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시리아에서 미군과 미국 민간인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앞으로 대단히 심각한 보복전이 있을 것”이라고 밝히며 강경 대응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번 발언은 전날 시리아 중부 지역에서 미군 2명과 미국 민간인 1명이 IS(이슬람국가)로 추정되는 무장 세력의 공격으로 숨진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이번 공격은 미국과 시리아를 겨냥한 ISIS의 중대한 공격”이라며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시리아 내에서도 아직 그들이 점령하지 못한 지역으로, 극도로 위험한 곳”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이러한 공격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다.

◆ 트럼프, 백악관과 소셜미디어 통해 연쇄 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도 이번 사건의 파장을 언급했다. 그는 “시리아의 아메드 알샤라 대통령이 이번 사건으로 완전히 타격을 입었다”며 “시리아는 그동안 미군과 나란히 싸워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알샤라 대통령은 이번 공격으로 극도로 격분해 있으며 매우 분노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번 공격으로 시리아에서 미군이 사망한 것은 바샤르 아사드 정권이 약 1년 전 축출된 이후 처음 발생한 사례로 알려졌다. 총격범은 현장에서 사살됐으나, 사건의 충격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시리아 치안 상황과 미군 주둔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 시리아 내부 과도기 속 드러난 보안 취약성

시리아 정부군은 과거 아사드 독재 정권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조직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아사드 정권이 축출된 이후 일부 세력은 반군 출신 인사들이 주도하는 새 정부 체제에 편입됐다. 이러한 과도기적 상황 속에서 발생한 이번 공격은 시리아 내부 보안 체계의 취약성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시리아에는 약 2000명의 미군 병력이 주둔 중이다. 국방부 션 파넬 수석대변인은 “피살된 미국 민간인은 미군을 지원하던 통역사였다”며 “이번 공격은 대테러 훈련을 진행 중이던 미군 부대를 겨냥한 기습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사건의 정확한 경위와 배후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 팔미라 인근 합동 순찰 중 피습… 부상자 후송

시리아 국영 통신 사나(SANA)도 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2일 시리아 중부 고대 도시 팔미라 인근에서 합동 순찰을 수행하던 미군과 시리아군이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시리아 보안군 최소 2명과 미군 일부가 부상을 입었으며, 부상자들은 헬기를 통해 이라크와 요르단 국경 인근의 알탄프 기지로 긴급 이송됐다.

사나 통신은 양국 군을 공격한 총격범이 현장에서 사살됐다고 전했으나, 해당 인물의 신원이나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이번 공격에 대해 공식적으로 책임을 자처한 단체도 없는 상태다.

다만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번 공격의 범인이 시리아 보안군 소속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리아 내무부는 즉각 부인했다. 누르 알딘 알바바 내무부 대변인은 “범인은 IS 조직원이거나 IS 사상에 동조하는 테러범일 가능성이 크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 미 국방장관 “미국민 공격 시 끝까지 추적”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소셜미디어 X를 통해 강경한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미국 국민을 목표로 공격하는 자가 있다면, 미국은 그가 남은 짧은 여생 동안 어디까지든 추적해 찾아내 무자비하게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는 아사드 정권 축출 이후 반군 출신 인사들이 주도하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 왔다. 지난달에는 IS 격퇴를 위한 다국적군 작전에 참여하는 등 미국과도 비교적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공격은 미·시리아 간 안보 공조 체제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IS는 2019년 시리아에서 사실상 패망했지만, 잔존 세력은 여전히 시리아와 이라크 곳곳에서 소규모 테러와 폭력을 이어가고 있다. 유엔은 IS가 현재도 시리아와 이라크 지역에 약 5000명에서 7000명 규모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군은 알탄프 요새를 비롯해 시리아 중부 홈스주 일대 여러 지역에 주둔하며 IS에 대응하는 현지 군사 훈련과 작전 지원을 맡아왔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직접적인 교전은 거의 없었다. 앞서 2019년 시리아 북부 만지브에서 발생한 폭발물 공격으로 미군 2명과 미국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한 사건이 미군에 대한 최대 규모의 피습 사례로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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