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청년연구소(소장 도기현, 이하 캠청연)가 ‘청년과 돈’을 주제로 2026 정기포럼을 열고,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기독 청년들이 돈과 재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성경적 가치관에 따라 관리하며 살아갈 것인지 논의했다.
캠퍼스청년연구소는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소재 산성교회(담임 김응신 목사)에서 2026 정기포럼을 개최했다. 연구소는 연구위원들의 논의를 통해 청년대학생 사역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할 현안과 이슈를 선정해 매년 정기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포럼의 주제는 ‘청년과 돈’이었다. 지난해 ‘청년과 정치’를 주제로 포럼을 진행한 데 이어 올해는 청년들의 일상과 신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돈과 재정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았다.
◇ “돈은 가장 현실적이면서 신앙적인 문제”
김태구 목사(학원복음화협의회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청년과 돈’이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민감한 주제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우리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돈의 위력이 막강해진 시대를 살고 있다”며 “돈 자체는 가치중립적이어서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지만, 그것을 소유하고 사용하는 사람이 가진 가치관을 만나는 순간 돈은 선한 것이 되기도 하고 악한 것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돈이 단순한 화폐를 넘어 인간의 삶 전반을 움직이는 요소가 됐다”며, 돈으로 집과 음식, 옷, 자동차, 토지 등 대부분의 물질적 재화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성경에서는 돈을 단순한 화폐가 아니라 세상의 소유를 대표하는 것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마태복음 6장 21절과 24절을 언급하며 “돈 문제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이면서 가장 신앙적인 문제이기도 하다”며 “돈이 지배하는 시대 속에서 하나님을 믿는 청년들이 돈을 어떻게 이해하고 성경적인 경제관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도울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이번 포럼의 취지”라고 밝혔다.
또한 아합왕 시대에 물질적 풍요를 상징하는 바알 앞에 무릎 꿇었던 이스라엘을 언급하며 “오늘날에도 성공과 소유가 신앙보다 앞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돈의 위력 앞에 무릎 꿇지 않는 청년들을 세워가는 데 이번 포럼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청빈과 번영 넘어 관계적 청지기론 필요”
이날 발제에서는 △한병선 대표(청년의 뜰)가 ‘돈과 청년’ △신성진 교수(글로벌사이버대학교·머니프레임 대표)가 ‘돈의 패러다임 변화와 지혜로운 대응’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한병선 대표는 한국교회가 돈과 재물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살펴보며 청빈주의와 번영신학 사이에서 새로운 재정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 대표는 “한국교회가 처음 뿌리내리던 시기에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청빈에 근거한 삶으로 배웠으며, 돈을 많이 버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했다”며 “그러나 1980년대 경제성장과 함께 부를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증거로 이해하는 번영신학이 확산됐고, 이후 한국교회 안에서는 청빈과 번영이라는 두 관점이 혼재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2001년 김동호 목사의 『깨끗한 부자』와 2003년 김영봉 목사의 『바늘귀를 통과한 부자』를 대표적인 논쟁 사례로 소개했다.
김동호 목사는 돈을 도구로 보고 ‘잘 벌고 잘 쓰는 것’을 강조한 반면, 김영봉 목사는 돈이 인간의 영혼을 지배할 수 있는 강력한 영적 세력인 ‘맘몬’이라는 점을 경계하며 돈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영성을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한 대표는 “이 두 관점이 지난 20여 년간 한국교회가 돈을 바라보는 대표적인 두 축으로 자리 잡았다”며 “이제는 청빈과 번영이라는 이분법을 넘어서는 ‘관계적 청지기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관계적 청지기론은 돈을 단순한 도구로만 보거나 무조건 피해야 할 영적 원수로만 바라보지 않고,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를 세워가기 위한 신앙적 매개체로 바라보는 관점”이라며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보다 대출과 저축, 소비와 투자, 나눔 등 돈을 다루는 순간마다 하나님과 어떻게 동행하는가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특히 ‘자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자족하지 못하면 불안과 걱정, 질투, 비교의 마음이 절망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자족할 때 자신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바라볼 수 있고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목회자와 사역자들은 교회 안에서 재정 문제를 정직하게 다룰 수 있는 문화를 회복해야 한다”며 “재정 교육을 세속적인 것으로 치부하지 말고 강단과 소그룹에서 돈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며,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성도들에게 수치심을 갖지 않도록 목회적 돌봄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세대의 언어로 재정 문제를 설명하고, 구체적인 실행 모델을 마련하는 한편, 연봉과 직장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교회 안의 세속화된 시선도 점검해야 한다”고 전했다.
