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유소년(0~14세) 인구 비율이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가까운 미래에는 어린이 인구가 전체 인구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 예고되고 있다.
5일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유엔의 ‘세계 인구 추계’(연앙인구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유소년 인구 비율은 10.6%로 집계됐다. 이는 고령화가 일찍 진행된 일본의 유소년 비율(11.4%)보다도 낮은 수치로,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 2020년부터 일본보다 낮은 유소년 비율을 기록하기 시작했으며, 해마다 그 격차가 커지고 있다.
이 통계는 인구 4000만 명 이상인 37개국을 대상으로 비교한 것으로, 한국은 그중 최하위인 37위를 기록했다. 이탈리아(11.9%), 스페인(12.9%), 독일(13.9%), 태국(14.7%), 중국(16.0%) 등도 낮은 수치를 보였지만, 한국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프랑스(16.5%), 영국(17.2%), 미국(17.3%) 등 서구권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유소년 인구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감소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국가통계포털(KOSIS)의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유소년 인구 비율은 2025년에는 9.7%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2050년에는 7.9%, 2060년에는 6.9%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 추세대로라면 불과 35년 후에는 국민 10명 중 어린이가 한 명도 채 되지 않는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인구통계 이상의 문제로, 장기적으로는 사회의 생산 가능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 교육 및 국방 시스템의 재편 등 광범위한 사회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일시적이지만 긍정적인 신호도 있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2월 기준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8개월 연속 출생아 수가 증가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이러한 추세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변화된 결혼·출산 문화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되지만, 여전히 전체 합계출산율은 0명대에 머물고 있어 구조적인 저출산 문제의 해소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출산율 반등의 일시적 현상보다는 중장기적인 국가 차원의 출산·양육 정책, 사회 구조 개선이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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