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그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되는 과정에서 군부 세력과 온건파 정치 세력 사이에 치열한 권력 경쟁이 벌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로 대표되는 강경 군부가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지지하면서 권력 승계의 향방이 결정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 시각) 보도를 통해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이란 정치권 내부에서 최고지도자 자리를 둘러싼 권력 다툼이 본격적으로 전개됐다고 전했다.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시작된 권력 경쟁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후 이란 내부 권력 구조는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최고지도자를 선출할 권한을 가진 전문가위원회와 주요 정치 세력, 군부 세력이 권력 구도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움직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최고지도자는 헌법에 따라 88명의 고위 성직자로 구성된 전문가위원회가 선출한다. 통상 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투표하지만, 이번에는 미국의 추가 공습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가상 회의 방식으로 지도자 선출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파 진영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강경하게 대응할 지도자를 선호했다. 이들은 알리 하메네이의 정책 노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중심 후보로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IRGC 총사령관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전략가 모함마드 알리 아지즈 자파리 장군, 그리고 이란 국회의장이자 전 IRGC 공군 사령관이었던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등이 강경파 진영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온건파 진영의 반대와 후보 경쟁
이에 맞서 온건파 진영에서는 보다 온건하고 통합적인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자 정치권 핵심 인물로 평가되는 알리 라리자니는 강경 노선보다는 국가 통합을 이끌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라리자니는 2015년 미국과 핵 합의를 추진했던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과 초대 최고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인 하산 호메이니를 후보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인물 모두 비교적 온건한 정치 성향으로 평가되며 서방과의 긴장 완화를 선호하는 인물로 분류된다.
그러나 군부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면서 권력 구도는 점차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유리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전문가위원회는 지난 3일 비밀리에 최고지도자 선출 투표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필요한 찬성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투표 끝에 확정된 모즈타바 하메네이
온건파 진영은 최고지도자 발표를 미루자고 주장하며 마지막까지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알리 라리자니는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로 발표될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의 주요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또한 헌법상 전문가위원회 위원들이 직접 투표해야 한다는 절차적 문제도 지적됐다. 이 과정에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자신이 최고지도자 자리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위원회에 전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알리 하메네이 측근들은 또 다른 주장도 제기했다. 이들은 알리 하메네이가 생전에 아들의 권력 승계를 반대했다는 내용의 서면 유언장을 제시하며 논쟁을 이어갔다.
결국 전문가위원회는 재투표를 실시했고, IRGC 관계자들이 위원들에게 직접 연락해 모즈타바 하메네이 지지를 요청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후 8일 진행된 재투표에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88표 가운데 59표를 얻어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확정됐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체제와 향후 전망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오랫동안 IRGC 내부에서 정치적 기반을 구축해 온 인물로 평가된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그의 지도 체제는 이전보다 더욱 강경한 대외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서방 언론은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비교하며 권력 집중형 지도자로 평가하기도 했다.
시사 잡지 뉴요커는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두고 "성직자 복장을 한 푸틴의 가벼운 버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군부의 강력한 지원을 기반으로 권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번 최고지도자 선출 과정은 이란 정치 체제 내부에서 군부 세력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한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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