◇ “청년 70%가 주식투자… 교회가 현실 직시해야”
신성진 교수는 급격하게 변화한 자본주의 환경 속에서 청년들이 겪는 재정 현실을 진단했다.
신 교수는 “기독 청년들이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주권을 고백하지만, 일상의 현장에서는 자산 격차와 주거 불안, 노동 가치의 하락이라는 현실적인 장벽에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재정 문제에 대해 가난을 미화하거나 재물을 세속적인 것으로 여기는 금욕주의와 재정적 성공을 신앙의 척도로 삼는 번영신학이라는 두 극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만으로는 자본주의 고도화 속에서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청년들에게 충분한 답을 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년들이 성경적 재정관이나 신앙적 고민을 충분히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투자시장으로 향하고 있다”며, 최근 대학선교단체 수련회에서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 손들어 보라’고 질문했을 때 약 70%의 학생이 손을 들었던 경험을 소개하며 “기독 청년들의 재정 현실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재정 문제를 불편하게 여기거나 외면할 것이 아니라 성경적 관점을 제시하고, 변화한 자본주의의 구조적 패러다임을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돈을 섬기지 않고 다룰 수 있는 역량 키워야”
신 교수는 “교회와 기독 청년들이 돈과 경제적 문제를 영적 전투의 현장으로 인식하고 설교와 교회 교육의 중요한 주제로 다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아버지학교나 결혼예비학교처럼 ‘성경적 재정교실’을 교회 내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키고, 돈과 재물, 부와 가난, 투자와 나눔 등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교회 내 청년들의 재정적 현실을 직시하고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초대교회가 성도들의 유무상통을 통해 가난한 사람이 없도록 했던 사도행전 4장 32~35절의 원리를 현대 청년 공동체의 상황에 맞게 재해석하고, 교회와 청년 공동체 안의 소득과 자산 격차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청년과 성도를 위한 성경적 재정 교육의 내용으로 돈과 삶, 신앙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관점과 태도, 건강한 노동·소비·투자에 대한 기준, 공동체적 사랑과 나눔의 의미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돈과 재물에 대한 이야기가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이제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교회와 기독 청년들이 자본주의의 현실을 기독교적 가치관 안에서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주제 발제 외에도 청년과 돈을 둘러싼 현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영역별 발제가 이어졌다.
섹션1 ‘청년대학생들의 현실’에서는 박기모 간사(JOY·연구위원)가 ‘한국 기독대학청년의 ‘돈’에 대한 인식과 생활’을, 이동연 간사(YMC·연구위원)가 ‘동전, 차트 그리고 마음’을 주제로 발표했다.
섹션2 ‘기독교 가치를 실현하는 실제적인 돈 관리’에서는 한병선 대표가 ‘벌고, 쓰고, 지키고, 나누고’를, 조남정 목사(그교회 담임)가 ‘사역자의 미래 준비’를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소그룹 토의와 마무리 모임을 통해 포럼에서 다뤄진 내용과 각자의 사역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나눴다.
도기현 소장은 이번 포럼에 대해 “돈에 대한 개념과 기능이 완전히 달라진 시대에 기독청년대학생뿐 아니라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기독교 가치관 안에서 실제적인 돈 관리, 즉 벌기와 지키기, 쓰기와 나눔을 해야 하는지 대안을 찾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느 시대보다 돈을 제외하고 신앙을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라며 “구체적인 도움이 되는 포럼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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