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전달한 공식 답변서에 대해 강한 거부 의사를 밝히며 대이란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수십 년 동안 국제사회를 상대로 시간 끌기 전략을 반복해왔다고 비판하면서, 미국이 제시한 핵 협상 관련 레드라인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방금 이란 측 이른바 대표들의 답변서를 읽었다”며 “나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별도의 게시글에서 “이란은 지난 47년 동안 미국과 전 세계를 상대로 시간 끌기 게임을 해왔다”며 “지연(DELAY), 지연, 지연”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란은 더 이상 웃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미국이 이란에 대한 압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발언은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과 중동 안보 문제가 다시 국제사회의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란은 제재 완화와 군사적 긴장 완화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이란 핵무기 보유 절대 허용 못 해”
미국 정부는 이번 협상 과정에서 이란에 매우 명확한 기준과 조건을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날 오전 방송된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미국이 최신 제안서에 “매우 명확한 레드라인”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왈츠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이란이 세계 경제를 인질로 삼는 상황 역시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측은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중동 해상 교통로의 안전 문제를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며, 중동 지역 군사 긴장이 고조될 경우 국제 유가와 세계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적 지역으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핵 문제와 함께 중동 해상 안보 문제를 동시에 압박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이란이 핵 개발과 지역 내 군사 영향력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를 차단하기 위해 외교·경제·군사적 압박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미국 측 발언은 이란 핵 협상이 단순한 외교 현안을 넘어 국제 원유 시장과 글로벌 안보 질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을 다시 부각시켰다.
◈이란 “전쟁 중단·해상 안보 회복” 제안
이란은 이날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 측 제안에 대한 공식 답변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답변서에는 즉각적인 전쟁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해상 안보 회복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언론들은 “현재 제안된 로드맵에 따라 이번 단계 협상은 역내 적대 행위 종식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내용은 이란이 군사 충돌 확대를 원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미국과 서방을 상대로 일정 수준의 협상 공간을 확보하려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 측은 이란의 이번 답변이 핵심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면서 양측 간 입장 차가 여전히 크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특히 미국은 이란의 핵 개발 중단과 중동 내 군사 활동 제한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군사적 긴장 완화와 제재 해제를 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협상 타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동 외교가에서는 이번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과 국제 유가 변동성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네타냐후 긴급 통화에 관심 집중
이란의 답변서 전달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통화한 사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CNN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의 답변서가 전달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는 네타냐후 총리가 회의 도중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기 위해 자리를 뜨는 모습이 담겼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이란 핵 개발 문제에 대해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국가 가운데 하나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여러 차례 공개 발언을 통해 이란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이번 통화 역시 이란 답변서와 중동 정세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 문제와 중동 안보 문제를 놓고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가 향후 중동 정세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이란 핵 협상,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국제사회의 긴장감 역시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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