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과 혈당은 따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식탁 위에서는 자주 함께 흔들린다. 짠 음식은 혈압을 올리고, 정제 탄수화물과 단 음료는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 반대로 채소, 통곡물, 콩류, 생선, 견과류를 적절히 먹으면 두 지표를 동시에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DASH 식단이 한국인에게도 관심을 받는 이유다.
DASH는 고혈압 예방과 관리를 위해 알려진 식사 방식이다. 핵심은 복잡하지 않다. 소금은 줄이고, 채소와 과일, 저지방 단백질, 통곡물, 칼륨과 마그네슘이 풍부한 식품을 늘리는 것이다. 다만 한국 식탁은 국, 찌개, 김치, 젓갈, 장류처럼 나트륨이 높은 음식이 많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한국식으로 바꾸는 지혜가 필요하다.

채소와 단백질을 담은 건강식 볼. 이미지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FitTasteTic(CC BY-SA 2.0)
DASH 식단의 출발점은 ‘덜 짜게’가 아니라 ‘덜 붓게’다
나트륨을 줄이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실천은 어렵다. 한국인은 국물 음식에서 많은 나트륨을 먹는다. 국과 찌개를 완전히 끊기보다 국물 섭취량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하면 부담이 적다. 건더기 위주로 먹고, 국물은 절반 이하로 남기는 습관만으로도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
김치와 장아찌도 문제다. 김치를 먹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양을 정해야 한다. 작은 접시에 덜어 먹고, 젓갈과 장아찌를 동시에 올리지 않는 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 된장국이나 김치찌개를 먹는 날에는 다른 반찬의 간을 낮춰 전체 나트륨을 맞추는 것이 좋다.
혈당 관리는 밥을 끊는 것이 아니라 순서를 바꾸는 일이다
혈당이 걱정된다고 밥을 완전히 끊는 방식은 오래가기 어렵다. 대신 밥의 양과 종류, 먹는 순서를 바꾸는 것이 현실적이다. 식사를 시작할 때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고, 밥은 뒤에 먹으면 혈당 상승 속도를 완만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흰쌀밥을 현미, 잡곡, 보리, 귀리 등과 섞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잡곡밥이라고 해서 양을 마음껏 늘리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밥공기를 작게 쓰고, 단백질과 채소를 충분히 곁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과일도 양이 중요하다. 과일은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있지만 당도 함께 들어 있다. 주스처럼 갈아 마시면 흡수가 빨라지고 양이 늘기 쉽다. 과일은 통째로, 정해진 양만 먹는 편이 낫다.
단백질은 혈압과 혈당 사이의 완충재다
식사 때 단백질이 부족하면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가 되기 쉽다. 그러면 포만감이 빨리 꺼지고 간식을 찾게 된다. 생선, 닭가슴살, 달걀, 두부, 콩, 살코기, 그릭요거트 같은 단백질을 매 끼니에 넣으면 식사 만족도가 올라간다.
다만 가공육은 주의해야 한다. 햄, 소시지, 베이컨은 단백질처럼 보이지만 나트륨과 포화지방이 많다. DASH 식단에서는 이런 가공육보다 생선과 콩류, 두부를 더 자주 선택하는 편이 좋다. 고기를 먹을 때도 양념이 강한 메뉴보다 굽거나 삶은 방식이 낫다.
한국식 7일 식탁 예시
| 요일 | 아침 | 점심 | 저녁 |
|---|---|---|---|
| 월 | 오트밀, 삶은 달걀, 토마토 | 잡곡밥, 닭가슴살 샐러드, 된장국 건더기 | 두부구이, 나물, 밥 반 공기 |
| 화 | 그릭요거트, 견과류, 베리류 | 보리밥, 생선구이, 채소무침 | 닭고기 채소볶음, 현미밥 소량 |
| 수 | 통밀토스트, 달걀, 오이 | 비빔밥, 고추장 절반, 국물 적게 | 콩나물국 건더기, 두부, 채소 |
| 목 | 삶은 고구마, 우유 또는 두유 | 잡곡밥, 불고기 소량, 쌈채소 | 연어 또는 고등어, 샐러드 |
| 금 | 과일 한 접시, 달걀, 견과류 | 메밀국수, 국물 적게, 삶은 달걀 | 닭가슴살, 채소구이, 밥 반 공기 |
외식이 잦을수록 ‘국물·소스·밥 양’을 봐야 한다
직장인은 매 끼니를 집에서 챙기기 어렵다. 외식할 때는 메뉴 자체보다 조절 포인트를 정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국밥은 국물을 남기고, 비빔밥은 고추장을 절반만 넣고, 덮밥은 밥을 조금 덜어내고, 샐러드는 드레싱을 따로 달라고 요청하는 식이다.
카페 음료도 혈당 관리에 영향을 준다. 달콤한 라떼, 스무디, 주스는 식사 한 끼에 가까운 당을 담고 있을 수 있다. 커피는 가능하면 무가당으로, 간식은 빵보다 견과류나 삶은 달걀처럼 포만감이 있는 것을 고르는 편이 낫다.
DASH 식단은 특별한 음식을 사는 식단이 아니다. 매일 먹던 식탁에서 국물은 줄이고, 채소는 늘리고, 단백질을 빠뜨리지 않고, 밥의 양과 순서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혈압과 혈당이 걱정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완벽한 식단표보다 오래 반복할 수 있는 식사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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