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기독일보 DB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이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인정 방안을 포함한 종전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현지 언론 키이우인디펜던트와 오데사저널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크림반도 영토 인정에 대해서는 논의할 필요조차 없다"며 "이는 우크라이나 헌법에 반하는 일이며, 크림은 우리 국민의 영토"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림반도 문제를 종전 조건으로 삼는 것은 러시아가 의도한 전쟁 장기화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영토 주권에 대한 협상이 시작되는 순간, 협상은 러시아가 원하는 방향으로, 즉 전쟁을 장기화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이 경우 빠른 종전 합의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또한 미국 측으로부터 해당 제안을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적은 없다면서도, "만약 크림반도 양보를 포함한 공식 제안이 있을 경우, 우크라이나는 이를 즉각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 수립된 종전안의 틀을 바탕으로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인정과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배제 등을 포함한 기밀 문서를 우크라이나 및 유럽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은 이 제안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답변을 2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미국·우크라이나·유럽 주요국 간 회담에서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명확한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우크라이나의 입장은 전면 휴전을 우선 협상 과제로 삼고, 영토 문제는 휴전 이후 본격적인 평화 협상 과정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한 셈이 됐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번 런던 회담에 우크라이나를 대표해 참석하는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과 안드리 예르막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면 휴전과 관련된 협상 권한만을 위임받은 상태다.

WSJ는 “23일 열리는 회담에서 뚜렷한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향후 키이우와 워싱턴 간의 외교 관계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던졌다”고 분석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젤렌스키 #크림반도 #러우전쟁 #러시아 #우크라이나 #기독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