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기독일보 DB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들어 세 번째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은행의 향후 금리 정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 등의 요인으로 한국은행이 이달 중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부담도 여전히 존재한다.

연준은 현지시간으로 7일,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의 4.25%~4.5%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으며, 금리 동결 기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취임 후 세 차례의 FOMC 회의에서 모두 유지되었다.

연준은 특히 최근 미국 내 통상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인 물가 변화에 그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 둔화와 실업률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대외 리스크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신중하게 관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달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1분기 한국 경제가 역성장을 기록한 데다,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따른 수출 부진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내수 성장 동력이 약화된 상황이다. 이 같은 경제 상황은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출장 중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기존 세 차례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성장률 발표에 따라 금리가 더 낮아질 수 있으며, 5월 성장률 전망 발표를 계기로 다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한·미 기준금리 격차다. 양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1.75%포인트 차이가 나며, 이는 지난 2022년 9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금리 역전 현상이다.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경우, 이 격차는 더욱 벌어져 외환시장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아시아 통화 강세 영향으로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휴 기간 중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급락한 뒤, 국내 정규장에서도 1300원대를 유지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환율 흐름은 금리 인하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 실장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안정된 상황에서는 연준의 동결이 한국의 금리 동결 가능성을 일부 높일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내수 경기가 매우 침체돼 있는 만큼 한은은 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도 “국내 성장률이 올해 1%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통화당국은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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