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관리 명목 세법 개정, 증여세 폭탄에 헌금 감소 우려
투명한 선교 재정 운용과 건강한 선교 구조로의 전환 필요

해외선교비 관련 세법 개정 대응 공청회
7일 KWMA가 주최하고 한교총이 협력한 ‘해외선교비 관련 세법 개정 대응 공청회’가 개최됐다. ©이지희 기자

지난 2월 개정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과 법인세법 시행령이 종교단체의 공익법인 및 일반기부금 단체의 범위를 ‘국내 거주자 및 비영리내국법인’으로 한정하면서, 한국교회 및 성도들의 해외 선교비 지원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교회, 선교단체, 기업체, 성도 개인이 해외 선교사, 해외 교회, 해외 선교단체 등에 선교비를 지급하거나 부동산·구제 사업 자금 등을 출연하는 경우, 종전과 달리 기부금 세제 혜택이 제한되고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7일 서울 노량진 CTS 11층 컨벤션홀에서 ‘해외선교비 관련 세법 개정 대응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법령 개정 대응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의 협력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KWMA 회원단체, 선교단체 및 선교 법인, KWMA 운영이사 교회 선교담당 목사 및 책임자 등 11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개정된 상증세·법인세법 시행령, 무엇이 달라졌나

정부는 올해 2월 27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12조 1항’과 ‘법인세법 시행령 제39조’를 개정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12조 1항’ 개정으로 종전 ‘공익법인에 해당하는 종교사업, 종교의 보급 기타 교화에 기여하는 사업’이 ‘외국법인·비거주자의 종교사업 제외, 비영리내국법인·거주자가 운영하는 종교의 보급 기타 교회에 기여하는 사업’으로 바뀌며 외국법인 혹은 비거주자는 공익법인 범위에서 제외됐다.

해외선교비 관련 세법 개정 대응 공청회
이날 공청회는 교회 선교 담당자, 선교단체 대표 및 간사 등 11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지희 기자

곧 상증세법 제48조의 ‘과세가액불산입’(사회복지·종교·학술 등 공익 목적이나 특정 정책 목적을 위해 쓰이는 재산을 과세 대상 금액에서 제외하는 제도) 적용이 어려워져 증여세 부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법인세법 시행령 제39조’ 개정에 따르면, 종전 ‘외국 소재 소속 단체를 포함, 종교의 보급 기타 교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법인(그 소속 단체를 포함한다): 비영리법인의 외국 소재 소속 단체 포함’이 ‘국내 소재 소속 단체에 한정함, 종교의 보급 기타 교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법인 및 국내에 있는 그 소속 단체: 비영리법인의 국내 소재 소속 단체에 한정’으로 바뀌어 국내 단체만 기부금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국내 법인과 개인이 해외선교 목적의 특정 기부금을 받아 해외에 지급하더라도, 내국인법과 개인 기부금 영수증이 세제 혜택을 받는 것이 어렵게 된 것이다.

◇이단 단체의 증여세 소송 승소 이후 국세청 상속·증여세 개정 추진 “기독교 타깃은 아냐”

해외선교비 관련 세법 개정 대응 공청회
KWMA 이강욱 협동총무가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공청회는 KWMA 문형채 사무국장의 사회로 KWMA 정책위원 황병배 기독교대한감리회 총무의 기도, KWMA 강대흥 사무총장의 인사말에 이어 이강욱 KWMA 협동총무의 경과보고로 이어졌다.

이강욱 목사는 “이번 법령 개정의 원인은 한 이단 종교단체가 2012년부터 5년간 해외 지부에 선교비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해외 송금한 사건으로부터 시작됐다”며 “이에 대해 지방청이 증여세를 부과했는데, 이단 단체가 소송해 결국 승소하면서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게 됐다. 그러자 정부가 관련 법안을 개정하여 공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부의 법 개정은 기독교를 타깃으로 한 것은 아니다”며 “항간에 이 사안이 정부가 기독교를 타깃으로 한 것이라는 내용이 SNS를 통해 유포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으나,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이 판결 이후 서울지방국세청은 상속·증여세 개정안을 재정경제부(재경부)에 전달했고, 재경부가 국무회의에 보고해 승인·채택돼 올해 2월 27일 대통령령이 개정·공포됐다”며 “문제는 그 이단 단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해외선교를 수행하는 한국교회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한교총을 중심으로 7월 1일, 3일, 16일, 20일까지 총 네 차례 대책회의를 가졌고, 7월 9일에는 한교총 세정대책위원장 김영근 회계사, 한국교회법학회 박요셉 대외 사무총장, 한교총 이상택 사무국장, 이강욱 목사가 세종시 재경부를 방문해 사무관 두 명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강욱 목사는 “그 자리에서 이번 시행령 개정 이전에도 종교인 개인 소득에 대해서는 과세 대상이었다는 원칙을 확인했고, 이번 개정안에 대해 개신교계가 공익적인 차원에서 구체적인 개선안을 제시하면 이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도 들었다”고 밝혔다.

