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 1분기 TV 등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수 조원대 매출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50억원을 넘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올레드(OLED) TV 시장 점유율 1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TV 사업 수익성이 심각하게 저조한 상황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MS사업본부는 올 1분기 4조950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9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0.1%로, 사실상 수익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MS사업본부는 LG전자 내에서 TV를 주력으로, 노트북과 사이니지 등 디스플레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번 1분기 MS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 0.1%는 LG전자 전체 1분기 영업이익률인 5.5%에 한참 못 미친다.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9.6%),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담당하는 ES사업본부(13.3%)는 물론, 자동차 전장 사업을 맡은 VS사업본부(4.4%)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더욱이 MS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3.6%였던 영업이익률은 2분기 2.5%, 3분기 0.2%, 4분기에는 -0.9%까지 떨어지며 적자 전환 직전까지 몰렸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TV·생활가전 사업부(VDA사업부)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이 1%대로 하락했지만, LG전자 MS사업본부보다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올레드 TV 시장 점유율 52.4%를 기록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 올레드 TV를 세계 시장에 다수 판매했음에도, 지난해 4분기 MS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0.9%로 전락했다. 실질적인 판매 수익은 거의 없는 셈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올레드 TV 시장 1위를 두고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더욱 뼈아프다. 첨단 기술을 집약한 고가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이익을 남기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LCD 패널 가격, 마케팅비 등 각종 비용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LG전자의 판매·관리비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14조8392억원이었던 판매·관리비는 2022년 16조6520억원, 2023년 16조1479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7조9595억원까지 급증했다. 단 1년 사이 약 2조원이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글로벌 TV 시장 수요 둔화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LG전자의 전체 TV 출하량은 약 2260만 대로, 과거 2000만 대 중반을 유지하던 것과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중국 TV 업체들의 출하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LG전자 관계자는 "LCD 패널 가격 상승 등 원가 부담이 커진 데다, 시장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 투입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LG전자가 비용 통제에 실패하면 올해도 TV 사업에서 사실상 손해만 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LG전자는 조주완 사장의 지시에 따라 전사적인 긴축 경영을 시행 중이지만, 기본적인 수익성 관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TV 업체들의 기술 추격도 거세지고 있다. 일부 TV 제품 분야에서는 이미 중국 기업들과의 기술 격차가 거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2분기 이후 글로벌 TV 시장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레드 TV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급속히 추격하고 있어, LG전자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비즈니스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기술력 격차를 더욱 벌려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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