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서울 청량리역 광장에서 굶주린 한 어르신에게 건넨 밥 한 그릇으로 시작된 ‘밥퍼나눔운동’이 38년 만에 누적 1500만 그릇을 넘어섰다. 다일복지재단은 이를 기념해 홀몸 어르신과 자원봉사자, 후원자들이 함께하는 감사축제를 열고 나눔의 의미를 되새겼다.
사회복지법인 다일복지재단(대표이사 최일도)은 10일 오전 서울 청량리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밥퍼 1500만 그릇 돌파 감사축제’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1988년 11월 11일 시작된 밥퍼나눔운동이 올해 6월 말 누적 1500만 그릇을 돌파한 것을 기념하고, 오랜 기간 현장을 지켜온 후원회원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밥퍼는 2006년 누적 300만 그릇을 넘어선 데 이어 2014년 700만 그릇, 2017년 1000만 그릇을 기록했고, 올해 1500만 그릇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1500만이라는 숫자보다 한 사람의 존엄이 더 소중”
최일도 목사는 “1500만이라는 숫자보다 더 소중한 것은 밥을 드신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성과 생명의 가치”라며 그동안 밥퍼와 동행한 후원자와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설교를 맡은 김동호 목사(에스겔선교회)는 “홀몸 어르신들의 존엄을 지키는 일은 그분들을 귀하게 대접하는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정성이 가득한 밥상이 바로 이곳 밥퍼에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밥퍼 증축을 위해 에스겔선교회가 5억원 규모의 후원 모금운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참석자들에게 동참을 요청했다.
오랜 기간 밥퍼 현장을 지켜온 이들을 위한 감사패 전달도 이어졌다. 23년 전 노숙 생활 중 밥퍼를 찾은 이후 식당을 지켜온 이광현 씨를 비롯해 자원봉사자 지순자·이인호·한군자 씨, ‘빵퍼’ 활동에 함께해 온 대한간호조무사협회와 곽지연 회장에게 감사패가 전달됐다.
1500명 한자리에…대형 비빔밥으로 나눔 의미 되새겨
행사는 모두 3부로 진행됐다. 축사와 마술 공연, 트로트 공연에 이어 테너 박경수 씨가 축하 무대를 선보였다. 박상원 홍보대사는 축사와 함께 가수 간미연 씨를 신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우원식 의원과 송영길 의원, 유덕열 전 동대문구청장, 유원식 샘물호스피스 회장, 김광철 서울시의회 의원 등도 참석해 축하와 격려의 뜻을 전했다. 참석자들은 “이제는 생존에서 존엄으로”라는 메시지를 공유하며 나눔과 돌봄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날 행사의 주요 순서로는 ‘1500만 그릇 대형 비빔밥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대형 나무 그릇에 밥과 여러 색깔의 재료를 담고 가운데 ‘1500만 그릇 2026’이라는 문구를 새긴 뒤 참석자들이 함께 대형 주걱을 잡고 비빔밥을 섞었다.
대형 그릇은 조귀환 목수와 송동철 기관사가 이번 행사를 위해 함께 제작했다. 다일복지재단은 서로 다른 재료가 한 그릇에서 어우러지는 비빔밥처럼 지난 38년간 후원자와 봉사자, 어르신과 시민들의 마음이 모여 1500만 그릇의 나눔을 이뤘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1400여 명의 홀몸 어르신과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 등 모두 1500여 명이 함께했다. 봉사자들은 어르신들에게 식사와 선물을 전하며 밥퍼 1500만 그릇 돌파를 함께 기념했다.
치킨·오메기떡·빵 후원도…“생존에서 존엄으로”
기업과 단체의 후원도 이어졌다. 처갓집양념치킨은 현장에서 치킨 300마리, 1500인분을 마련했으며 제주에서는 행사 날짜인 9월 10일의 의미를 담은 오메기떡 9100개가 전달됐다.
네츄럴푸드는 설렁탕을 후원했고, 대한간호조무사협회도 1500개의 빵을 준비해 어르신들에게 나눴다.
다일복지재단은 누적 1500만 그릇 돌파를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밥퍼나눔운동의 역할을 무료급식에서 돌봄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특히 홀몸 어르신들의 고독사와 치매 예방을 위한 돌봄 활동을 강화하고, 어르신들의 일상과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을 지킬 수 있는 공간으로 밥퍼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내외 다음 세대가 나눔과 섬김을 경험하고 실천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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