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개발·사용, 하나님과 이웃 사랑 지향해야
데이터 수집·학습, 배포·활용 과정 투명하게
가능성과 한계 교육해고 평화롭게 사용을
인공지능(AI)이 점점 보편화 되어 목회자들도 대부분이 목회 전반에 AI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기독교는 AI를 어떻게 규정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신학·윤리 선언’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인간기술공생네트워크(HTSN)가 주최하고 예장 통합총회와 (재)대한기독교서회,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이 공동주최했으며, 신학·기술공생목회연구소(KTTN)과 밀알디아코니아연구소가 공동주관한 ‘2026 제3회 디지털 목회와 선교 컨퍼런스’가 22일 오후 서울 도림교회 예향콘서트홀에서 ‘AI시대 목회를 다시 마주하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이날 컨퍼런스 말미, HTSN이 발표한 ‘인공지능에 관한 신학·윤리 선언’이었다. HTSN은 이 선언문에서 “인류는 지금 문명사적 전환기에 서 있다. 인공지능은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 인간에 대한 이해와 세계와의 관련성 자체를 새롭게 묻게 한다”며 “인공지능을 전능한 기술로 여기는 낙관주의와 절대적 위협으로만 보는 종말론적 공포를 함께 경계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인공지능이 인간과 사회, 생명과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신학과 윤리의 관점으로 성찰하고 분별해야 할 필요를 통감한다”며 “우리의 과제는 기술의 가능성을 열어가면서도 그 방향과 한계를 묻고, 하나님의 창조세계 안에서 책임 있게 응답하는 데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에 우리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존엄과 공동선, 피조세계의 온전함에 기여하게 하는 일에 교회, 교육기관, 시민사회, 기업, 정부가 협력해야 한다”며 “동시에 우리는 새로운 기술 발전과 사회적 위기 앞에서 우리의 인식이 부분적임을 겸손히 인정하며, 하나님의 뜻과 인류 공영을 위해 이 선언의 내용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수정하며 보완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했다.
HTSN은 “하나님의 형상은 지능이나 능력이 아닌 하나님과 이웃, 피조세계를 향한 사랑의 관계에서 드러난다(창 1:26~27, 요일 4:8)”며 “삼위일체 하나님은 사랑과 사귐 가운데 계시며, 인간은 이 관계적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았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의 형상은 지능이나 언어와 같은 특정 능력으로 환원되지 않으므로, 아무리 정교한 인공지능이라도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인격이나 독립적인 도덕적 책임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며 “인공지능의 작동과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이를 개발하고 배포하며 사용하는 인간과 제도에 있다”고 했다.
또한 “인공지능의 개발과 사용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지향해야 한다(마 22:37~40)”며 “율법과 예언의 핵심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다. 인공지능은 특정 기업이나 국가, 소수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선을 향해 개발되고 사용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은 언어, 거리, 장애로 인한 장벽을 낮추고 소외된 이들에게 다가가며, 사랑과 돌봄을 확장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인공지능과 관련된 다양한 의사결정은 민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잠 15:22)”며 “인공지능의 개발 및 도입의 속도와 방향에 대한 결정을 기업과 소수 전문가가 독점해서는 안 되며 다양한 시민과 공동체와 함께 해야 한다.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은 인공지능의 사용을 강요당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공정한 접근을 보장받고 그 혜택을 함께 누리되, 사용하지 않을 권리까지 보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과 학습, 배포와 활용 과정은 투명하고 설명 가능해야 한다(엡 4:25)”며 “인간의 경험과 노동, 개인정보와 창작물을 정당한 동의와 보상 없이 데이터로 수집하고 상품화해서는 안 되며, 인공지능이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정은 설명 가능해야 한다.