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정석 목사, 이하 한교총)은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상증법 및 법인세법 시행령 재개정 및 법 적용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최근 과세 당국의 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해외선교비에 대한 증여세 과세 위험이 불거지면서, 한국교회의 해외 선교 활동 전반에 심각한 위축과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은 과세 당국이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 및 「법인세법 시행령」 제39조 제1항 제1호 마목을 개정하면서 시작됐다. 종전 공익법인 및 종교 기부금단체의 범위에서 ‘외국법인·비거주자가 운영하는 종교 사업’과 ‘외국 소재 소속 단체’가 제외되고 ‘비영리내국법인·거주자’ 및 ‘국내에 있는 그 소속 단체’로 전면 제한됐다. 이로 인해 한국 교회가 해외 선교사나 외국 선교 기관, 현지 임의단체에 지급하는 해외 선교비가 공익 목적 비과세 혜택에서 제외되고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이번 개정은 신천지가 해외 지부에 85억 원을 송금한 건에 대해 대법원이 2025년 5월 “종전 규정상 과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하자 과세 당국이 자금 유출 방지 법근거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교계는 이로 인해 불거진 개정 조항으로 제3세계 의료·교육 및 국위 선양에 기여해 온 정통 교회의 해외 선교가 피해를 입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행령 적용 유예 및 재개정, 비과세 특례 신설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서헌제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와 김영근 회계사(한국교회세무재정연합 대표·한교총 세정대책위원)가 발제자로 나서 입법적 배경과 현장 세무 대응 지침, 대관 협상 방안을 상세히 공개했다. 발제자로 나선 서헌제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과세 당국의 입법 배경과 현실적 한계를 짚는 한편, 교회가 준비해야 할 향후 선교비 및 인력 관리 대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서 교수는 “과세 당국은 해외 외국 단체나 비거주자에게 지급되는 해외 선교비가 국내 국가 공익에 기여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해외로 송금된 자금의 공익 목적 사용 여부를 사후 검증·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개정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며 “2025년 5월 신천지의 해외 송금 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후 과세 당국이 자금 유출 방지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 했으나, 이 과정에서 정통 교회의 해외 선교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정부 및 기획재정부 측과의 협의 경과에 대해 “시행령이 지난 2월 이미 공포되어 법적으로 시행 중단을 명시하는 자체 유예는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정통 선교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현장 집행과 과세를 사실상 유보하기로 했다”며 “정부 역시 해외 선교를 빌미로 한 이단의 자금 세탁은 막아야 하나 법문에 ‘이단’을 명시할 수 없어 기준 마련에 고민이 큰 상황이다. 파급효과를 미처 예상하지 못했음을 한교총 측에 전달해 왔고 2~3년간 적용을 유예하는 것으로 잠정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교비 집행의 실무 대안으로 “선교사 사례비와 활동비의 경우, 파송 교회나 선교 단체 소속 종교인으로 소득세(종교인 소득)를 신고하면 상증세법이 아닌 소득세법이 적용되어 세법상 과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또한 “학교·병원 건립 등 프로젝트성 지원금은 개별 교회나 개인이 직접 해외로 송금하기보다는, 교단별 선교법인 또는 초교파적 선교법인을 통하여 투명하게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제3세계 현지 특성상 증빙 자료 구비가 어려우므로 정밀한 사용 내역서 작성 등 최소한의 사후 관리 관리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세무 실무 현장의 한계에 대해서도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예장통합 소속 장로인 김진호 세무사는 현장 질의에서 “선교사 한 명이 여러 교회로부터 다단 지원을 받는 구조에서 개별 교회의 소득세 신고는 모호함이 있고, 소득세 및 4대 보험 피보험자로 