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마테라(Joseph Mattera) 목사
조셉 마테라(Joseph Mattera) 목사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조셉 마테라 목사의 기고글인 ‘인류의 마지막 말은 AI가 결정하지 않는다’(AI will not have the final word over humanity)을 9월 20일(현지시각) 게재했다.

마테라 목사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작가이자 컨설턴트, 신학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 사도 지도자 연합(The U.S. Coalition of Apostolic Leaders), 그리스도 언약 연합(Christ Covenant Coalition) 등 여러 단체를 이끌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성경은 인간이 스스로 초래할지도 모르는 전 지구적 종말의 가능성을 이해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할까. 필자는 그렇다고 믿는다. 여기서 말하는 ‘종말(apocalypse)’은 ‘계시’ 혹은 ‘베일을 벗기다(unveiling)’라는 성경 본래의 의미가 아니라, 전 지구적 대재앙이나 세상의 종말을 뜻하는 대중적인 의미를 가리킨다.

인공지능, 특히 인간의 지적 능력을 광범위하게 넘어설 수 있는 초지능 AI의 가능성을 두고 오늘날 여러 전망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어떤 이들은 AI가 인류 문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다른 이들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시스템이 등장할 경우 심각한 재앙을 초래할 가능성을 경고한다.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가능성을 무시해서도 안 되고, 반대로 두려움에 압도되어서도 안 된다. 성경은 인간의 능력과 위험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역사의 최종적인 주권이 인간이나 기술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전 지구적 종말에 대한 성경적 관점


1. 오직 하나님만이 인류와 세계에 대한 궁극적인 주권을 가지신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선언으로 시작한다. 따라서 모든 피조세계는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소유다. 시편 24편 1절은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가운데에 사는 자들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라고 선언한다. 창세기 18장 25절은 하나님을 “세상을 심판하시는 이”라고 부르며, 신명기 32장 39절은 “나는 죽이기도 하며 살리기도 하며”라고 말한다. 창세기 6~9장에 등장하는 홍수 사건 역시 피조세계와 인류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보여주는 성경의 대표적인 장면이다.

인간에게는 피조세계를 돌보고 관리할 청지기의 책임이 주어졌지만, 피조세계에 대한 궁극적인 소유권과 주권까지 주어진 것은 아니다. 인간은 창조주가 아니라 피조물이며, 관리자이지 주인이 아니다. 따라서 어떤 기업이나 정부, 과학자, 기술 시스템, 심지어 고도로 발전한 인공지능이라 할지라도 인류의 궁극적인 운명을 결정할 도덕적 권위를 가지고 있지는 않으며, 성경적 관점에서 그 권한은 오직 하나님께 속한다.

2. 인간의 집단적 야망도 하나님의 목적을 넘어설 수 없다

창세기 11장의 바벨탑 사건은 중요한 선례를 보여준다. 바벨의 사람들은 하나의 언어와 문화를 바탕으로 힘을 집중시키고, 자신들의 이름을 높이며 흩어짐을 막기 위해 거대한 도시와 탑을 세우려 했다. 그때 하나님은 “이후로는 그 하고자 하는 일을 막을 수 없으리로다”라고 말씀하시고 사람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그들을 온 땅으로 흩으셨다. 이 장면은 인간의 집단적인 기술과 권력이 무한정 확대되는 것을 하나님께서 그대로 두시는 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마태복음 24장에 대한 종말론적 해석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예수님 역시 극심한 환난 가운데 하나님께서 파괴의 범위를 제한하신다는 원리를 말씀하신다. “그 날들을 감하지 아니하셨더라면 모든 육체가 구원을 얻지 못할 것이나 그러나 택하신 자들을 위하여 그 날들을 감하시리라”(마 24:22).

이것이 인간이 거대한 재앙을 일으킬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핵무기의 존재만 보더라도 인간이 자신의 기술을 통해 얼마나 심각한 파괴를 초래할 수 있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으며, AI 역시 잘못 개발되고 악용될 경우 예상하기 어려운 위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성경이 보여주는 더 큰 그림은 인간의 파괴적인 능력이 하나님의 궁극적인 목적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 없다는 것이다.

