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한 기독교인이 두 손 높이 성경을 들고, 도시 정경을 내려다 보고 있다.
이란의 한 기독교인이 두 손 높이 성경을 들고, 도시 정경을 내려다 보고 있다.©한국VOM

최근 이란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면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로 인한 사상자가 최소 수천 명에서 많게는 1만 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거리의 격변 속에서, 이란 지하 기독교인들의 모습은 전혀 새로운 장면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 현숙 폴리 대표는 “이란의 지하교인들은 최근 시위와 무관하게 이미 수년 전부터 거리에서 담대하게 활동해 왔다”고 말한다. 다만 그들의 목적은 정치적 항의나 권리 주장과는 전혀 달랐다. 이란 지하교인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는 오직 하나, 이란 동포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현숙 폴리 대표는 “현재 시위대가 자신들의 권리와 경제적 이익을 옹호하기 위해 거리로 나서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이란 지하교인들은 집단 시위가 아니라 개인적인 만남을 통해 복음을 전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은 자신의 권리를 내려놓고, 안전과 이익을 포기한 채 복음을 증언했고, 그 결과 많은 이들이 이란의 악명 높은 에빈(Evin) 교도소에 수감돼 장기 복역 중”이라고 전했다.

이란에서는 무슬림에게 복음을 전하는 행위 자체가 중범죄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 지하교인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포함해 수년간 개인적인 위험을 감수하며 거리 전도를 이어왔다.

현숙 폴리 대표는 팬데믹 기간에 있었던 한 사례를 소개했다. 정부의 봉쇄령에 따라 집에 머물던 연로한 무슬림 부부 아레프(Aref)와 리아나(Liana)는 어느 날 잠시 바람을 쐬기 위해 동네 공원에 나갔다가, 한 남성으로부터 하나님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성경을 건네받았다. 두 사람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성경을 책장에 꽂아 두었지만, 약 8개월 후 아레프는 꿈에서 “내가 너에게 참된 길을 계시하겠다”는 음성을 들었다고 한다.

꿈에서 깨어난 아레프는 과거 성경을 건네준 남자를 떠올리고 성경을 펼쳤다. 책 첫 장에는 그 남자의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아레프는 그 번호로 전화를 걸어 자신의 꿈과 하나님에 대해 질문했고, 그 만남을 통해 복음을 받아들이게 됐다. 현숙 폴리 대표는 “낯선 사람에게 성경을 건네고 연락처까지 남긴 것은 말 그대로 목숨을 건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지하교인들의 전도 방식은 거리에서의 개인적 접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들은 이웃 동네를 돌며 각 가정의 우편함에 성경을 넣어 두는 방식으로도 복음을 전해 왔다. 이란 여성 파리나(Fareena)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파리나는 비밀리에 기독교인이 된 뒤, 가족에게 발각될 것을 두려워해 2년간 신앙을 숨겨왔다.

그러던 어느 날, 파리나는 아버지가 집 거실 바닥에 앉아 성경을 읽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아버지는 “오늘 우편함에서 발견한 놀라운 책을 읽고 있다”고 말했고, 알고 보니 이란 기독교인들이 이란의 새해 노루즈(Nowruz)를 맞아 성경과 함께 ‘새해 선물’이라는 쪽지를 각 가정의 우편함에 넣어 둔 것이었다. 그 성경 안에는 연락처도 포함돼 있었고, 이를 통해 파리나와 아버지는 가정교회를 발견해 함께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현숙 폴리 대표는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현재 이란의 시위를 보며 ‘이제야 복음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복음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란 전역에서 전파돼 왔으며, 많은 연구자들은 예수님을 영접하는 이란인의 수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란 기독교인들이 숨어 지내며 정권 교체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란 기독교인들은 이미 거리로 나와 사역해 왔고, 정치적 자유를 얻어야 복음을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예수님 안에서 이미 자유를 누리고 있으며, 그 자유를 사용해 복음을 전해 왔다. 비록 그 결과가 감옥이라 할지라도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숙 폴리 대표는 “현재 이란에서 벌어지는 시위를 위해 기도할 수는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경제적 시위나 정권 교체에 의존해 말씀을 전파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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