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서울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미국 정치권 핵심 인사와 한국 ICT 산업의 대표 기업인이 만남을 가졌다는 점에서, 양국 간 기술 협력 가능성과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양측의 회동은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호텔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네이버 측은 이번 만남에서 "인공지능(AI), 기술, 글로벌 진출 전략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협력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대화가 오갔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4년에는 이 AI를 검색, 광고, 커머스 등 주요 서비스에 적용하는 '온 서비스 AI' 전략을 통해 수익 기반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또한 최근에는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화 버전 일부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글로벌 개발자 생태계와의 협업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미국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 '포시마크(Poshmark)' 인수와 웹툰 플랫폼을 운영하는 자회사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성장 등을 통해 북미 콘텐츠 및 커머스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AI와 첨단 기술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그는 동생 에릭 트럼프와 함께 '아메리칸 데이터 센터스(American Data Centers)'에 투자한 바 있으며, 이 기업은 암호화폐 채굴 외에도 AI와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행보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강조된 전략기술 육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는 아버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미국 중심의 기술 동맹 및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중시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번 회동에서 네이버의 북미 전략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만남을 한국 대표 ICT 기업과 미국 정치권, 산업계 간 연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네이버가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려는 시점에서, 미국 보수 정치권과의 접점 형성은 전략적으로 의미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주니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방한 기간 동안 그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국내 주요 재계 인사들과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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