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영세(오른쪽 두 번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대선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김문수-한덕수 간 논의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권 위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문수 후보가 제안한 단일화 방식에 대해 “당으로서는 도저히 현실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가 제시한 ‘후보 등록 이후 단일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단일화는 반드시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0일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권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11일 후보 등록 마감 전에 단일화를 성사시켜야만 이재명 세력에 맞설 수 있는 후보를 기호 2번으로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필요한 결단을 내릴 수 있다”며 대선 후보 교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앞서 김문수 후보는 이날 오전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일주일간 선거운동을 각자 진행한 후, 14일 방송 토론과 11일 내 단일화 문제를 반드시 매듭지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권 위원장은 김 후보의 태도 변화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김 후보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한 후보와 단일화를 강하게 주장했고, 김덕수가 필승 카드라고 선언했다”며 “그런데 지금 와서 후보 등록 이후 단일화를 주장하는 건 약속을 뒤집는 것으로, 정치의 신뢰도와 지도자의 명예가 무너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후보가 말하는 ‘11일 이후 단일화’는 사실상 허구”라며 “한 후보는 11일까지 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이기 때문에, 그 이후 단일화는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김 후보가 국민의힘 기호 2번 후보로 등록되는 건 문제없지만, 만약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 주체가 될 경우 기호 2번은 대선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당 내 일부 의원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그는 “일부 의원들이 이런 상황을 알고도 김 후보의 입장을 옹호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국민의힘의 이름과 조직, 선거 수행 능력을 단일화 후보가 활용하지 못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김문수 후보의 판단이 잘못될 경우 그 책임은 당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김 후보가 잘못된 판단으로 대선에서 패배한다면, 김 후보뿐 아니라 우리 당 전체가 국민과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후보의 태도 변화에 의문을 표하며 “한 후보와 단일화를 강하게 밀어붙였던 김 후보가 지금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며 “왜 이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한 후보를 먼저 불러낸 사람이었다는 점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단일화 결렬 시 후보 교체 가능성에 대해 “여론조사는 계속되고 있다”며 “10일까지 단일화를 위해 어떤 결단이 필요한지 깊이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교체의 법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확정된 바 없고, 결정되면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또한 “단일화가 무산되면 김 후보로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고, 그럴 경우 나는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더 유능한 지도부가 와서 선거를 잘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예정된 김 후보와 한 후보 간 회동에 대해 권 위원장은 “당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쪽은 당이 개입하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애초에 우리는 후보 간 직접 논의하라고 했지만, 김 후보 측에서 단일화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가, 또 위원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협상을 진행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김 후보가 상황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며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후보가 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당의 권력을 차지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그렇게 권력을 쥐는 게 목표라면 참으로 허망한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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