3. 인류 역사의 정점은 초지능 AI가 아니라 그리스도이시다

성경이 보여주는 미래의 결말은 인간이 자신이 만든 기계에 의해 사라지는 장면이 아니다. 성경이 가리키는 역사의 정점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계신다. 에베소서 1장 9~10절은 하나님의 궁극적인 목적을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 하심이라”고 설명한다.

요한계시록의 마지막 역시 폐허가 된 문명 위에 기계가 군림하는 모습이 아니다. 그리스도의 최종적인 승리와 죽은 자의 부활, 심판, 새 예루살렘, 그리고 새롭게 된 피조세계가 그 결말을 이룬다. 따라서 그날이 오기 전 얼마나 거대한 기술적 격변이 일어나든, 그리스도인은 역사를 기술만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AI의 발전 속도나 컴퓨팅 능력, 국가 간 기술 경쟁만으로 미래를 결정하려 해서도 안 되며, 기독교적 역사관에서 역사의 주인은 인공지능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4. 궁극적으로 서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인간은 계획을 세우고, 기업은 전략을 만들며, 국가들은 기술 패권을 놓고 경쟁한다. 그러나 성경은 인간의 모든 계획이 하나님의 섭리 아래 있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이사야 46장 10절에서 하나님은 “나의 뜻이 설 것이니 내가 나의 모든 기뻐하는 것을 이루리라”고 선언하시며, 시편 33편 10~11절은 “여호와께서 나라들의 계획을 폐하시며 민족들의 사상을 무효하게 하시도다 여호와의 계획은 영원히 서고 그의 생각은 대대에 이르리로다”라고 말한다. 잠언 19장 21절 역시 “사람의 마음에는 많은 계획이 있어도 오직 여호와의 뜻만이 완전히 서리라”고 말한다.

AI 기업에도 계획이 있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도 각각의 기술 전략이 있고, 연구자와 기업가들에게도 인공일반지능이나 초지능을 향한 거대한 비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인간의 계획도 역사에 대한 궁극적인 주권을 소유하지는 못한다.

5. 하나님의 목적은 그분의 영광으로 충만한 세계다

성경의 이야기는 기술에 의한 인류 멸종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향해 나아간다. 하박국 2장 14절은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세상에 가득함이니라”고 선언하며, 이사야 11장 9절 역시 이와 유사한 비전을 보여준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고 명령하셨다(마 28:19). 요한계시록 7장 9절은 마지막 때에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나온 셀 수 없이 많은 무리가 하나님의 보좌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미래를 향한 교회의 상상력이 실리콘밸리의 전망이나 기술 기업의 예측에 의해 지배되어서는 안 된다. 기술의 미래를 진지하게 살펴보되, 교회의 종말론은 언제나 성경에 의해 형성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교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러한 말씀은 그리스도인이 AI에 대해 수동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하나님의 주권은 인간의 무책임함을 정당화하는 핑계가 된 적이 없으며, 오히려 하나님이 주권자이시기 때문에 인간은 자신에게 맡겨진 기술을 더욱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한다.

1. 교회는 AI 시대의 윤리적 리더를 길러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사회가 인공지능의 윤리적 경계를 세우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기술 자체를 깊이 이해하는 동시에 성경적 인간관과 윤리관을 갖춘 신자들이 기술 기업과 대학, 정부, 싱크탱크와 규제 기관 등에서 활동할 필요가 있다.

성경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존재라고 선언한다. 따라서 기술은 인간의 존엄성을 섬기는 방향으로 사용되어야 하며, 인간을 단순한 데이터나 생산 수단으로 축소하거나 조작하고 통제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서는 안 된다.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단순히 더 뛰어난 프로그래머만이 아니라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아는 사람과 함께, 기술이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다.

