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크리치 목사
마크 크리치 목사. ©Christian Post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마크 크리치 목사의 기고글인 ‘성탄절의 조용한 거인, 성 요셉에 관한 놀라운 7가지 사실’(7 amazing facts about St. Joseph, the quiet giant of Christmas)을 11일(현지시각) 게재했다.

마크 H. 크리치 목사(Rev. Mark H. Creech)는 노스캐롤라이나 기독교행동연맹(Christian Action League of North Carolina, Inc.)의 사무총장이다. 그는 이 직책을 맡기 전에 20년 동안 목회자로 사역했으며,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다섯 곳의 남침례교회와 뉴욕주 북부에서 한 곳의 독립침례교회를 섬겼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우리는 성탄절이 되면 자연스럽게 마리아를 떠올린다. 천사들의 노래를 부르고, 목자들을 경이롭게 바라보며, 동방박사들의 여정을 따라간다. 그러나 그 모든 이야기의 배경, 마치 그림자처럼 조용히 서 있는 한 사람이 있다. 그는 너무도 묵묵하고 신실하여, 그의 존재가 없었다면 그리스도의 탄생 이야기는 결코 지금의 모습으로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요셉은 거의 모든 성탄절 무대에 등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대개 그를 실루엣처럼 취급한다. 지팡이를 든 채 구유 곁에 서 있는 조연, 마리아 곁을 장식하는 부속물 정도로 여긴다.

그러나 성경이 묘사하는 요셉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는 ‘성탄절의 조용한 거인’이라 불릴 만하다. 성경 어디에도 요셉의 말 한마디가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그의 삶은 인격과 신실함으로 크게 울려 퍼진다. 그는 하나님의 구속 계획이 전진하도록 조용히 헌신한 의로운 사람이었다. 어떤 이들은 웅변이나 위대한 업적으로 세상에 영향을 미치지만, 요셉은 단순하고 충실한 순종으로 세상을 움직였다. 단 몇 절에 불과한 그의 삶의 기록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아들을 맡기실 만큼 신뢰하신 한 사람의 마음을 드러낸다.

요셉은 깊이 연구할 가치가 있는 인물이다.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일곱 가지 강력한 진리가 또렷하게 떠오른다.

1. 의로움은 긍휼과 분리될 수 없다

성경이 처음으로 보여주는 요셉의 모습은 조용한 도덕적 아름다움이다. 마태는 “그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라”(마태복음 1:19)라고 기록한다. ‘의롭다’는 말은 하나님의 율법에 정렬된 사람, 정의와 정직, 도덕적 올곧음을 지닌 사람을 뜻한다. 그러나 요셉의 의로움은 경직되거나 율법주의적이지 않았다. 그것은 긍휼을 낳았다.

요셉은 마리아가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았고, 자신이 그 아이의 아버지가 아님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그를 드러내지 아니하고 가만히 끊고자”(마태복음 1:19) 하였다. 아직 마리아의 무죄함과 그 태중의 기적을 알기 전이었음에도, 요셉은 공개적인 수치의 길을 거부했다. 깊이 상처받았다고 믿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는 정죄 대신 자비를 선택했다.

이는 마음이 차가운 채 율법을 지키던 바리새인들의 의로움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의로움이다. 요셉의 의로움은 보호하고 살리는 의로움이었다. 그는 헤롯의 악한 살해 계획으로부터 아기 예수를 지키기 전에, 먼저 마리아를 수치에서 지켜냈다. 이를 통해 그는 오늘날 거의 잊혀진 진리를 가르쳐 준다. 참된 의로움은 처벌을 서두르지 않으며, 회복을 목표로 한다는 사실이다. 거룩함과 긍휼은 서로 대립하지 않고 동행한다.

2. 하나님은 교만한 자가 아니라 겸손한 자를 인도하신다

요셉의 삶에서 두드러지는 또 하나의 특징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그의 즉각적인 반응이다. 마태복음에서 하나님은 세 차례 꿈을 통해 요셉에게 말씀하신다. 예수의 잉태가 성령으로 말미암았음을 알리시고, 헤롯의 분노를 경고하시며, 애굽에서 돌아올 시점을 지시하신다(마태복음 1:20; 2:13; 2:19). 그때마다 요셉은 지체 없이 순종한다. 그는 듣고, 자신을 낮추며, 그대로 따른다.

이러한 반응성은 겸손에서 비롯된다. 미가 선지자는 “네 하나님과 함께 겸손히 행하는 것”이 하나님의 요구라고 말한다(미가 6:8). 예수께서도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마태복음 5:3)라고 선언하신다. 교만한 사람은 하나님의 인도를 구하지 않는다. 스스로 충분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교만은 하나님을 삶의 계산에서 배제한다.

