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를 이루지 못해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하면, 1~4단계로 나눈 군 투입 대응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4월 14일 뉴시스 인터뷰에서 밝힌 이 한 문장이, 5월 ‘프로젝트 프리덤’ 시기 한국의 외교·국방 딜레마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같은 인터뷰에서 안 장관은 “실제 군이 투입된다면 독자 작전이 아닌 다국적군 참여 형태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울신문은 “청해부대 확장형으로 구축함과 헬기 등 약 300명 규모 파병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한국은 동맹·에너지·교민 안전·경제 등 모든 카드를 동시에 다뤄야 하는 ‘복합 외교’의 시험대에 올랐다. 외신과 한국 정부 발표, 국내외 싱크탱크 분석을 종합해 동참·거부 시나리오를 짚는다.

▲ 한국 해군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DDG-991). 한국이 다국적 호위 작전에 동참할 경우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다. (US Navy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청해부대의 ‘아덴만 자산’ — 호르무즈로 확장 가능한가
한국 해군은 2009년부터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청해부대)’를 아덴만·바브엘만데브 일대에 파견해 해적 대응과 상선 호위 임무를 수행해왔다.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대표되는 청해부대의 작전 경험은 한국 해군의 해외 파병·호송 운용의 핵심 자산이다. 그러나 뉴스1은 “아덴만은 비정규군인 해적을 상대하는 해상 치안 유지 성격에 가깝지만, 호르무즈는 정규군이 대치하는 국가 간 전쟁 환경”이라며 “차원이 다른 임무”라고 분석했다. 서울신문은 “청해부대를 호르무즈로 보낼 경우 아덴만 연간 약 1,000척 선박 호위 공백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1~4단계’ 단계별 시나리오 — 안규백 장관이 시사한 것
안 장관 발언과 외신·국내 보도를 종합하면 한국 정부의 단계별 검토는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단계는 정보·외교적 지지로, 미국·UN과 정보 공유, 안보리 외교 활동, 여론·국제 협력 차원 정치적 지지가 핵심이다. 2단계는 인도지원·간접 지원으로, 후자이라·두바이 인근 한국 선박 정박 지원, 의료·연료·식수 등 인도지원 협력, 주한미군 차원의 후방 군수 지원 우회가 거론된다. 3단계는 청해부대의 작전 영역 확장으로, 호송 임무 한정·교전 규칙 명확화, 구축함 1척+헬기 운용 등 약 300명 규모를 검토한다. 4단계는 다국적 호송단 ‘직접’ 참여로, 미·영·호·바레인·UAE·이스라엘 함대와 통합 운용, 미사일 방어·정보 협력 강화가 포함된다. 다만 이 4단계는 정치적·법적 부담이 가장 크다.
국내 싱크탱크의 시각 — 아산·세종·KIDA·INSS
아산정책연구원은 2025년 12월 발간한 ‘아산 국제정세전망 2026’에서 2026년의 화두를 ‘무질서의 세계(Anarchic World)’로 제시했다. 호르무즈·이란·중동 위기는 이 전망의 핵심 시나리오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외교 아래 ‘동맹의 부담 분담(burden-sharing)’이 기존보다 훨씬 거칠게 요구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은 2026 봄호 학술지에서 호르무즈 봉쇄 시 동아시아 에너지 안보의 ‘중층적 리스크’를 분석하며, 한국의 정책 옵션을 다층적 외교·해운 보호·우회 인프라 협력의 세 축으로 정리했다(INSS 2026 봄, 제26권 1호 자료 참조). 한국국방연구원(KIDA)·해군본부 출신 전문가들은 “청해부대를 호르무즈로 확장하려면 작전 환경 평가, 교전 규칙(ROE) 재정립, 한미·다국적 정보 공유 채널 통합이 선결돼야 한다”고 한다. 세종연구소·국가전략 분야는 ‘에너지-안보 넥서스(nexus)’ 관점에서 한국의 외교적 신중함을 강조하는 흐름이 우세하다.
