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민 목사
도서 <샬롬재정학> 저자 구영민 목사. ©최승연 기자

<샬롬재정학>의 저자 구영민 목사는 다소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그는 자본의 최전선에서 펀드매니저와 자산운용사로 일했고, 동시에 목회자의 길을 걸어왔다. 이 책은 그가 돈의 세계 한복판에서 경험한 갈등과 실패, 그리고 신앙 안에서 다시 재정의 질서를 회복해 가는 과정을 담은 기록이다. ‘돈은 왜 우리를 흔드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3대째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할아버지는 문래동 감리교회 장로님이셨고, 새벽예배를 준비하시다 순교와도 같은 죽음을 맞으셨습니다. 아버지는 장로교 합동 측 목사이시며 지금도 인천에서 목회를 하고 계십니다. 저 역시 13살 때 목사가 되겠다고 고백했지만, 그 부르심에 순종하고 싶지 않아 세상으로 많이 돌아갔습니다. 돈의 세계에서 방황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갈등과 실패를 겪었습니다. 지금은 그 모든 시간을 지나 재정 사역을 맡아 말씀을 전하는 목회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샬롬재정학>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경험했던 ‘돈에 대한 가장 큰 비밀’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서 일하며 수없이 많은 유혹과 타협의 순간을 겪었고, 신앙인으로서 얼마나 쉽게 세상의 논리에 순응하는지를 몸소 경험했습니다. 이 책은 ‘세상의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식으로 돈을 다룰 수는 없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저의 고백이자 답변입니다. 독자들이 간접적으로라도 그 경험을 함께 나누며 깨닫기를 바랐습니다.”

구영민 목사
“돈은 왜 우리를 흔드는가”에 대해 구영민 목사는 "돈 자체는 단순한 수단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가치와 성공, 정체성까지 좌우하는 힘으로 작동합니다. 신앙인 역시 이 구조 안에서 살아가다 보니, 돈이 신앙의 영역까지 침범하게 됩니다. 저 역시 ‘세상의 성공’을 향해 달리며 흔들렸고, 그 경험이 이 질문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고 말했다. ©최승연 기자

-책은 “돈은 왜 우리를 흔드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이 질문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나요?

“돈 자체는 단순한 수단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가치와 성공, 정체성까지 좌우하는 힘으로 작동합니다. 신앙인 역시 이 구조 안에서 살아가다 보니, 돈이 신앙의 영역까지 침범하게 됩니다. 저 역시 ‘세상의 성공’을 향해 달리며 흔들렸고, 그 경험이 이 질문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펀드매니저와 목회자라는 이력은 이 책의 문제의식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자본의 세계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돈이 우리의 ‘마음’을 점령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돈이라는 인식이 사라질 때, 돈은 곧 우상이 됩니다. 펀드매니저 시절, 저 역시 돈을 통제한다고 착각하며 하나님보다 위에 두었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신앙인도 결국 같은 위험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돈의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하나님이 최상위에 계시고, 그 아래 인간과 재정이 있어야 합니다.”

-책에서는 돈을 ‘인간의 마음과 신앙을 비추는 거울’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와 교회 현실에서 이 의미는 무엇인가요?

“성경은 ‘재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고 말합니다. 오늘날 교회 안에서도 돈과 성공을 신앙의 척도로 삼는 기복주의가 만연해 있습니다. 돈은 그 사람의 신뢰가 어디에 있는지를 드러냅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는가, 아니면 재물을 신뢰하는가. 돈을 어떻게 쓰고 바라보는지가 곧 신앙의 상태를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생각합니다.”

-<샬롬재정학>은 행동경제학과 신앙경제학을 연결합니다. 인간이 물질 앞에서 쉽게 흔들리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두려움과 욕망을 정교하게 분석합니다. 예를 들어 손실회피 성향은 성경이 말하는 염려와 두려움과 맞닿아 있습니다. 또 자기합리화, 확증편향 같은 심리는 신앙의 영역에서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문제는 이 약점을 세상은 수익화하지만, 신앙은 그것을 회개와 성화의 계기로 삼는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것을 ‘신앙경제학’이라 부르고 싶었습니다.”

-책에서 강조하는 ‘특별관리자’ 개념은 기존의 청지기 개념과 어떻게 다른가요?

“청지기 개념과 같은 맥락이지만, 저는 여기에 ‘자부심’과 ‘정체성’을 더하고 싶었습니다. 특별관리자는 하나님의 돈을 위임받은 존재입니다. 종처럼 움츠러든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 사랑·존귀·자비로 재정을 다루는 사람입니다. 돈을 하나님의 것으로 인식할 때, 우리는 비로소 당당해질 수 있습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 이야기를 중요한 사례로 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 이야기는 결국 제 이야기였습니다. 시기와 질투, 정직하지 못함, 자기합리화 등이 아나니아와 삽비라 이야기에서 드러나는데 저 역시 펀드매니저 시절 그 길을 걸었고, 100억이 넘는 돈을 벌고도 결국 50억의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돈은 많아질수록 사람의 눈을 가립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회개하지 않는 죄인’의 모습이고, 교회는 늘 ‘회개하는 죄인’으로 서 있어야 한다는 경고를 줍니다.”

-거룩한 소비와 공공선을 위한 재정 실천은 일상에서 어떻게 가능할까요?

“거룩한 소비와 공공선을 위한 재정 운영의 핵심은 돈의 목적을 분명히 인식하는 데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돈의 주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재정을 관리하는 특별관리자이며, 이 재정은 궁극적으로 이웃과 사회를 향해 흘려보내기 위해 주어진 것이죠. 감동이 올 때 나누고 섬기는 일상의 선택이 곧 거룩한 소비이며, 재정은 붙잡을수록 사라지고 흘려보낼 때 비로소 생명을 낳습니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이 책은 돈을 더 벌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돈의 위치를 바로 세우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헌금과 소비, 저축과 투자는 지혜롭게 균형을 이루어야 하며, 빚을 지고 헌신하는 방식이나 재정을 통해 우상이 되는 태도는 경계해야 합니다. 돈은 하나님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도구이며, 재정을 신실하고 진실하며 성실하게 다룰 때 개인의 삶뿐 아니라 한국교회 역시 회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음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샬롬재정학
도서 「샬롬재정학」

저자 소개

저자 구영민 목사는 WFM재정사역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으며 인하대학교 B.A, 헬싱키경제대학(Helsinki School of Economics) MBA, 서울신학대학교 M.Div를 마치고 현재 덴버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 과정 중이다.

우리금융 자산관리사, IRS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이데일리 한국경영연구원 본부장을 역임한 저자는, 현재 WFM재정사역연구소 대표로서 교회와 사회를 잇는 재정 목회에 헌신하고 있으며, 또한 (주)서인건축 사목, ㈜에이원 지도목사, 남부전원교회 협동목사, 성민교회 지역사회네트워크 담당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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