요셉은 달랐다. 그는 자신의 판단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했다. 그는 가르침을 받을 만큼 겸손했고, 들을 만큼 조용했다. 교만은 마음을 닫지만, 겸손은 마음을 연다. 하나님은 자기 확신에 찬 자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시나, 스스로 낮추는 자는 기쁘게 인도하신다.

3. 순종은 하나님의 목적이 들어오는 문이다

요셉의 삶은 순종이 하나님의 목적이 인간의 삶 속으로 들어오는 통로임을 보여준다. 천사가 성령으로 잉태된 아이 때문에 마리아를 아내로 맞으라고 말했을 때, 요셉은 따지거나 이해될 때까지 미루지 않았다. 그는 순종했다(마태복음 1:24).

그의 삶 전체가 이 패턴을 따른다. 헤롯이 아이를 죽이려 한다는 경고를 받았을 때, 그는 “일어나서 밤에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마태복음 2:14) 즉시 피신했다. 헤롯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다시 일어나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갔다(마태복음 2:21). 그의 순종은 언제나 즉각적이고 전적인 순종이었다.

요셉은 하나님의 목적이 대개 순종 이후에 분명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많은 이들이 하나님의 인도를 구하지만, 그 다음 단계가 자신에게 부담이 될 때 물러선다. 요셉은 하나님의 말씀에 발을 내딛는 순간, 하나님의 계획 안으로 들어갔다. 준비된 순종이 있는 곳에, 하나님은 자신의 목적을 펼치신다.

4. 한 사람의 의로움이 많은 이를 위한 하나님의 피난처가 된다

의로움은 결코 개인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하나님은 그것을 통해 다른 이들을 보호하고 복 주신다. 요셉의 삶이 그러하다. 그의 의로움은 마리아와 그리스도 아기를 보호하는 하나님의 방패였다.

요셉의 의로움은 실제적인 보호로 나타났다. 애굽으로 피하라는 말씀을 받았을 때 그는 즉시 순종했고, 다시 돌아오라는 지시에도 그대로 따랐다(마태복음 2:13–21). 그의 신실함을 통해 마리아와 아기 예수는 보존되었고, 예언은 성취되었으며, 오늘날 수많은 이들에게 피난처가 되는 복음은 역사 속으로 안전하게 이어졌다.

한 사람의 순종이 이처럼 위대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5. 침묵은 때로 말보다 더 크게 말한다

요셉 이야기의 가장 놀라운 점 중 하나는, 그의 말이 단 한 마디도 기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복음서는 그가 무엇을 했는지만 말할 뿐, 무엇을 말했는지는 전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침묵은 무관심이나 소극성의 침묵이 아니다. 그것은 삶으로 말하는 사람의 침묵이다. 하나님이 말씀하실 때마다 그는 즉시 행동으로 응답했다. 그의 행동은 마치 “제가 여기 있습니다, 주님”(이사야 6:8)이라는 고백을 반복해서 외치는 듯하다.

소음과 정보로 넘쳐나는 시대 속에서, 요셉은 단순함과 꾸준함, 조용한 헌신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지니는지를 보여준다. 그의 침묵은 공허가 아니라 웅변이었다.

6. 작은 일에 충실한 것이 하나님의 눈에는 위대함이다

요셉은 기적을 행하지 않았다. 설교를 하지도 않았고, 군중 앞에 서지도 않았다. 성경의 큰 서사 속에서 그의 역할은 작아 보인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신의 아들을 왕이나 제사장이 아니라 목수에게 맡기셨다. 요셉은 예수에게 일과 예배, 기도, 일상의 경건함을 가르쳤다. 예수께서 “지혜와 키가 자라가며”(누가복음 2:40, 52) 성장하신 그 배경에는 요셉의 흔들림 없는 삶이 있었다.

요셉의 위대함은 특별함이 아니라 일상의 충실함에 있었다. 그의 삶은 작은 순종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에게 측량할 수 없는 것을 맡기셨다. 곧, 자신의 독생자를 지키는 사명이었다.

7. 하나님은 평범한 사람을 통해 비범한 일을 이루신다

요셉은 이름 없는 갈릴리 마을의 목수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구속 역사에서 가장 놀라운 사명 중 하나로 부르셨다. 성경은 일관되게 이 패턴을 보여준다. 하나님은 연약한 자를 들어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신다(고린도전서 1:27).

요셉의 위대함은 지위나 영향력이 아니라, 자신을 내어드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데 있다. 그의 무명성은 결격 사유가 아니라 준비 과정이었다.

그러므로 성탄절에 요셉이 조용히 아기 예수를 내려다보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잠시 멈춰 바라보라. 그의 그림자는 베들레헴을 넘어 우리의 삶까지 드리워져 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자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순종이다. 세상은 그런 삶을 알아보지 못할지라도, 하늘은 언제나 그것을 본다. 요셉처럼 하나님이 정하신 자리에서 신실하게 걸어갈 때, 우리 역시 하나님의 구속 사역 속에서 귀한 도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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