2. 교회는 기술을 다루는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바울은 디모데전서 2장 1~4절에서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 기도하라고 권면한다. 오늘날 이 원리는 정치 지도자뿐 아니라 기술의 방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교회는 정부 지도자들과 기술기업 경영진, 과학자와 AI 연구자, 정책 입안자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그들이 인간의 존엄과 공동선을 고려하고, 단기적인 이익이나 국가 경쟁 때문에 불필요하고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도록 지혜를 구해야 한다. 또한 인간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무모한 계획들이 있다면 하나님께서 그것을 제한하시고 막아주시기를 기도할 수 있다. 시편 33편은 하나님께서 나라들의 계획을 무너뜨리실 수 있으며 동시에 자신의 뜻을 굳게 세우시는 분임을 상기시킨다.

3. 교회는 AI를 복음과 이웃 사랑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

기술 자체를 곧 악이라고 규정해서는 안 된다. 기술은 그것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인간을 섬기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해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인쇄술은 성경과 기독교 문헌을 널리 보급하는 데 사용됐고, 라디오는 설교와 복음을 국경 너머로 전달했으며, 텔레비전과 인터넷 역시 기독교의 메시지를 세계 곳곳에 전하는 통로가 됐다.

마찬가지로 AI는 성경 번역과 신학 교육, 전도 자료 제작, 연구와 행정, 커뮤니케이션, 장애인 접근성 향상, 선교 전략과 제자훈련 등 다양한 영역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질문은 단순히 “AI는 위험한가”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이 기술을 어떻게 하나님의 영광과 이웃의 유익, 복음의 진전을 위해 책임 있게 사용할 것인가”까지 나아가야 한다.

4. 교회는 기술의 미래를 신학적으로 사고할 사람들을 양성해야 한다

AI 시대에는 성경과 신학을 인공지능, 트랜스휴머니즘, 생명공학, 로봇공학, 유전공학 등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과 대화시킬 수 있는 기독교 사상가들이 필요하다. 차세대 기술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기술적 전문성만이 아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존엄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지능과 의식은 인간의 가치를 결정하는가’, ‘기술 발전에는 어떤 도덕적 한계가 있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다룰 수 있는 신학적·철학적 기초도 필요하다.

목회자와 교회는 은사를 가진 젊은 그리스도인들이 컴퓨터 과학과 공학, 철학과 윤리학, 공공정책과 기술 연구 분야로 진출하도록 격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영역 역시 오늘날 교회가 복음적 세계관으로 참여해야 할 중요한 선교 현장이 될 수 있다.

5. 교회는 종말론적 공포가 아니라 예언자적 소망을 보여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리스도인은 순진함과 공포라는 두 극단을 모두 경계해야 한다. AI 기술을 깊이 연구하는 과학자와 전문가들이 제기하는 합리적인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 되며, 무모한 기술 개발과 통제되지 않은 경쟁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인류의 미래가 필연적으로 멸종으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에 우리의 상상력을 넘겨줘서도 안 된다.

기독교의 소망은 인간이 역사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에 근거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이 역사를 통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역사의 궁극적인 주권자가 하나님이시라는 믿음에 근거한다. 예수님은 전쟁과 기근, 지진과 박해, 거짓과 혼란 등 거대한 격변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지만, 동시에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언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고 선언하셨다(마 24:14).

따라서 AI 혁명을 마주하는 교회의 반응은 무관심이나 공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신실한 청지기 의식과 책임 있는 참여, 윤리적 각성, 뜨거운 기도와 복음적 선교가 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은 앞으로 문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며, 정부와 경제, 교육과 고용, 전쟁과 안보는 물론 인간의 정체성과 사회관계에 대한 이해까지 크게 흔들어놓을 가능성이 있다. 그 변화가 얼마나 클지는 아직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 붙들어야 할 궁극적인 확신은 기술의 발전 속도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 AI는 역사를 뒤흔들 수 있고 인간의 삶을 놀라울 만큼 바꿀 수도 있으며, 잘못 사용될 경우 심각한 파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기술의 위험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책임 있게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AI가 인류에 대한 마지막 말을 하지는 못한다. 성경이 선포하는 역사의 마지막 말씀은 인간이 만든 기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 속해 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크리스천포스트 #기독일보 #기독일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