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추진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개정을 두고 교계 전반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계연합단체들은 정부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의를 통해 제도의 보완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논란은 정부가 지난 2월 27일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12조와 법인세법 시행령 제39조를 개정한 데서 비롯됐다. 지난해 신천지 측이 해외에 교회를 매입하는 과정 등에서 수억 원대 자금을 송금한 것과 관련해 국세청이 증여세를 부과하자, 이에 반발해 제기된 소송에서 대법원은 해외 종교단체도 당시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공익법인에 해당해 증여세 비과세 대상이라고 판단하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정부는 공익법인 인정 범위의 종교단체를 ‘비영리내국법인과 국내 소재 소속단체’로 한정하는 내용으로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 법인을 둔 교회의 피선교단체나 선교사에게 보내는 지원은 기존처럼 비과세로 유지되지만, 해외에 법인을 둔 선교지 등에 보내는 송금은 공익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증여세(10%~50%)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교총 관계자는 “시행령이 공포·시행됐으나, 해외 선교 현장의 사정이 국가별로 너무나 다양하고 방대해 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할 경우 선교 활동 전반이 위축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신천지 등 일부 특수 사례를 통제하기 위해 제도를 보완한 취지는 이해하지만, 수십 년간 활성화되어 온 한국교회의 해외 선교 체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전 조율이 아쉽다”며 “최근 한성숙 국무총리의 한교총 방문 시에도 이 문제를 건의했으며, 정부와 교계 간의 ‘협의체’를 구성해 부작용을 예방하고 보완 작업을 함께 해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는 8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헌제 중앙대 법대 명예교수는 이번 시행령 개정의 법적 배경과 취지를 설명하면서도 절차적 아쉬움을 지적했다. 서헌제 교수는 “공익기부금에 대한 증여세 면제는 국내 공익성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해외로 보내는 자금은 그동안 과세 여부가 모호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동안 일부 선교비에 대한 자녀 유학비 명목의 부적절한 자금 집행 등 한국교회의 선교 관련 재정 집행이 허술했던 측면을 투명하게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서 교수는 “문제는 교계와 아무런 사전 상의 없이 갑작스럽게 지난 2월 시행령이 개정됐다는 점”이라며 “정부와 교회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이뤄져 교계가 예상하는 부작용은 충분히 시정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시행령이 시행된다면 개별 교회가 개별적으로 송금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향후에는 교단이나 연합기관 차원의 공익법인 설립을 통해 선교비를 집행함으로써 재정의 공신력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체질이 개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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