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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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러시아 검찰청이 기독교 선교 단체를 포함한 외국 기관들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러시아 내 종교 자유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9월 1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종교 자유 인권 단체인 포럼 18에 따르면 러시아 법무부는 최근 미국에 본부를 둔 유라시아 선교회를 공식적인 기피 조직 명단에 추가했다. 현행 러시아 법률에 따라 블랙리스트에 오른 단체와 협력하는 시민이나 기관은 무거운 행정 벌금은 물론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어 현지 기독교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기피 조직 지정의 여파는 이미 러시아 전역의 지역 기독교 기관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7월 법원은 모스크바 신학대 총장이자 러시아 복음주의 기독교 침례교 연합 회장인 표트르 미츠케비치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검찰이 신학교 도서관을 검열하는 과정에서 유라시아 선교회가 출판한 기독교 리더십 및 사역 관련 서적을 발견했다는 이유다. 법원은 미츠케비치 총장에게 2만 루블의 벌금을 부과했다.

모스크바 인근의 또 다른 지역 교회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국은 한 지역 침례교 목사의 교회 내부에서 유라시아 선교회가 발행한 신약성경 178권과 요한복음 소책자 74권을 발견한 뒤 해당 목사에게 벌금형을 내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법원은 관리들에게 압수한 성경과 책자들을 모두 불태워 폐기하라는 이례적인 명령을 내리며 러시아 기독교 박해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사전 경고 없는 블랙리스트 등재 및 러시아 종교 탄압 노골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출신인 세르게이 라후바 유라시아 선교회 총재는 러시아 정부가 단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어떠한 사전 경고나 해명 요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를 러시아 내에서 수년간 진행되어 온 광범위한 통제의 연장선으로 해석했다. 라후바 총재는 유라시아 선교회가 지난 1991년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 35년간 지역 사회에 헌신해 온 순수 종교 단체임을 거듭 강조했다. 선교회는 지난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천 명의 청년 리더를 훈련하고 성경을 배포하며 교회를 개척해 왔을 뿐 정치적 반대 세력을 조직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선교회 측은 러시아 정부가 국가 통제를 벗어난 국제 연계 독립 기관들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라시아 선교회는 그동안 종교 자유 이니셔티브를 통해 러시아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의 인권 유린 사태를 지속적으로 기록해 왔다. 해당 보고서들에는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납치와 고문 재산 몰수는 물론 모스크바 총대주교청 소속 러시아 정교회에만 특혜를 부여하는 차별적 행태가 상세히 담겨 있어 당국의 표적이 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로의 회귀 우려 속 현지 목회자들의 극심한 공포

라후바 총재는 단체에 대한 기피 조직 지정이 시민 사회와 독립적인 종교 활동을 장악하려는 국가 통제 패턴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소련 치하에서 성경을 이데올로기 무기로 간주하던 시절을 언급하며 오늘날 스스로를 전통 기독교 가치의 수호자로 자처하는 러시아가 오히려 외국 선교 단체와 연결된 성경을 가졌다는 이유로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을 핍박하는 모순을 꼬집었다.

이러한 사법적 억압은 러시아 전역의 평범한 목회자들 사이에서 걷잡을 수 없는 공포를 조성하고 있다. 침례교 연합 회장이 도서관에 보관된 책 때문에 법정에 서는 상황에서 일반 목회자들은 단순한 성경 소지만으로도 징벌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라후바 총재는 기독교 단체가 출판했다는 이유로 신약성경 폐기 명령을 내린 러시아 법원의 결정은 과거 소련 치하의 억압을 떠올리게 한다며 현지 신자들이 겪을 심리적 고통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억압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복음 사역 유라시아 선교회 전략 수정

유라시아 선교회에 대한 러시아의 법적 압박은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지난 2016년 제정된 이른바 야로바야 법으로 선교 활동과 대중 전도가 엄격히 제한되었고 이후 도입된 외국 대행사 관련 법안들은 교회 지도자들이 외국의 지원이나 훈련을 받는 것을 극도로 기피하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유라시아 선교회는 러시아 현지 기독교인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운영 방식을 전면 개편하고 있다. 러시아 내에서 합법적인 사무소 운영이 불가능해진 만큼 기존의 파트너십과 자원 공유 재정 지원 방식을 현지 신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새롭게 조정 중이다. 반면 전면전의 고통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는 활동을 대폭 확장해 피해 가족과 어린이를 위한 트라우마 치료 및 식량 구호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라후바 총재는 정부가 사무실을 폐쇄하고 책을 몰수할 수는 있지만 이미 수천 명의 현지 신자들 마음속에 자리 잡은 복음은 결코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가 외국 단체로서의 선교회 활동을 완전히 차단한다면 그 현실을 받아들이고 현지 신자들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게 대처할 것이라면서도 어떠한 권력도 복음의 확장을 블랙리스트에 올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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