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SNS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한국의 이른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데 이어, 미 국무부가 공식 성명을 통해 우려를 표명했다. 해당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고 미국에 기반을 둔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국내 법률 제정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비판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됐다.

미 국무부는 31일(현지 시간) 한국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관련한 질의에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한국 정부가 정통망법 개정을 의결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번 개정안이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서비스 영역에 대한 장벽과 사전 검열 우려

미 국무부는 정통망법 개정안이 디지털 서비스 영역에 불필요한 장벽을 설정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사전적 규제 성격이 강해, 사실상 사전 검열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국무부는 한국이 디지털 환경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국무부는 성명에서 한국이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 과도한 규제를 도입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며, 미국은 검열에 반대하고 모두에게 자유롭고 개방된 디지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한국과의 협력에 계속 전념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미 간 기술 협력과 디지털 파트너십을 중시해 온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역외적 파급효과와 글로벌 규제 확산 가능성

미 국무부는 정통망법 개정안이 한국 내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제적으로도 표현의 자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플랫폼 사업자들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콘텐츠를 차단하거나 삭제하는 방식의 사전 검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무부는 이러한 조치가 국경을 넘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글로벌 차원에서 규제 강화 흐름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법 개정이 다른 국가들에도 유사한 규제 논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우려한 것으로 풀이됐다.

◈신중한 재검토 촉구와 외교적 파장 관측

미 국무부는 한국 정부에 대해 새 법률이 한국 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표현의 자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신중하게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성명은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 한미 간 외교 현안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낳았다.

앞서 세라 로저스 미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은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해당 개정안이 표면적으로는 명예훼손적 딥페이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적용 범위가 훨씬 넓어 기술 협력 전반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에는 개인적 견해로 해석될 여지도 있었으나, 국무부가 공식 성명을 발표하면서 정부 차원의 우려로 확산됐다.

◈정통망법 개정안 핵심 내용과 정부 설명

이번 정통망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30일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고의로 불법·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한 행위자에게 실제 손해액의 최대 5배에 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데 있다.

정부는 인공지능 기반 딥페이크 조작 영상과 허위·과장 광고를 근절하기 위해 AI 표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심의 범위를 확대해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신속한 심의를 보장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조치들이 디지털 환경에서의 신뢰 회복과 이용자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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