국외 싱크탱크 — CSIS·IISS·Brookings·Carnegie·Atlantic Council
CSIS는 “호르무즈 작전은 ‘봉쇄자(이란)를 봉쇄(blockading the blockaders)’하는 비대칭 작전”이라며, 다국적 동참 없이는 미국 단독으로 호르무즈를 ‘오래 열어둘 수 없다’고 평가했다. IISS의 닉 차일즈(Nick Childs) 선임연구원은 “호르무즈는 ‘대체 불가능한 길목’이라는 점에서 다른 어떤 해상 분쟁보다 까다로운 임무”라고 지적했다(IISS 2026.3 행사 발표). 외신을 종합하면 RAND·Brookings·Carnegie 국제평화재단·Atlantic Council 등 미국 주요 싱크탱크는 공통적으로 ‘동맹국의 분담’을 권고하고 있으며, 한국에 대해서도 ‘청해부대의 점진적 호르무즈 영역 확장’이 가장 현실적 옵션이라는 평가가 다수다. 이는 한국이 직접 교전을 떠안기보다는 호송·호위·정보 공유 형태의 ‘준(準) 군사적 기여’가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 시나리오 | 내용 | 장점 | 단점 |
|---|---|---|---|
| A. 청해부대 영역 확장 | 아덴만→호르무즈 호송 임무 확대(~300명) | 기존 자산 활용·정치 부담 중 | 아덴만 호위 공백·교전 위험 |
| B. 주한미군 후방 군수 우회 | 정보·물자·통신 지원, 직접 파병 X | 법적 부담 적음·동맹 시그널 | 상징성 부족·미국 추가 요청 가능 |
| C. 정치적 지지·인도지원만 | UN·안보리 활동·교민·선원 보호 | 국내 정치 부담 최소 | 한미동맹 ‘저(低)기여’ 평가 |
‘동참 거부’ 시 한미동맹·이란 관계의 변수
‘프로젝트 프리덤’ 동참을 거부할 경우 한국이 안게 되는 외교 비용은 두 갈래다. 첫째, 한미동맹 측면에서 ‘부담 분담 부족’이라는 평가가 강해질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 아래, 한국은 방위비 분담·전략물자 협력·반도체·무역 협상에서 추가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둘째, 이란과의 관계는 그 자체로 양면적이다. 한국은 이란산 콘덴세이트(석유화학 원료)에 의존해온 역사가 있고, 한국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2021년 기준 약 70억 달러) 문제가 미해결 사안으로 남아 있다. 동참 거부는 이란과의 ‘저수위 외교’ 유지에 도움이 되지만, 동맹·국제 명분 측면에서는 비용을 치른다.

▲ 한미 해군 PASSEX 합동훈련 모습.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확장은 한미동맹·중동 외교·교민 안전을 동시에 흔드는 결정이 된다. (US Navy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한국이 처한 ‘다중 딜레마’ — 교민 안전·동결 자금·에너지
외교부에 따르면 중동 한국 교민·체류자는 수만 명 규모이며, UAE·사우디·바레인·카타르·오만 등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인접 국가에 다수 거주한다. 호르무즈 위기 격화는 교민 안전, 한국 기업 주재원 가족, 한국 학교·교회 운영 등에 직접 영향을 준다. 동시에 이란과의 동결 자금 문제는 ‘인질 협상 카드’로 재부상할 수 있다. 한국은 2021년 한국케미호 사례에서 본 것처럼, 외교적 협상의 ‘카드’가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한국이 ‘동참’을 결정하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한가?
국군 해외 파병은 헌법·국군부대의 외국 파견에 관한 법률·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청해부대 작전 영역 확장도 작전 통제권·교전 규칙 변경에 따라 국회 보고가 요구된다. 안규백 장관 발언처럼 “준비에만 3개월 가까이 걸린다”는 것은 행정·법적 절차의 현실을 반영한다.
Q2. 다국적 호송단의 정확한 멤버는?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주도, 영국·호주·바레인·UAE·이스라엘 등이 참여 의사를 비친 것으로 보도된다. 사우디는 후자이라·페트롤라인 보호 차원에서 협력하지만 ‘직접 호송 함대’ 참여는 신중한 입장으로 분류된다. 한국·일본은 ‘검토 중’ 단계다.
Q3. 청해부대 호르무즈 파병이 헌법적·법적으로 가능한가?
청해부대는 이미 해외 파병 형태로 운용 중인 부대로, 작전 영역 확장은 정부가 ‘파견 임무’의 범위를 조정하는 결정으로 해석된다. 다만 교전 가능성이 높은 호르무즈로의 영역 확장은 국회 보고·동의 절차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Q4. 동참 시 한국 함정·장병의 위험은?
호르무즈 해협 작전은 이란 정규군과의 직·간접 대치 환경이다. 함정 자체의 방어 능력 외에도 다국적 함대와의 통신·전술 통합, 정보 공유 체계가 안전 확보의 핵심이다. CSIS 등 외부 분석가는 “단독 작전이 아닌 통합 호송단 내에서의 활동이 안전성을 높인다”고 평가한다.
Q5. 한국 동참이 이란과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이란은 한국이 동참할 경우 ‘동맹국 식별’ 대상으로 한국 선박을 분류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보험료·통항 안전·콘덴세이트 거래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외교부는 ‘이란 외무장관과의 직접 통화’를 추진하며 다층 외교 채널을 가동 중이다.
면책: 본 기사는 외신 보도와 공식 발표·연구기관 자료를 인용해 작성했으며, 작성 시점 이후 상황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 인용 출처: 뉴시스(2026.4.14 안규백 장관 인터뷰), 서울신문, 뉴스1, 파이낸셜뉴스, 아산정책연구원 ‘국제정세전망 2026’(2025.12),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2026 봄호, IISS(2026.3), CSIS, Brookings, RAND, Atlantic Council, Carnegie 국제평화재단 분석 (2026년 3~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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