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종교교육의 자유 - 종교사학의 자율성 보장

서헌제 교수
서헌제 교수 ©기독일보 DB

종교교육이야말로 종교단체(교회)가 가지고 있는 믿음과 교리를 보수하고 이를 다음 세대에 전해줄 통로가 될 뿐 아니라 교육 자체가 선교의 유력한 수단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종교의 자유 중에서도 종교교육의 자유가 중요하다. 특히 기독교는 구한말 선교사들이 세운 연희, 이화, 배제, 숭실, 중앙 학당 등을 통해 무너진 교육을 바로 세우고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참교육을 함으로써 절망에 빠졌던 이 나라와 민족에게 빛을 던져주었음. 기독교 사학은 우리나라 근대 교육의 중심이었고 이러한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종교(기독교)사학이 건학 이념인 기독교적 가치관을 가진 교육을 제대로 하려면 학생 선발권, 교육과정 편성권, 교사 임용권, 등록금 책정권, 사학법인 구성권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교육권력을 장악한 좌파들은 고교평준화, 자사고 폐지 등을 통해 학생들을 강제로 배정함으로서 기독교 교육에 동의하는 학생을 선발할 수 없으며 기독교 믿음을 넣어 줄 교육과정을 제대로 편성할 수 없다.

이에 더 나아가 정부는 일부 사학 비리를 이유로 2021년 8월 한국교회가 반대하는 가운데 ‘사립학교 교원 채용시험을 시도 교육감에게 강제로 위탁’시키고 개방 이사를 확충하는 사학법개정을 야밤에 기습적으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기독교 사학은 기독교 믿음에 근거해서 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인 교사를 임용하는 자유마저 박탈당하고 말았다. 한국교회는 사회적 합의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사학법을 단독으로 처리한 것을 규탄하며, 사학법을 원래대로 다시 개정할 것을 촉구한다.

III. 정교분리의 실현

1. 정교분리의 의미

우리나라 헌법 제20조는 종교자유와 함께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정교분리원칙을 선언하고 있음. 미국 헌법 수정 제1조도 ‘국교수립의 금지(establishment clause)’를 종교자유와 함께 규정하고 있다. 정치(국가)와 종교가 분리되어야 종교의 자유가 제대로 보장될 수 있으며, 종교의 자유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어야 하는,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바리새인들이 예수께 가이사(황제)에게 세금 바치는 것이 가하냐고 물었을 때 예수님은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라고 말씀하셨다. 이는 하나님이 인류 구원의 목적을 이루시기 위하여 교회와 함께 세속국가를 세우시고 교회와 국가에 각각 그 고유한 영역을 정해주셨다는 말씀으로서 이후 기독교 세계에서 종교와 정치의 분리에 관한 근거가 되었다. 우리나라와 같은 다 종교국가에서는 정교분리원칙은 종교차별 금지와 직결되며, 특히 공직자들의 종교적 중립의무, 국가의 특정 종교에 대한 차별적 지원이 문제가 되고 있다.

2. 편향된 예산지원 금지

 2.1. 문화지원 명목의 종교지원

정교분리원칙상 국가의 특정 종교에 대한 재정지원이 금지되지만 이른바 ‘문화’라는 명목으로 이를 우회하고 있음. 문화체육관광부의 종교별 지원예산 현황(문화재보수·정비비는 제외)에 따르면 2008∼2012년 총 997억5000만원의 예산지원액 가운데 불교가 지원받은 예산이 430억 원(43.1%)이며 유교가 271억 원(27.2%), 민족종교가 106억5000만원(10.7%)이었으며, 기독교는 천주교를 포함해도 82억 2000만원(8.2%)에 불과하였다. 문화지원이라는 명목 하에 불교에 대한 국가의 편향적 지원의 대표적인 사례가 템플스테이 사업임. 템플스테이는 참여자가 일정 기간 사찰에 머물면서 한국불교의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해보는 불교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서 그 내용은 대개 암자순례, 참선과 다도, 예불참여, 발우공양이 기본이고 그 이외에 사찰에 따라 포행, 염주 만들기, 경전 사경 등이 있다. 이처럼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의 많은 부분이 종교색이 짙어 국가의 지원은 정교분리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할 것이다.

2.2. 문화재관람료 유감

전국 대부분의 국립공원 입구에는 경내에 소재하는 사찰들이 매표소를 설치하여 이른바 “문화재관람료”라는 명목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이 매표소에서는 사찰 방문과는 상관없이 국립공원에 입장하려는 사람들에게 강제로 문화재 관람료를 받고 있어 국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대법원은 2013년 지리산 천은사 사건에서 사찰의 문화재관람료 징수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입장객에게 관람료를 돌려줄 뿐 아니라 위자료 10만원 지급과 이를 어길 경우 백만 원의 이행 강제금까지 부과하는 판결을 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찰들은 국립공원이 불교 토지임을 내세워 정부의 묵인하에 계속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문화재관람료를 ‘봉이 김선달’에 비유하는 발언이 나온 배경이다. 이에 대한 불교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청래 의원 등은 문화재관람료를 폐지하는 대신에 아예 국가 예산으로 불교에 문화 관람료를 지급하는 문화재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2021년 11월 26일에 발의한 바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국고로 지원되는 문화재 개보수비용과 중복지원의 문제가 있다.

2.3. 2021년 ‘성탄 캐롤 켐페인’에 대한 불교의 방해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는 일반 시민들을 위해 천주교 서울대교구와 한교총이 문화부의 예산지원하에 “12월엔 캐럴이 위로가 되었으면 해”라는 행사를 계획한 바 있다. 그러나 불교종단협의회가 정교분리원칙 위반을 이유로 법원에 중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하였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하였다. 법원은 국가가 불교 종단의 연등회 행사 등 다른 종교단체의 유사한 종교적 행사에도 보조금을 지급해온 점 등에 비추어 문화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은 종교적 행사에 대한 지원으로서 정교분리원칙이나 공무원 종교중립의무 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해마다 문화재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정부 예산을 독차지해온 불교가 불과 10억 원의 캐럴 캠페인 지원을 문제 삼아 법원에 가처분까지 신청하였으나 결국 기각당한 것임. 법원 결정과는 별도로 불교계의 항의에 문화부는 예산지원을 철회하였을 뿐 아니라 문화부 장관이 조계종을 찾아가 백배 사죄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3. 가칭 ‘종교평화법’ 시도 중단

불교계는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기독교에 비해 차별받고 피해를 입고 있다며 각 대선 캠프에 ‘종교평화법(또는 종교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불교가 차별받고 있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기독교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 법적인 차원에서 볼 때에도 종교평화법은 국가가 법으로 종교의 문제에 개입하게 하는 등 정교분리원칙에 반하며 선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 이 법은 형적으로는 종교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종교 갈등에 따른 불법행위를 법으로 규율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치권에 대한 불교계의 개입 및 영향력 확대, 기독교 선교에 대한 차단을 노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서헌제 교수(중앙대 법대, 교회법학회 회장, 중앙대 대학교회 목사)

*이 글은 서헌제 교수가 지난 2월 17일 한국장로교총연합이 주최한 포럼에서 발제한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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