7월 22일에는 신임 국무총리의 한교총 방문 자리에서 김정석 한교총 대표회장을 통해 ‘한국교회 긴급 요청’ 문서, 법 개정에 따른 ‘한국교회의 과제 및 개선안’을 전달했다. 이 목사는 “결론적으로 이단에서 시작된 불똥이 개신교 및 종교계로 튄 형국으로, 여러 차례 대책 회의를 가지며 법안 개선을 위해 정부를 향한 우리의 노력도 있어야 하지만, 교계와 선교계의 재정과 선교 구조적 변화도 필요하다는 관계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여 공청회가 준비됐다”고 말했다.

◇“개정 세법 시행령, 잘못하면 해외 선교 활동 전체가 다운”

해외선교비 관련 세법 개정 대응 공청회
한국교회세무재정연합 대표 김영근 회계사(한교총 세정대책위원장)가 개정 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법안 설명을 한 한국교회세무재정연합 대표이자 한교총 세정대책위원장인 김영근 회계사는 “공익법인이 외부로부터 돈을 조달할 때 증여세가 면제되는데, 공익법인에 속하는 교육, 사회복지사업, 의료, 기타 공익법인은 모두 특별법으로 증여세가 면제되지만, 종교만이 특별법이 없어 민법상 비영리법인 및 증여세법상 공익법인 등의 영향을 받아 헌법 20조 종교자유의 영역으로 이해하면 편하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김 회계사는 “종교자유는 예배 및 집회결사의 자유, 선교의 자유, 종교 교육의 자유 등 큰 세 가지만 열거해 놓아 안타깝다”며 “실무적으로 행정안전부, 국세청, 재정경제부는 종교 자유 영역에 담임목사 활동 지원 등 ‘담임목사 유지 및 지원’을 하나 더 넣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교역자, 교회의 구제 사업, 사회복지, 장학사업, 교육, 의료가 빠져있어 세법상 종교 고유의 목적사업으로 인정받지 못해 문제가 생기면 증여세를 내야 할 수 있다”며 “또 국가가 정한 방식으로 해외 선교비를 지급해야지,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이 법의 큰 테두리”라고 설명했다.

김 회계사는 “다른 특별법은 내국법에 지배를 받는데, 종교는 고유의 특별법이 없는 상황에서 법적인 국적 경계가 없다 보니 해외에서도 공익법으로 보고 세금을 면제해 주었다”며 “그러나 국내와 해외의 경계가 명시되지 않는 점 때문에 이단교회가 승소하면서, 서울지방국세청이 해외선교비의 악용을 막기 위한 목적이면 ‘증여세 비과세 대상 공익법인 등 국내거주자에 한한다’는 취지로 법령에 명시해 시행령 개정을 건의했다. 이것이 재정경제부의 승인과 채택으로 대통령령으로 개정됐다”고 말했다.

김영근 회계사는 무엇보다 “공익법인 증여세 감면 제도는 돈이 들어오는 과정(세입)보다 돈이 나가는 과정(세출)을 엄격하게 관찰한다”며 “해외선교비도 세출의 유형인데, 정부는 해외로 나간 자금이 목적에 맞게 쓰였는지 사후관리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증여세를 납부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법 개정으로 개인이나 법인이 해외선교 목적으로는 헌금을 하지 않을 수 있다”며 “공익법인에 돈을 주어도 기부금으로 세액공제, 소득공제 혜택을 못 받는 결과가 되어 선교도 못 할뿐더러 헌금도 안 들어오는 이중 문제가 되어, 잘못하면 해외 선교 활동 전체가 다운될 수 있는 위중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한교총, 정부 TF팀 협의체 구성 등으로 올해 11월 말까지 시행령 재개정 목표”

