 주요 사망 원인 1위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아르헨티나 보건부는 자살을 개인과 가족 사회 문화 지역사회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다면적 문제로 규정하고 있으며 유니세프 아르헨티나 지부 역시 다학제적이고 범부처적인 대응이 시급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 청년 자살률 급증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단편적인 분석을 넘어 청소년들의 실제 생활 환경과 심리적 상태를 반영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학교와 종교 단체 등 청소년들이 주로 머무는 지역사회 공동체 내에서의 관계 형성 방식이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주도적 참여 보장 및 자원봉사자 전문 교육 강화
교육학을 전공한 정치학자 가스톤 브루노는 청소년 관련 활동을 기획할 때 당사자들의 실질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청소년의 시각이 배제된 기획으로는 친밀감이나 소속감을 형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청소년의 문화적 습관과 관심사 여가 활동 등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통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루노는 학교 내에 학생들이 안전하게 대화할 수 있는 소규모 공간이 부족한 현실을 꼬집으며 각 학생의 의견과 경험이 존중받는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청소년들의 기분 변화나 출석률 교우 관계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조치가 아닌 지속적인 관찰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교회 및 기독교 단체 등에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전문성 강화도 주문했다. 브루노는 자원봉사자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청소년 정신 건강 지원에 임하더라도 전문가 수준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원봉사자의 역할은 섣부른 진단이 아니라 위험 신호를 조기에 인지하고 적절한 정신 건강 전문가에게 연계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완벽주의 압박 해소 및 정신 건강 전문가 연계 시스템 필수
심리학자 마리아 파울라 추케리노는 복음주의 교회 등에 속한 청년들이 겪는 특수한 심리적 압박에 주목했다. 종교 공동체가 보호막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과도한 죄책감이나 높은 기대치 타인의 판단에 대한 두려움이 오히려 청년들을 심리적으로 고립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도자나 또래 앞에서 완벽한 이미지를 보여야 한다는 강박이 감정이나 가족 갈등 개인적 문제를 털어놓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추케리노는 신앙 공동체가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고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소속감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교회가 정서적 지지망 역할을 수행할 수는 있으나 전문적인 심리 치료나 정신 건강 전문가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영적인 돌봄과 임상적인 의학적 개입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녀는 지속적인 고립감과 짜증 행동 변화 무기력증 학업 성취도 하락 등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위험 신호로 꼽았다. 이러한 징후가 나타날 경우 주변 어른들이 먼저 다가가 소통을 시도해야 하며 특히 자살 시도나 자살 충동 등 즉각적인 위험이 확인되면 지체 없이 전문가의 개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화된 맞춤형 소통 방식 도입 및 세심한 사후 관리 요구
교육학자 나탈리아 주코우스키는 주간 모임 참석 여부로만 청소년의 소속감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스포츠나 근로 가족 행사 등으로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도 개인적인 연락이나 행사 참석 등을 통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러한 사소한 맞춤형 소통이 위기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신뢰 관계를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주코우스키는 청소년들을 획일화된 집단으로 대하지 말고 개개인의 고유한 이야기와 관심사 필요에 집중하는 개인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소그룹 내에서 청소년이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도덕적으로 비판하거나 비밀을 유지하지 못하는 태도는 소통을 단절시킬 수 있으므로 어른들의 신중한 반응이 요구된다고 경고했다.
위기 상황 발생 이후의 사후 관리 방식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자살 시도나 사망 사건 발생 시 유가족과 지인의 사생활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며 섣부른 책임 추궁이나 세부 사항 유포는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했다. 지역사회는 남은 이들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정신 건강 전문가와의 연계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아르헨티나 당국 역시 자살 관련 보도 지침을 통해 선정주의를 배제하고 다면적인 원인을 고려한 책임 있는 소통을 당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훈련된 성인의 존재와 완벽을 강요하지 않는 지역사회 즉각적인 접근이 가능한 정신 건강 지원망의 구축이 청년 자살 예방의 핵심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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