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 라왈핀디 지역에서 21세 기독교인 여성이 자신의 구애를 거절한 무슬림 이웃 남성에게 총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9월 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파키스탄 내 소수 종교인에 대한 범죄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자 사바 메흐부브의 오빠 조슈아 메흐부브에 따르면 지난 9월 3일 오후 9시경 도케 라타 지역에 위치한 사바의 자택에 아드난 버트로 알려진 가해자가 권총을 들고 침입했다. 버트는 약 1년 전 남편과 별거 중이던 사바를 협박한 끝에 총을 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직후 용의자는 범행을 목격한 16세 의붓동생 아누쉬를 납치해 본인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거짓 자백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슈아 메흐부브의 진술에 따르면 사건 당시 아누쉬와 삼촌 마이클, 노미가 방에 있던 중 버트가 사바와 함께 들어와 폭언을 가했다. 버트는 삼촌들에게 권총을 겨누며 방에서 나갈 것을 지시한 뒤 사바가 자신을 배신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폭행을 가했다.
10대 목격자 납치 및 살인 누명 강요 가해자는 사전 구속 영장 기각
폭행 직후 버트는 사바를 정조준해 살해했다. 이후 버트는 총기로 아누쉬를 위협해 밖으로 끌고 나갔으며 대기 중이던 공범과 함께 아누쉬를 버트의 처남 집으로 납치했다. 버트 일당은 아누쉬에게 경찰에 사실을 알릴 경우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며 사바를 죽인 범인이 아누쉬 본인이라고 자백할 것을 강요했다.
아누쉬는 다음 날 오후 5시경까지 감금당했으며 버트는 아누쉬의 아버지를 비롯한 다른 가족들에게도 고소장을 제출할 경우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아누쉬는 가족들이 경찰에 고소하지 않기로 합의한 후에야 풀려났다. 석방 직후 아누쉬는 가족과 함께 누나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고 그곳에서 경찰에 사건의 전말을 진술했다.
경찰은 아누쉬의 증언을 확보해 그를 고소인으로 세우고 아버지와 함께 신변 보호를 위한 구금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고소장 접수에도 불구하고 가해자 버트는 법원으로부터 사전 구속 영장 기각 결정을 받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조슈아는 버트가 오랫동안 사바를 괴롭히고 협박해 왔다고 진술했다. 버트가 시장에서 사바의 길을 막고 희롱하자 사바가 뺨을 때리며 거절한 적이 두 번 있었으며 이러한 단호한 거절이 범행의 동기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역 사회 분노 확산 및 소수 종교인 인권 보호 촉구
사바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도케 라타 지역에서는 기독교인과 무슬림 주민들이 모여 버트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현지 언론인 타리크 차만에 따르면 유족과 지역 주민들은 경찰이 사건 은폐를 위해 아누쉬에게 누나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이를 부인하며 미성년자인 아누쉬와 아버지를 보호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구금 중이라고 해명했다.
가족과 지역 원로들은 아누쉬 부자의 조속한 석방과 함께 공정한 수사를 위해 사건을 고위 경찰 간부에게 이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현지 소식통들은 버트와 그의 가족이 범죄 전력을 가지고 있으며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 측의 협박과 압박에 굴복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파키스탄 내 종교적 소수자들이 성폭력 강제 개종 신성모독 혐의 조작 등 다양한 범죄에 취약하게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해 왔다. 특히 피해자나 가족이 정식 사법 절차가 아닌 외부의 강압적인 합의를 종용받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기독교 박해 감시 기구인 오픈도어즈는 2026년 세계 감시 목록에서 파키스탄을 기독교인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국가 8위로 선정하며 구조적인 차별과 군중 폭력 부실한 법 집행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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