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의 편집자인 마이클 그리보스키(Michael Gryboski)가 ‘부활절 예배에 관한 5가지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부활주일에는 미국과 전 세계의 교회들이 신약성경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Easter)을 맞아 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부활절은 '부활주일(Resurrection Sunday)'로도 불리며, 기독교 달력에서 가장 거룩한 날 중 하나로 여겨진다. 매년 이 날은 교회 예배 참석자 수가 가장 많은 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종교적 기념일은 초대 교회 시절부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매년 부활절 날짜를 언제로 정할지를 둘러싼 논쟁도 있어왔다.
다음은 부활절과 관련된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 다섯 가지이다. 부활절이라는 단어의 어원, 최초의 부활절 일출 예배, 가장 오래된 부활절 설교문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1. 부활절(Easter)이라는 단어는 어디서 왔나?
'Easter'라는 단어의 기원은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었다. 일부는 이 용어가 이교도(페이건)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그 주장을 근거 없다고 반박한다.
이교도적 기원을 둘러싼 추측 때문에, 특히 미국 내 일부 교회들은 이 날을 '부활주일(Resurrection Sunday)'로 부르기도 한다.
중세의 저명한 역사학자인 베다(Venerable Bede)는 8세기 저작에서 'Easter'라는 단어가 봄과 다산의 여신인 앵글로색슨 신 ‘에오스트레(Eostre)’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에 따르면, 많은 학자들은 이 단어가 라틴어 표현인 in albis—'새벽'을 뜻하는 alba의 복수형—에서 유래했고, 이것이 고대 독일어의 eostarum이 되었다고 본다. 이 단어가 오늘날 영어와 독일어의 'Easter'의 전신이라는 설명이다.
19세기 장로교 신학자 알렉산더 히슬롭은 저서 <두 바벨론(The Two Babylons)>에서 이 단어가 바빌로니아 여신 아스타르테(Astarte)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며, 이 여신이 앵글로색슨 신 에오스트레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았다.
그러나 창조론을 중심으로 변증 활동을 펼치는 기독교 단체 'Answers in Genesis'는 2011년 블로그에서 히슬롭의 주장에 대해 “그의 논리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비약적이며, 기본적인 오류들이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히슬롭은 이름의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Saxony의 Eostre와 Astarte, Ishtar, Ashtoreth를 동일하게 보았다”며 단지 음성학적 유사성만으로 연관성을 추론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2. 가장 오래된 부활절 설교
부활절은 1세기부터 기념되었지만,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부활절 설교문은 2세기의 것으로, 사르데스의 멜리토(Mileto of Sardis) 주교가 약 170년경에 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기독교의 옹호자이자 저술가였던 멜리토는 이 설교에서 이사야 53장 7절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전했으며, 기독교인들은 이 구절을 예수의 수난과 부활에 대한 구약의 예언으로 해석한다.
그는 설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주께서 우리의 인성을 입으시고, 고난 받는 자들을 위해 고난을 당하셨으며, 갇힌 자들을 위해 매이셨고, 정죄 받은 자들을 위해 심판받으셨으며, 묻힌 자들을 위해 묻히셨고, 죽음에서 부활하셔서 이렇게 외치셨다. ‘누가 나와 다투려는가? 나와 맞서 보라. 나는 너희의 용서요, 구원의 유월절이며, 너희를 위해 희생된 어린양이요, 너희의 몸값이요, 너희의 빛이며, 구세주요, 부활이며, 너희의 왕이다. 나는 너희를 하늘의 높은 곳으로 이끌 것이며, 너희에게 영원한 아버지를 보여 주고, 내 오른손으로 너희를 일으킬 것이다.’”
3. 니케아 공의회와 부활절 날짜 논쟁
2세기 초, 초대 교회 내에서는 부활절을 정확히 언제 기념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이 있었다.
어떤 교회들은 유대인의 유월절(Passover)과 가까운 주일에 기념했으며, 또 어떤 곳은 유월절 당일에 기념하기도 했다. 유월절 날짜 자체를 계산하는 방식의 차이로 교회마다 다른 날짜에 부활절을 지키는 일이 벌어졌다.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는 이러한 혼란을 정리하고자, 부활절을 춘분 이후 첫 만월 다음 주일로 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부활절은 3월 22일부터 4월 25일 사이의 일요일에 해당하게 되었다.
기독교 포털 Christianity.com에 따르면, “공의회의 결정이 모든 지역에서 즉시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었다. 특히 유월절에 부활절을 기념해오던 교회들은 갑작스럽게 이단 취급을 받게 되자 반발했다”고 전한다.
또한, 로마와 알렉산드리아 교회는 춘분을 계산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 추가적인 혼란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서방 교회 전체는 이 결정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현재 동방 정교회는 줄리안력(Julian calendar)을 기준으로 훨씬 복잡한 방식으로 부활절 날짜를 정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동방 교회와 서방 교회가 드물게 같은 날인 4월 20일에 부활절을 기념하게 되었다.
4. 최초의 일출 부활절 예배
미국에서는 일부 교회들이 부활절 아침에 '일출 예배(sunrise service)'를 드린다. 이 예배는 일반적으로 교회 건물 밖, 예컨대 묘지 등에서 이른 아침에 진행된다.
역사상 가장 이른 일출 예배는 1732년 부활절, 독일 헤른후트(Herrnhut)의 묘지에서 모라비안(Moravian) 교단 신자들에 의해 진행되었다.
모라비안은 감리교 창시자 존 웨슬리에게 영향을 준 개신교 운동으로, 당시 독일의 사회 개혁가 니콜라우스 진젠도르프가 이끌고 있었다.
콜럼버스 목회자 연합회(Ministerial Alliance)의 마지 레프트위치에 따르면, “다음 해에는 전 교인이 함께 이 예배에 참여했고, 이 전통은 곧 모라비안 교회의 중요한 예식으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진젠도르프는 이 일출 예배가 그리스 정교회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부활절 전날 밤부터 이어지는 '부활 대철야(Easter Vigil)' 전통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5. 부활 대철야 세례 전통
부활절 주말은 달걀 찾기 놀이, 할인 행사, 퍼레이드 등 세속적 활동으로 채워질 수도 있지만, 많은 교회에서는 이 시기를 세례의 시기로 삼는다.
특히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는 부활절 전날 밤, 토요일 저녁의 ‘부활 대철야’ 예식에서 신자들을 세례로 맞이한다.
미국 가톨릭주교회의(USCCB)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세례를 받은 후, 새 신자들은 흰색 의복을 입고 부활초(Paschal Candle)에서 불을 옮긴 촛불을 받는다. 이어서 사제나 주교가 안수하며 성령의 부어주심을 위해 기도하고, '성유(Sacred Chrism)'로 그들을 도유한다.”
올해 초 프랑스 가톨릭 교회는 부활절 밤에 10,384명의 성인 신자들이 세례를 받을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며, 이는 작년보다 45% 증가한 수치로, 2002년 이후 최대 인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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