등록될 경우 약 20% 이상의 세금과 보험료 부담, 귀국 후 퇴직금 지급 의무 등 재정적 부담이 급증한다”며 “단순 소득세 신고 방식으로 귀결짓기보다는 현장 선교사의 특수성과 교단 집계 시스템을 고려한 과세 관청과의 세밀한 추가 협의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발표에서 김영근 회계사는 정부 당국의 현장 이해 부족을 지적하며, 교회가 당장 현장에 적용해야 할 선교 자금 지출 구조 세분화 방안과 정부 협의체(TF) 대관 전략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김 회계사는 “실제 국세청은 해외 선교 활동의 유형이나 자금의 흐름에 대해 잘 이해를 못 하고 있는 사항들이 굉장히 많다”며 “이번 세법 개정도 기독교 선교의 공익적 특성을 전체적으로 반영하려는 노력이 잘 반영되지 않은 채 급하게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장 교회가 증여세 과세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선교비를 3가지 유형으로 세분화하여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계사는 “첫째, 선교사에게 직접 지급하는 정기 사례비(가족생계비, 생활비, 사택유지비, 자녀교육비, 휴가비, 차량·휴대폰 지원비, 상여금 등)는 종교인 소득으로 신고하여 연말정산 처리함으로써 상증세법상의 증여세 이슈를 차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둘째, 선교 활동비는 여비교통비, 비자수수료, 숙박·정착비, 건강·품위유지비, 선교연구·도서비, 비품·장비비, 소액 구제지원비 등 8~9개 계정과목으로 세분화한 뒤 정관을 개정하여 소득세법 시행령 제12조 제18호에 따른 비과세 항목으로 처리해야 한다”며 “선교사의 거주자 판단은 국내 주소, 183일 이상 거소, 가족·자산의 국내 소재 여부를 고려해 일단 국내 거주자로 신고한 뒤 전문가의 판단을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유형인 해외 프로젝트 및 현지 단체 지출액에 대해서는 법적 위험성을 경고했다. 김 회계사는 “개정 시행령에 따르면 국내 종교단체가 설립·미설립한 해외 종교단체, 임의단체, 비거주자, 현지 자선단체, 혹은 국내 NGO(월드비전, 굿네이버스 등)를 통한 우회 지출 시 증여세 과세 대상에 직접 노출된다”며 “현지 구제·의료·교육 사업 등 프로젝트성 지출 역시 종교 목적 지출로 인정받도록 정부 협의체(TF)를 통해 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근 회계사는 오는 11월까지 한교총은 정부와의 협의체(TF) 구성을 통해 확정 지을 6대 사후관리 협상안과 세법 재개정 추진 방향에 대해 구체적 발언을 이어갔다. 김 회계사는 “첫째, 공인 교단 산하 선교 단체에 대한 사후관리 일괄 면제를 요구할 것”이라며 “공인된 교단의 보증을 전제로 개별 선교사나 현지 단체에 대한 과도한 사후검증 의무를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둘째, 해외선교비에 한해 전용계좌 사용을 수용할 방침”이라며 “선교비 전용계좌를 도입함으로써 일반 종교 활동이나 국내 교회 재정 전체로 과도한 금융 규제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증빙 절차 간소화 대안에 대해 김 회계사는 “셋째, 해외 회계자료는 아포스티유(Apostille) 등 간소화 절차를 통해 일괄 인정받도록 추진하겠다”며 “넷째, 현지 사정상 영수증 등 증빙 수취가 불가능한 위험 지역이나 현지 임의단체의 경우 공인 교단의 공식 보증을 통해 비과세를 인정받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간접 지출에 대한 세법 명인화 계획도 제시했다. 그는 “다섯째, 현지 NGO 및 비종교 단체를 통한 간접 해외선교 지출 역시 종교 목적 지출로 인정받도록 세법 개정안에 분명히 명문화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회계사는 로드맵을 설명하며 “여섯째, 2026년도 지출액에 대한 국세청 과세 유보를 이끌어내는 한편 9월 말까지 정부와 공동 협의체(TF)를 구성하고, 10월 말까지 이 같은 사후관리 대안을 최종 모색해 11월 말 세법 개정안 마련과 함께 적용 2~3년 유예 조치를 확정 짓겠다”며 “정부도 해외 선교 구조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고 미지의 상태인 만큼, 우리가 실질적인 대안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협상을 이끌어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실제 현장에서는 개인 생활비와 교회 개척, 구호 교육 등의 사업비가 한 선교사 계좌에 함께 집행되는 것이 보통인데 정부 측의 현행 설명만으로 과세와 비과세의 경계를 현장에서 적합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김영근 회계사는 “정부가 선교 현장에 대해 아주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저희들이 관철하고 정부가 받아들이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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