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평양으로 갑니다
도서 「매일 아침 평양으로 갑니다」

북한의 감옥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던 한 사람이 기적적으로 생환해, 이제는 탈북민 다음 세대를 품는 사명자로 살아가고 있다. 김학송 선교사의 신간 『매일 아침 평양으로 갑니다』는 조선족으로 태어나 미국 시민권자가 되고, 목회자이자 선교사로 북한 땅을 섬기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생생한 선교 간증집이다.

이 책은 단순한 북한 억류자의 회고록이 아니다. 조선족의 피와 미국인의 신분, 북한을 향한 부르심 사이에서 “나는 누구인가”, “나의 국적은 어디인가”를 묻던 한 사람의 정체성의 질문이, 탈북민 자녀들을 향한 사랑과 복음 통일의 비전으로 확장되는 이야기다. 저자는 개인의 고난과 생환을 넘어, 다음 세대를 세우는 현재 진행형 사역을 통해 하나님의 부르심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증언한다.

저자는 어린 시절 중국에서 ‘꼬리빵즈’라는 조롱을 들으며 자랐다. 중국 안에 살고 있었지만 온전히 중국인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했고, 조선족이라는 정체성은 오히려 차별과 상처의 이유가 되었다. 그 경계인의 삶은 훗날 하나님을 만난 뒤, 국적과 민족을 넘어 복음을 따라 살아가는 사명자의 길로 바뀐다.

책 속에서 저자는 자신이 처음 십자가를 접했던 순간을 회상한다. 구치소에서 만난 한 친구가 자신의 옷 실을 풀어 엮어준 십자가였다. 당시 그는 십자가의 의미를 알지 못했지만, 그것을 손에 쥐었을 때 설명할 수 없는 안도와 위로를 느꼈다고 고백한다. 이후 미국에서 예수님을 전해준 이들과의 만남, 생생한 꿈을 통해 천국을 확신하게 된 경험은 그의 신앙 여정에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하나님을 만난 그는 미국에서 목사가 되었고, 이후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농업 기술을 보급하며 실험 농장의 책임자로 일했다. 그가 북한으로 향하게 된 과정에는 미국 시민권 취득이라는 특별한 섭리도 있었다. 저자는 그 시민권을 바울의 로마 시민권과 같은 은혜의 징표로 받아들였고, 하나님께서 그것을 북한 선교를 위해 사용하실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북한으로 가는 길이 열렸을 때, 저자는 두려움과 무력감을 동시에 느꼈다. 복음이 척박한 땅에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도 중 “네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하나님의 물음 앞에서, 그는 자신이 배운 농업 기술을 떠올렸다. “네가 배운 농업 기술로 굶주린 내 백성을 위로하라”는 감동은 그의 북한 사역의 방향을 결정짓는 말씀이 되었다.

그러나 그 사역은 순탄하지 않았다. 새벽예배가 도청되면서 그는 2017년 북한에 억류되었고, 1년간 혹독한 심문과 고통의 시간을 통과했다. 북한 공안들은 그에게 ‘반공화국 죄’를 실토하도록 강요했고, 그는 육체적·정신적 압박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뎌야 했다. 그럼에도 책은 이 시간을 단순한 고난의 기록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저자는 감옥 안에서도 복음의 기회를 보았다. 기독교에 대해 진술서를 쓰라는 요구를 받았을 때, 그는 그것을 복음을 증거하라고 하나님이 주신 기회로 받아들였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그 글을 읽고 주께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진술서를 써 내려갔다는 고백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사명을 붙든 선교사의 내면을 보여준다.

기적적인 석방의 순간 역시 책의 중요한 장면이다. 철문이 열리고 찬란한 5월의 빛을 받으며 다시 밖으로 걸어 나왔을 때, 저자는 평범한 바람과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하나님의 약속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한다. 그 순간 그는 통일을 향한 하나님의 약속이 퍼즐 조각처럼 이어지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꼈다고 고백한다.

『매일 아침 평양으로 갑니다』가 특별한 이유는, 이야기가 생환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저자는 북한 억류의 고난을 지나 현재는 탈북민 2세들을 품는 ‘스룹바벨 프로젝트’에 헌신하고 있다. 통일 후 무너진 성전을 다시 세울 세대가 필요하듯, 탈북민 자녀들이 복음 통일 시대를 준비할 스룹바벨 세대가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 사역이다.

저자는 특히 북한 고아들과 탈북민 자녀들을 말씀과 전문 기술로 훈련시켜, 장차 북한 땅과 지하 교회를 섬길 리더로 세우는 비전을 품고 있다. 이는 북한 선교를 단지 지역이나 체제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세우는 선교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통일 선교는 결국 다음 세대를 세우는 일이라는 저자의 확신이 책 전체에 흐른다.

이 책은 북한을 위해 기도해온 이들, 기도의 열매를 실제로 보고 싶은 이들, 자신의 삶에도 하나님의 이야기가 담기기를 바라는 독자들에게 깊은 도전을 준다. 또한 책에는 매일 북한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기도문도 담겨 있어, 독자들이 간증을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실제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도록 이끈다.

『매일 아침 평양으로 갑니다』는 현대판 사도행전적 기록이라 할 만하다. 한 사람의 정체성의 고민이 하나님의 부르심 안에서 선교적 정체성으로 바뀌고, 감옥의 고난이 다음 세대를 품는 사명으로 확장되며, 개인의 생환이 복음 통일을 향한 기도로 이어진다.

저자는 “당신은 누구를 위해 살고 있는가.”라고 묻는다. 이 질문은 단지 저자의 삶을 설명하는 문장이 아니라, 책을 읽는 모든 독자에게 건네는 신앙의 물음이다. 『매일 아침 평양으로 갑니다』는 매일 아침 북한 땅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한 선교사의 고백을 통해, 한국교회가 다시 붙들어야 할 복음 통일의 사명과 다음 세대를 향한 책임을 일깨우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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