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라이베리아 내전 당시 피난처를 찾아 성 베드로 루터교회로 숨어들었던 수백 명의 민간인이 무참히 학살당한 사건에 대해 라이베리아 군부가 참사 발생 36년 만에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고 8월 1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지 기독교 지도자들과 생존자들은 군부의 이례적인 책임 인정을 환영하면서도 진정한 국가적 화해를 위해서는 단순한 말과 사과 이상의 실질적인 정의 실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이베리아 국군은 내전이 극에 달했던 지난 1990년 수도 몬로비아에 위치한 성 베드로 루터교회에서 과거 군 지도부의 주도하에 자행된 잔혹한 범죄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라이베리아 군사 기관이 과거 지도부 체제에서 저질러진 끔찍한 인권 유린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책임을 인정한 것은 라이베리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오스카 물바 라이베리아 국방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현지 매체를 통해 국방부 장관을 대신하여 군의 어두운 과거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라이베리아가 두려움을 넘어 희망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라며 현 국방부는 군이 국민과 국가에 헌신하는 국민 중심의 조직임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라이베리아 국군은 법치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며 비록 후회스러운 과거의 역사일지라도 군은 그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온전히 짊어지겠다고 선언했다.
라이베리아 내전 루터교회 학살 참사와 생존자들의 절박한 호소
내전 당시 성역으로 여겨졌던 성 베드로 루터교회로 피신했다가 무참히 목숨을 잃은 약 600명의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모인 생존자들에게 이번 군부 사과는 깊은 감정적 의미를 안겨주었다. 30년이 훌쩍 넘는 긴 세월 동안 묻혀 있던 국가 폭력의 진실이 마침내 가해자인 군의 입을 통해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격의 순간에도 많은 생존자들은 라이베리아 의회를 향해 오랫동안 지연되어 온 전범 및 경제 범죄 재판소 설립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책임 규명이 빠진 단순한 사과만으로는 라이베리아 국민들의 깊은 상처를 온전히 치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생존자 대표들은 과거의 참상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이번 군부의 사과는 무척 의미가 크다면서도 불의에 대한 국가의 정의 실현이 너무 오랫동안 지연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성 베드로 루터교회 학살 사건은 1989년부터 2003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이어진 라이베리아 내전 당시 발생한 가장 어둡고 비극적인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다. 당시 피난민들이 보호를 받기 위해 머물고 있던 교회 구내로 중무장한 정부군이 진입해 민간인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이로 인해 수백 명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 잔혹한 공격은 당시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맹목적인 폭력의 상징으로 남았다.
기독교계 정의 없는 화해 불가 강조 강력한 처벌 기구 설립 촉구
CDI는 라이베리아 기독교계가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의 넋을 기리는 기억 보존 작업에 헌신해 왔으며 역대 정부를 향해 정의 실현과 국가적 상처 치유를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올해 열린 추모식에서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새로운 추모비 제막식과 위로의 기도회가 열렸고 이 엄숙한 자리에서 라이베리아 군부의 공식적인 사과가 함께 발표되었다.
현지 기독교 지도자들은 기독교적 용서가 결코 정의 실현의 필요성을 소멸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단호한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라이베리아 기독교계 지도자들은 진정한 화해를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실 규명과 가해자의 책임 그리고 진심 어린 회개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역설해 왔다. 가톨릭 교회 지도자들 역시 과거 참사 추모식에서 정의 없는 화해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고 선언하며 끔찍한 전시 학살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자들을 처벌할 전범재판소를 설립할 것을 라이베리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
이러한 확고한 신념은 라이베리아 전역의 교회와 사회 전반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세계교회협의회 또한 글로벌 기도 주간을 통해 라이베리아를 조명하며 성 베드로 루터교회를 국가 최악의 전시 학살 현장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라이베리아의 평화 재건과 화해 도모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생존자들은 끔찍한 만행을 저지른 책임자 중 상당수가 단 한 번도 법정에 서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자신들의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조셉 보아카이 행정부의 결단과 인권 단체의 신속한 사법 처리 요구
지난 2009년 라이베리아 진실화해위원회는 내전 기간 동안 파벌들이 저지른 광범위한 인권 유린과 잔혹 행위를 기록한 뒤 전범재판소 설립을 정부에 공식 권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강력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거센 반대와 수년간의 직무 유기로 인해 재판소 설립은 번번이 무산되었다. 다행히 최근 조셉 보아카이 대통령 행정부가 새롭게 출범하면서 정의 실현을 향한 움직임에 다시금 탄력이 붙고 있다.
보아카이 대통령은 올해 초 전범 및 경제 범죄 재판소 설립 사무소의 임기를 연장한 데 이어 해당 재판소를 정식으로 출범시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라이베리아 의회에 전격 제출하며 강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이 제안된 재판소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면책 특권의 질긴 고리를 끊어내고 국가의 법치를 바로 세우는 동시에 내전 기간 동안 심각한 인권 침해를 저지른 핵심 책임자들을 철저히 조사하고 기소하는 것을 최우선 목적으로 삼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를 비롯한 국제 인권 단체들은 라이베리아 정부의 이러한 긍정적인 행보를 크게 환영하면서도 생존자들이 정의를 위해 이미 30년이 넘는 긴 세월을 뼈아픈 고통 속에서 기다려왔음을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를 향해 피해자와 피해 지역 사회의 실질적인 참여를 철저히 보장하면서 재판소 가동을 지체 없이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동안 국제 법정에서 루터교회 학살 생존자들을 묵묵히 지원해 온 인권 단체들 역시 궁극적인 책임 규명과 단죄는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라이베리아 국내 전범재판소를 통해 피해의 현장인 라이베리아 땅에서 직접 이루어져야 한다고 거듭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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