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침해하는 편향과 차별, 허위 정보와 조작, 감시와 데이터 착취로 인한 피해에 대한 책임 주체도 분명하게 규명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한계를 명확히 교육해야 한다(살전 5:21)”며 “인공지능 교육의 목표는 그 사용법의 학습뿐 아니라, 인공지능의 한계에 대한 지식과 그 결과물을 검증할 능력의 함양을 포함한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이 인공지능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사고하고 질문하며, 타인과 적절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성장 단계에 맞는 교육과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HTSN은 “인공지능의 개발과 사용은 평화를 증진해야 한다(사 2:4)”며 “기술 발전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자율살상무기를 비롯하여 인간을 부당하게 감시, 통제, 살상하는 데 인공지능을 사용하면 안 된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인권 침해와 생명 파괴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적 협력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인공지능의 개발자와 사용자는 창조 세계의 보전에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한다(시 24:1, 창 2:15)”며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은 모두 하나님의 것이며, 인간은 창조 세계를 경작하고 지키도록 부름 받았다. 인공지능을 위한 전력과 물 소비, 광물 채굴 등으로 인한 생태적 비용이 가난한 지역과 미래 세대, 인간 이외의 생명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기업과 정부는 인공지능의 생태적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자원 소비와 탄소 배출을 줄일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끝으로 “인공지능은 노동의 존엄 및 인간의 창조성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약 5:4)”며 “인간은 노동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가꾸고 이웃을 섬기는 존엄한 존재이다. 인공지능의 개발과 운영 전 과정에서 노동 착취는 근절되어야 하며, 모든 인간이 창조적 역량을 발휘하여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동할 수 있는 권리’와 ‘사회 안전망’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는 크게 세 가지 파트로 진행됐다. ‘AI 시대를 조망하는 이론’이라는 주제의 첫 번째 파트에선 김은혜 교수(HTSN 상임대표, 장신대)가 ‘AI 기술과 기독교 신앙’, 정대경 교수(HTSN 연구진, 연세대)가 ‘피지컬 AI와 소셜 로봇, 종교 로봇-신학적 성찰과 응답’, 손화철 교수(HTSN 연구진, 한동대)가 ‘목회 현장에서의 AI 사용-목적과 수단의 변증법’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AI 기반 목회 적용 및 활용 방안’이라는 주제의 두 번째 파트에서 조성실 교수(장신대)가 ‘AI 시대, 목회의 위임과 책임’, 이경희 목사(수원성교회 담임)가 ‘AI 시대, 교회는 더 인간적이어야 한다-교회에서 AI 사용에 대한 평가’, 선우준 목사(행복한교회 담임)가 ‘AI에게 무엇을 맡기고 무엇을 맡기지 않을 것인가-작은교회 목회자의 AI 활용과 고민’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AI 기술 기업의 최신 동향 소개’라는 주제의 세 번째 파트에선 이소용 공동대표(업폴)가 ‘AI는 이미 일하고 있다-산업의 실제 변화, 기업의 시선, 2027년 일하는 방식’, 서덕영 명예교수(HTSN 연구진, 경희대)가 ‘AI 오병이어-개발도상국에서의 오픈소스 AI’, 장수영 명예교수(HTSN 연구진, 포항공대)가 ‘목회와 선교를 위한 AI 서비스 현황과 전망’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김은혜 교수는 “기술의 문제는 우리가 어떤 인간이 되고 어떤 사회를 지향할 것인가의 문제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인간을 인간답게 하기 위해서는 예수님을 따라가는 삶이 되는 것이고, 어쩌면 이것이 인류의 가장 오래된 우리가 가야 할 미래의 길”이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은 인간만이 아니라 만물을 돌보시고 지금도 만물을 통해 지구와 세상을 사랑하시고 우주를 이끌어가시는 분”이라며 “따라서 우리가 만물이 하나님의 사랑의 매개가 될 수 있음을 고백하고 만물이 그리스도 안에서 결속될 수 있도록 교회가 그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동시에 기술이 바벨탑이 되지 않도록 AI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 세계가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피지컬 AI에 대해 발표한 정대경 교수는 “피지컬 AI를 한정적 차원에서 도구적 파트너로 수용해볼 수 있겠다”며 “그것이 우리의 인간 관계를 대체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제한적으로 수용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부합하는지,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들을 보호하면서 주어지고 있는지, 인간 관계와 공동체성을 강화하는지 아니면 대체하면서 그것을 약화시키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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