김영근 회계사는 ‘제도·세무적 제안’에서 선교사에 직접 지급하는 정기사례비는 ‘종교인소득신고와 연말정산’, 선교사가 직접 사용하는 필요경비는 ‘정관에 선교활동비 규정 삽입과 비과세 처리’하는 것의 법적 타당성을 검토 중이며, 이는 인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외 나머지 해외부동산과 기타재산 구입, 빈민 돕기, 우물 파주기, 의료 활동 등 해외 구제 활동을 위한 지출, 해외사회사업을 위한 지출과 기타 선교를 위한 활동비 지출은 종교 목적의 4가지에 해당하지 않아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되므로 당장 유보할 것을 부탁드린다”며 “긴급하게 보내야 될 때는 전문가에게 문의하여 개별 건별 정당성을 확인한 후 지출을 결정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한국에서) 십시일반 모은 돈을 선교사가 국내 비거주자, 외국법인, 외국인, 외국단체에 주어도 증여세 과세 대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세법 개정을 위해 한교총은 종교 간 연합과 정부 TF팀 협의체 구성으로 2026년 11월 말까지 시행령 재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근 회계사는 “국세청은 해외선교를 악용하여 해외에 비종교적 목적으로의 자금 유출을 염려한다”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해외 선교처의 지출액에 대한 사후관리요건을 충족하는 노력으로 선교 목적 지출 용도를 증명하고, 지급처의 법적 영수증, 전문가에 의한 검증 증명과 검증보고서 제출 등이 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김 회계사는 “한교총 혹은 교단이 인정하는 선교협의회에 가입 및 교육 후 선교활동을 한다면 해외선교사업을 객관적으로 검증받기 용이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덧붙였다.

◇“진짜 실력은 돈 쓰는 선교 아닌, 현지 중심의 동반자 선교”

해외선교비 관련 세법 개정 대응 공청회
KWMA 강대흥 사무총장이 선교 구조적 제안을 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강대흥 사무총장은 ‘선교 구조적 제안’에서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 글로벌 사우스의 비서구 국가가 파송한 선교사가 이미 전 세계 선교사의 60%가 넘었다며, 이러한 시대에 “현지 중심 동반자 선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교사는 현지교회가 사역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며 “목사 선교사님은 실력이 있으면 현지 교단과 일하고, 그렇지 않으면 파송교회나 선교단체에 찾아가서 현지 교단과 같이 사역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평신도 선교사는 현지 교회에 출석하면서 평신도로 동역할 것”을 당부했다.

강 사무총장은 특히 경제적 선교를 강조하며 “돈을 쓰고 선교하는 것은 아무나 다 할 수 있지만, 실력은 돈을 안 쓰고 선교하는 것”이라며 “현지에서 모금해서 사역하는 것이 실력”이라고 말했다.

또 “중복투자, 경쟁적 사역 확장을 지양하고 교회 건축보다 제자 양육을 먼저 해야 한다”며 “은행을 통해 송금받지 않는 구조는 지양하고, 땅 사고 예배당, 센터를 짓는 프로젝트는 가급적 하지 않을 것”을 요청했다.

해외선교비 관련 세법 개정 대응 공청회
질의응답 시간이 진행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질의응답 시간에는 교단, 선교단체, NGO 등이 각자의 사례에 비추어 해외 지원금 증여세 부과 여부와 국내 거주자 및 비거주자의 구분 기준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김철훈 한국교회총연합 사무총장은 이날 마지막 인사말에서 “한교총 세정대책위원회가 상증세 개정 상황을 확인하고 6차에 걸쳐 준비 회의와 대응 방안을 세우는 여러 절차를 진행했고, 세계 선교기관과 먼저 이야기를 오픈했다”며 “잘못 오픈했을 경우 또 다른 오해를 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법률을 명확히 해석하고, 교회 선교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판단해 3개월간 대책 회의를 갖고 세종시에 가서 재경부, 국세청을 만나고 질의응답을 통해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2015년 종교인 과세법 개정 당시 2년간 유예기간을 주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유예기간을 주는 방안, 종교계와의 협의로 이 법의 시행 절차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 등을 전하고 “강 사무총장님 말처럼 돈 없이 하는 선교가 가장 훌륭한 선교임을 우리 마음과 자세에 잘 담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총장은 “선교단체에 이어 앞으로 교단 총무, 총회장, 교단 재정부, 선교부 실무자들을 위한 설명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는 문형태 사무국장의 광고와 KWMA 법인이사 김충환 합신총회세계선교회 총무의 폐회기도로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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