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국가 소수종교의 날인 지난 8월 11일(이하 현지시간) 카라치, 파이살라바드, 라호르 등 주요 도시에서 기독교인을 포함한 소수종교인들이 평등한 시민권 보장과 종교의 자유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신성모독법 악용, 미성년자 강제 개종 등 파키스탄 내 종교 차별 문제의 해결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고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12일 보도했다.
카라치 등 주요 도시서 차별 철폐 및 헌법적 권리 보장 요구
카라치 집회 참석자들은 파키스탄 국부 무함마드 알리 진나의 영묘 앞에 모여 1947년 제헌의회 연설에서 약속된 종교의 자유와 평등권 이행을 촉구했다. 기독교 인권 운동가 루크 빅터는 소수종교를 겨냥한 표적 공격, 예배당 불법 점거, 강제 개종 및 신성모독법 악용 실태를 지적하며 실질적인 권리 보장을 요구했다.
신드주 의회 앤서니 나비드 부의장은 소수종교인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독려했다. 힌두교 인권 운동가 나즈마 마헤슈와리는 2021년 납치된 7세 소녀 프리야 쿠마리 사건을 언급하며 미성년자 대상 범죄에 대한 치안 당국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가잘라 샤피크 목사는 2023년 8월 펀자브주 자란왈라에서 발생한 폭동을 거론하며 소수종교의 재산과 예배당 보호 조치를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교과서 내 차별 표현 삭제, 강제 개종 금지법 제정, 훼손된 재산 복구, 소수자 권리 보호를 위한 독립 위원회 설립 등 2014년 대법원 지시 사항의 전면적인 이행을 파키스탄 정부에 촉구했다.
강제 개종 근절 및 정치적 대표성 확대 촉구
파이살라바드에서는 파키스탄 소수자 동맹(MAP)이 주도하는 집회가 열렸다. 시위대는 미성년자 강제 개종 근절, 교육 분야 소수자 5% 할당제 보장, 할당 의석에 대한 직접 선거 도입, 공직 자격 요건의 종교적 제한 폐지 등을 요구했다. 아크말 바티 파키스탄 소수자 동맹 의장은 소수종교인들이 국가 발전에 기여한 바를 언급하며 역대 정부의 소극적인 문제 해결 태도를 비판했다.
라호르 프레스클럽에서 르와다리 테흐리크 단체가 주최한 공청회에서는 사법 접근성 개선과 신성모독법 남용 방지 대책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삼손 살라마트 의장은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프다르 초드리 라에니잣 사역회 회장은 13세 기독교 소녀 마리아 샤바즈의 강제 개종 및 결혼 사건을 거론하며 아동 결혼 금지법의 엄격한 집행을 요구했다.
참석자들은 자란왈라 등지에서 발생한 군중 폭동 피해자들에 대한 신속한 사법 처리와 피해 구제도 함께 촉구했다. 이들은 파키스탄 소수종교 인권 보호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파키스탄 정부 독립 위원회 설립 발표
파키스탄 연방 및 주 정부는 이날 종교의 자유와 화합을 강조하는 공식 행사를 진행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기독교, 힌두교 등 파키스탄 소수종교 공동체가 국가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하며 종교 간 평화로운 공존을 당부했다.
샤리프 총리는 소수종교 인권 보호를 위한 독립적인 권리 보호 위원회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총리는 해당 위원회가 고충 처리, 법적 안전장치 감시, 예배당 및 고용 할당제 문제 해결 등을 담당하며 정부 정책에 대한 권고안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파키스탄의 국가 소수종교의 날은 기독교인이자 연방 소수종교부 장관을 지낸 고(故) 샤바즈 바티의 주도로 2009년 공식 지정됐다. 바티 전 장관은 파키스탄 내 신성모독법 남용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다 2011년 3월 괴한에 의해 피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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